칠산대교 개통, 노을관광 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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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산대교 개통, 노을관광 전쟁 본격화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01.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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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칠산대교 개통…영광은 ‘타워’↔무안은 ‘천막’서 장사
영광군, 법성포·백수해안도로·설도 회젓갈센터·칠산타워 자원 풍부
무안군, 도리포·황토갯벌센터·노을길·낙지타운 승부…먹거리는 빈약
도리포에 건설되는 무안수산물위판장 활용 먹거리 자원 확대해야

2019년 12월 18일 무안군 해제면과 영광군 염산면을 연결하는 칠산대교가 개통되면서 낙조가 아름다운 전남 서해안을 두고 노을관광 전쟁이 본격화 됐다. 칠산대교 개통에 대비한 지자체들이 관광객을 사로잡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칠산대교로 연결된 무안군과 영광군의 대비책이 비교돼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영광 칠산타워
영광 칠산타워

칠산대교가 개통된 후 영광군에 있는 칠산타워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영광군은 칠산대교 개통에 대비해 108억원을 투입, 지난 2016년 4월 칠산타워를 건설했다. 높이 111m로 전남에 있는 전망대 중 가장 높다.

1~2 층엔 활어판매장과 향토음식점이 들어섰고 3층에는 전망대가 설치됐다. 타워 주변에는 인근 방파제를 활용한 수변공원, 분수대, 야외 체험장, 산책로 및 운동시설, 광장 등이 조성돼 인기를 끌고 있다. 서해안 랜드마크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광 설도 회젓갈 판매센터
영광 설도 회젓갈 판매센터

칠산타워에서 4km 거리에 있는 염산 설도항도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곳엔 2016년 개장한 설도 젓갈타운과 2015년 최신시설로 새롭게 문을 연 설도 수산물판매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무안군으로 넘어오면 사정이 다르다. 111m 칠산타워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는 영광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초라한 천막에서 상인들이 음식과 특산품을 팔고 있었다. 무안군의 요청으로 무안전통시장상인회에서 몇몇 노점들이 나와 송계어촌체험장 인근 천막에서 장사했고 도로포항에선 도리포 해맞이 행사 추진위원에서 주관하는 난장이 벌어졌다. 그나마 전통시장 상인회의 천막장사는 해맞이 행사가 끝나면서 문을 닫았다.

2019년 12월18일 개통된 칠산대교
2019년 12월18일 개통된 칠산대교

◆칠산대교 개통, 서남해안 관광벨트 구축

국도 77호선 영광-해제 도로건설공사 구간이 7년 만에 마무리 돼 지난해 12월 18일 차량통행이 시작됐다. 칠산대교 개통으로 교통 편의가 크게 향상되는 것은 물론, 물류비가 연간 100억원 이상 절감되는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남 서남권의 관광산업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통 구간은 지난 2012년 9월 착공(사업비 1,628억원)돼 해제면과 염산면을 잇는 2차로 도로(폭 11.5m)를 신설 또는 확장 건설한 것이다. 개통된 도로는 국도 77호선의 미개통 구간인 함평만을 횡단하는 칠산대교(해상교량·1.82㎞)를 포함하고 있어 무안군과 영광군을 직접 연결하는 도로 신설 성과를 거두게 됐다는 평가다. 

과거엔 해제면 도리포에서 염산면 향화도까지 육로로 우회해야 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칠산대교의 개통으로 두 지역 간 운행거리는 59㎞, 운행시간은 55분을 각각 단축할 수 있는 ‘교통혁명’이 이뤄졌다. 

칠산대교 개통은 목포 해상케이블카를 포함한 전남지역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와 연계돼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칠산대교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 백수해안도로를 비롯해 영광 불갑사 상사화축제, 무안 황토갯벌축제, 함평 나비축제 등과 같은 굵직한 행사와 연계되면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칠산대교는 지난해 4월 개통한 신안 천사대교와 함께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 랜드마크로 우뚝 설 전망이다. 

