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칼럼]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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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 칼럼]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0.08.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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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코로나19에 이어 긴 장마와 최악의 수해까지 농업환경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6월 초에 시작되어 50여 일 지속된 긴 장마는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봄철 전례 없는 냉해가 발생해 과수작물과 원예작물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봄철 농번기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노동인력 탈출이 심각해지고 심각한 일손부족 사태를 겪었다. 이번 폭우는 농민들의 삶의 터전을 무참히 파괴시켰다. 농작물은 극심한 병해충에 실질적으로 수확이 어렵게 되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저곡가 정책으로 일관하고 농산물가격이 조금만 상승하면 곧바로 수입농산물로 대처하고 있다. 정부의 저곡가 정책 이면에는 국민적 합의가 있다. 국민은 농업의 공익성 보다 저곡가 정책에 더 합의하는 것이다. 국가가 농산물 가격정책에 심각하게 개입하는 배경에는 값싼 농산물을 원하는 국민적 합의가 있다.

파탄에 이른 한국농업의 전망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냉해 풍수해와 같은 자연적 조건을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가격문제를 둘러싼 농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개선해가야 한다. 자연적 조건을 개선하는 문제는 기후문제로 장기적인 전 인류적 전 지구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차원에서 농작물 보험 제도를 개혁해 전체 농작물에 대한 자연재해 피해지원을 확대해나가고 적용범위를 구체화 현실화 시켜내야 한다.

농업전망의 본질적 문제는 가격문제를 둘러싼 농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문제 즉 농업에 대한 사회적 합의 문제다. 값싼 농산물에서 안전한 국민의 먹거리로 국민적 합의가 바뀌어야 한다. 이를 통해 농업의 공익적 가치 인정과 동시에 국가적 차원에서 농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값싼 농산물의 상징은 값싼 수입밀가루와 GM0옥수수다. 우리 식탁은 이미 값싼 밀가루와 GMO옥수수로 완벽하게 점령당해 있다. 식량자급률 23%는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먹는 77%는 수입밀가루와 GMO옥수수로 대부분 충당된다. 값싼 농산물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깨는 것은 수입밀가루와 GMO옥수수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저곡가 정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곡물수입을 줄이고 식량자급률을 높여내야만 가능하다. 결곡 식량자급률의 문제는 저곡가라는 국민적 합의를 깨지 않고는 불가능한 문제다.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식의 변화 없이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식량자급률을 높여내는 문제다.

저곡가 문제를 달리 바라보면 한국농업의 구조적 재편문제다.

한국인의 역사적 주식은 쌀이라기 보다는 잡곡이다. 잡곡은 수입밀과 GMO옥수수를 통해 완벽하게 뒷전으로 밀려났고 논은 쌀 중심으로 밭은 일부 채소원예작물과 과수작물 위주로 재편되어 왔다. 한국농업의 이러한 구조적 기형성은 수입밀과 GMO옥수수로 점령당한 우리 식탁에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값산 농산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깨는 것은 결국 기형적인 한국농업을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값싼 농산물이 아닌 안전한 먹거리로 합의를 통해 한국은 자급농업의 구조적 재편 실현의 기초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국민농업의 출발점이다. 한국농업의 전망은 엄밀히 말해서 생산주체인 농민의 문제하기 보다 소비주체인 국민의 손에 달려있다. 농민과 국민이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의제로 단결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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