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19와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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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19와 농업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03.13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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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신종코로나19 사태가 전국화 장기화 세계화되면서 농업환경에 변화가 일고 있다.

가정과 직장에서 외식이 줄면서 가정집 집밥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일부 품목에서 농산물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양파의 경우 외식업체위주로 소비되어오던 큰 양파 수요가 줄고 대신 가정집에서 사용되는 작은 양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민 간식 농산물인 고구마의 경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시군에서 운영 중인 농산물 쇼핑몰을 통해 농산물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 대신 외식업체에서 소비되던 일부 농산물은 수요가 끊기고 폭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은 가정집에서 집밥이 늘어나 국내농산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살림 등 생협의 유기농산물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한국농업의 체질개선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집밥은 농산물 직거래를 확대할 유일한 방안이다. 또한 국민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해 주어 따뜻한 가정문화를 회복시켜낼 수 있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은 외식업체와 음식점 위주로 공급되던 농산물 수요가 끊기면서 채소류 중심으로 농산물 폭락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종코로나 19 사태가 상반기 동안 장기화되면 농업의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다음으로 외국인 농업노동자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신종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농업노동의 중심을 형성하던 불법체류 외국인 농업노동자들이 불안감을 느껴 한국에서 대거 탈출중이다. 여기에다 농번기에 맞추어 오기로 한 중국 동남아 등지의 계절근로자들의 하늘길이 막히면서 입국이 취소되고 있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본격적인 농번기에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들어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외국인 인력에 의존해 농사를 지어오던 대부분 농가들이 영농규모를 축소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사태 후 농산물 생산과 유통 분야에서 근본적인 개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생산 측면에서 노동인력의 외국인 불법체류자 대체화는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어도 지속 가능적 측면에서 제고가 되었어야 할 문제이다. 국내에서 농업은 비교우위론으로 인해 3D 업으로 전락하고 한국인들이 외면한 빈자리를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대신해왔다. 생산노동을 외국인에 의존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구조가 아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장기적 측면에서 한국농업의 근본적 체질개선은 꼭 실현되어져야 한다. 규모화 중심 정책을 수정해 양질의 가족농 육성으로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려면 국가적 차원에서 농업정책의 제고가 이루어져야 한다. 공익형 직불제 및 지자체가 운영 중인 농어민 공익수당 운영 실행과 관련해 정책적 개선이 절실하다.

유통분야에서 외식산업의 위축과 가정집 집밥의 확산은 긍정적 측면이 크다. 지금이라도 생산과 소비를 직거래로 연결하기 위한 유통구조의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농민들은 직거래를 통해 품질개선에 매진해야 하며 도시소비자들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부응해야 한다. 정부와 농협은 앞장서서 직거래 유통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농협의 중간상인화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생산자도시 직매장을 확대하고 온라인 농산물 직거래 지원을 늘려야 한다.

위기를 잘 극복하면 한국농업에도 기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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