지역민들은 올해 여수·고흥 연륙·연도교까지 완공되면 명실 공히 서남권을 하나로 묶는 해양관광벨트가 조성돼 새 관광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장객, 황토갯벌랜드는 51%↔칠산타워 338% 증가 

칠산대교가 개통되면서 관광객 유입이 확실히 많아지고 있다. 칠산대교가 개통되기 전과 후의 관광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준비를 많이 한 지자체일수록 더 많은 관광객이 유입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본사가 무안과 영광에 문의해 알아본 칠산대교 인근 주용 관광지 관광객 유입현황에 따르면 무안군 해제면 황토갯벌랜드 방문객이 51% 증가했다. 개통 전 주말인 12월13일(금)부터 15일(일)까지 입장객은 1,079명이었다. 칠산대교가 개통된 뒤인 12월20일(금)부터 22일(일)엔 1,613명이 방문해 51%인 552명이 증가했다.

같은 시기 영광군에 있는 칠산타워는 방문객이 1,047명에서 5,170명으로 388%인 4,060명 늘어났다.

황토갯벌랜드가 칠산대교에서 조금 더 떨어져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칠산대교 개통효과는 영광지역에서 확실히 더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광군 염산면 설도 수산물판매센터 및 설도젓갈타운도 칠산대교가 개통된 뒤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

영광군은 당초 칠산대교 개통 예정시기인 2016년에 맞춰 설도수산물판매센터, 설도 젓갈타운, 칠산타워를 건설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난장이 펼쳐진 해제 도리포
난장이 펼쳐진 해제 도리포

◆무안 지나치는 통로 될까 걱정

영광군이 칠산대교 개통에 대비해 주변 관광지를 개발한 것과는 대비되게 무안군의 준비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때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도리포 송계어촌체험마을은 2017년 여름부터 문을 닫은 뒤 아직도 가동되지 않고 있다. 한해 1만6천명이 넘는 유료 체험객이 방문할 정도였지만 운영을 맡았던 어촌계 내부 문제와 안전문제로 다시 열리지 않고 있다. 다만 칠산대교 개통에 대비해 특산물 판매장만 운영되고 있다.

다행히 칠산대교가 개통된다는 소식에 도리포항 인근 횟집들이 하나 둘 자발적으로 문을 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또 늦었지만 도리포 해변을 해수욕장으로 개발하기 위해 무안군이 용역에 나선 것도 다행이다.

무안군이 영광군이나 신안군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자연경관 분야의 볼거리가 빈약한 것은 한계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무안군은 먹거리와 체험거리로 관광객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목포수협에서 올해 9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무안 수산물위판장 조감도
목포수협에서 올해 9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무안 수산물위판장 조감도

◆올해 완공예정 무안수산물위판장 활용해야 

목포수협이 올해 무안 해제면 도리포에 수산물위판장을 준공하기로 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목포수협과 무안군은 무안군 해제면 송석리 도리포 인근에 지상 2층 연면적 1,106㎡(334평) 규모 수산물 위판장 신축공사를 올해 완공한다.

총 사업비 35억원이 투입되는 ‘무안지역 수산물 위판장’ 지원사업은 국비 40%, 군비 30%, 자부담 30%의 국비매칭 사업이다. 위판장 위치는 해제면 도리포항 팔각정 인근이다.(송석리 4-8 등 5필지) 올해 9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칠산대교가 개통된 만큼 위판장이 건설되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많아 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산물은 신선도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조업지에 위판장이 들어서게 되면 무안 수산물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다. 낙지와 병어, 숭어, 물김 등 수산물을 무안만의 브랜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축제 개최도 용이하다.

무안수산물위판장을 활용한 먹거리 단지를 개발하고 도리포가 일출·일몰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도리포 해수욕장을 개장, 해수욕 및 캠핑장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송계어촌체험마을을 다시 활성화할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해상안전체험관 체험객 유치, 무안황토갯벌랜드의 숙박시설을 활용한 잠자리 제공 등 도리포 인근을 연계한 관광객 유치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무안 황토갯벌랜드
무안 황토갯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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