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핸드볼 꿈나무 무안고에 새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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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핸드볼 꿈나무 무안고에 새둥지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07.24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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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고, 여자 핸드볼팀 내년 창단…백제고는 팀 해체
김병인 교장 “학생 진로 책임지는 것 거점고의 역할”
학부모들 “학생들에게 희망 안겨준 무안고에 감사”

40년 역사의 백제고 여자 핸드볼팀이 해체되고 거점고인 무안고에 새로운 팀이 창단된다. 상급학교 핸드볼 팀 해체로 갈 곳을 잃었던 무안북중학교 선수들에게 운동을 계속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겨 지역사회가 반기고 있다.

무안북중 여자 핸드볼팀 경기모습
무안북중 여자 핸드볼팀 경기모습

무안고와 무안군 등에 따르면 무안고(교장 김병인)는 내년 하반기 여자핸드볼팀을 창단하기로 결정했다.

백제고가 운영상의 어려움을 들어 40년 역사의 여자핸드볼팀 해체 수순에 들어가 무안북중 선수들이 진학할 곳을 잃었다는 본보보도(인터넷판 2020년 4월21일자 「갈 곳 잃은 학생들…무책임한 어른들」) 이후 학부모 등 지역사회와 교육계의 노력으로 두 달여 만에 대책이 세워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백제고 여자핸드볼팀 운영이 사실상 중단됐다. 팀 해체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뛸 선수가 없어 코칭스태프와 학교 재단은 더 이상 팀 유지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선수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차, 지난해 가을 학생 체벌 문제로 몇몇 학부모와 코칭스태프 간 불화가 팀 해체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부산에서 온 3명의 학생들이 귀향했고 팀에 있던 3명의 선수들은 운동을 포기해 선수가 한명도 없다.

이로 인해 당장 내년에 진학해야 하는 무안북중학교 3학년 학생 3명이 갈 곳을 잃었다.

무안지역 학교엔 현재 무안초등학교에 지도자 3명, 선수 33명(남 19명, 여 14명)이 남녀 핸드볼팀을 운영하고 있다. 무안북중도 지도자 3명에 선수 15명(남 4명, 여 10명)이 운동을 하고 있다.

무안고엔 남자핸드볼 팀이 꾸려져 있다. 지도자 2명에 선수 7명이 운동하고 있다.

만약 백제고 팀이 해체되고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무안군의 학교 핸드볼은 연쇄적 해체가 불가피했다.

무안고는 현재 무안북중 3학년 3명과 2학년 4명으로 내년에 팀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팀 창단 전까지 3학년 학생들은 2학년 학생들과 함께 훈련에 임한다. 무안고는 무안북중 3명 모두 체육특기자 인정을 받도록 전남도교육청 승인을 받아둔 상태다.

백제고는 최근 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핸드볼팀을 해체하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대한핸드볼협회와 전라남도교육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무안고 김병인 교장은 “지역사회와 더불어 가는 것이 교육이다. 적은 수지만 학생들의 진로를 책임져야 하는 것도 거점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없는 운동부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기존 핸드볼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주변의 호응이 있어 팀 창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핸드볼학부모 배현오 씨는 “어려운 결정을 해 준 무안고와 김병인 교장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면서 “당장 1년은 팀 없이 운동해야겠지만 희망이 생긴 만큼 학생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무안군의 핸드볼 명성을 이어가게 돼 다행”이라면서 “우리 학생들이 좋은 선수가 되도록 팀 운영과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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