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토사채취장이 불러온 ‘나비효과’
상태바
수상한 토사채취장이 불러온 ‘나비효과’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03.25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책사업인 연안정비사업장에 불량 사석 납품 의혹
오룡지구 저질 성토용흙 반입…지반침하 심화 우려
업자위해 거짓말까지 한 무안군 관리·감독 소홀 탓

무안군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오히려 업자 편을 들어온 몽탄면 봉명리 토사채취장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심각하다. 국책사업인 연안정비사업에 불량 사석이 납품됐다는 의혹을 받고 최첨단 도시를 표방하는 남악신도시 오룡지구엔 저질 성토용 흙이 반입돼 지반침하가 심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안군이 법과 원칙에 따라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다면 일어나지 않을 상황이어서 무안군의 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몽탄면 봉명리 일명 ‘수상한 토취장’에서 해제면 만풍-유월지구에 불량 사석을 불법으로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봉명리 토취장에서 채취한 골재가 해제 연안정비사업장으로 반출됐다는 사안은 무안군도 인정한바 있다.

사진1: 지난해 11월 초 해제면 만풍-유월지구 연안정비사업 현장
사진1: 지난해 11월 초 해제면 만풍-유월지구 연안정비사업 현장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주말을 이용해 봉명리에서 채취된 사석이 해제 연안정비사업으로 불법 반출됐다.(사진1) 봉명리 토사채취장은 오룡지구 성토용으로 허가가 났기 때문에 이외의 지역으로 토석을 반출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해제 연안정비사업엔 설계상 영광 대마에서 사석을 가져다 쓰도록 되어있다. 또 사석은 규정강도가 있어 반드시 시험성적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불법으로 납품된 봉명리 사석은 시험성적서가 없고 특히, 황토에 섞여 있는 암석으로 사석의 강도가 약할 가능성이 높아 부실시공이 의심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안군 관계자는 “해제 연안정비사업 현장에선 봉명리 사석 반입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사진2: 지난해 11월 남악신도시 오룡지구 성토현장
사진2: 지난해 11월 남악신도시 오룡지구 성토현장

수상한 토사채취장의 나비효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최첨단 도시를 표방하는 남악신도시 오룡지구에도 불법은 아니지만 돌이 많이 섞인 저질 재료 납품돼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가을 오룡지구엔 유독 돌이 많이 섞인 성토용 재료가 납품됐다. 대부분이 봉명리 토취장에서 납품된 재료다. 토사채취 초반에는 좋은 흙이 나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암반이 출토되면서 흙에 돌이 섞여나가기 시작했다.

오룡지구 흙쌓기 시방서 상 노체를 쌓을 때 15cm 이하의 돌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15cm를 초과할 경우 감독자의 승인을 받은 후 지정된 구간에만 사용할 수 있다.

본보에서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30cm를 넘다드는 돌이 다량 섞여 노체 흙쌓기에 사용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사진2) 노체에 포함된 돌이 클수록 공극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반침하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오룡지구를 개발하는 전남개발공사는 성토용 흙에 돌이 많이 섞여 들어오자 봉명리 토사채취장의 용도지역을 오룡지구에서 무안군 전역으로 확대해 오룡지구엔 양질의 흙을, 무안군엔 골칫거리인 돌을 보내려 무안군과 협의를 벌이기도 했다.

무안군은 그 동안 해제 연안정비사업과 오룡지구 아파트 등의 용도외 반출을 알고서도 “불법이 아니다”며 해당 토사채취장의 편에 서서 거짓말을 한바 있다.

한편, 무안군은 본보 보도(본보 10호 2월12일자 「수상한 토석채취장…용도외 반출 잦아」, 「수상한 토석채취장 ‘더 수상한 무안군 행정」)가 있은 후 해당 토사채취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