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서 썩은 물 ‘콸콸’…왜 오염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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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서 썩은 물 ‘콸콸’…왜 오염됐나?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07.1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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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읍 복용저수지 썩어, 폭우 대비해 방류했다가 중단…원인파악 나서
주민들, 저수지 상류 무안군 환경관리센터·개인 유기질비료 업체 의심
“빗물에 희석됐다” 주민반대로 시료채취 못해…오염원인 두고 갈등예고

무안읍 한 저수지에서 썩은 물이 쏟아져 주민들이 원인파악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저수지 상류에 있는 무안군환경관리종합센터와 개인이 운영하는 유기질비료 생산시설을 오염원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확실한 증가가 없어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썩은 물이 흐르는 무안읍 복용저수지 수로
썩은 물이 흐르는 무안읍 복용마을 하천

무안군과 무안읍 성동4리 주민들에 따르면 무안지역에 많은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복용저수지 수위를 낮추라는 지시가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11일 성동4리 마을에 내려왔다.

개발위원장 등 주민들은 저수지 물을 방류하기 위해 이날 오후 늦게 하층부 수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심한 악취를 동반한 새까만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저수지 상층부는 정상이었지만 하층부 물이 오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주민들은 “지금껏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 20일 전만해도 깨끗한 물이 나왔다”면서 “원인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수지 상층에서 넘쳐 흐르는 물은 맑지만 하층 수문을 통해 방류되는 물은 검다.
저수지 상층에서 넘쳐 흐르는 물은 맑지만 하층 수문을 통해 방류되는 물은 검다.

주민들은 저수지 상류에 있는 무안군환경관리종합센터와 유기성 오니와 동물성 잔재물로 유기질비료를 생산하는 비료회사를 오염원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저수지 유역면적 125ha 가운데 무안군에서 파악한 점오염원(오염의발생원을 특정할 수 있는 경우)으로도 두 곳이 조사됐다. 비점오염원으로는 톱밥제조시설과 고속도로 우수 등이 있지만 이곳에선 심각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환경관리종합센터를 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무안군은 환경관리종합센터에서 폐수 등 오염원이 방류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안군 관계자는 “쓰레기 매립시설에서 나오는 침출수는 집수정을 통해 모아서 무안군이 직접 운반, 처리하고 비용도 지불하기 때문에 위탁업체가 침출수를 고의로 유출할 이유가 없다”면서 “주민들과 함께한 현장 확인에서도 침출수 유출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안군은 우선 현장 확인과정에서 유기질비료 업체에서 나온 퇴비장 잔재물 유출수를 채취해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검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분명히 심각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곳이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무안군이 저수지 물 시료채취에 소극적이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신고 당일인 11일 저녁 시료를 곧바로 채취하지 않고 다음날이 돼서야 채취하려 했는데 비가 많이 내려 오염수가 희석됐다는 것.

일단 주민들은 시간을 두고 비가 그친 뒤 다시 저수지 수문을 열어 시료를 채취한다는데 무안군과 합의했다.

저수지 물 썩음 현상은 비단 복용저수지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2011년 몽탄면 당호리 파군교저수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 주민들은 백련을 제배한다면서 저수지 수위를 낮게 관리해 물이 썩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지난해엔 몽탄면 봉산리 봉산저수지에서도 썩은 물이 방류돼 동네가 발칵 뒤집어 졌다. 무안군은 저수지 바로 위에 있는 돼지농장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경찰에 고발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복용저수지의 오염원을 현재로써는 특정하기 어렵다”면서 “주민들과 협의해 저수지 물 시료를 채취해 오염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1945년 준공된 복용저수지는 유역면적 125ha, 총 저수량은 16만1,880톤이다. 무안읍 성동리와 용월리, 함평읍 삼정리 일부 등 총 14.4ha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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