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칼럼]주민자치의 시작 ‘이장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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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 칼럼]주민자치의 시작 ‘이장학교’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0.09.08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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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어느덧 농민회 운동을 그만둔 것도 10년이 다되어간다. 농민회 운동을 접으면서 시작했던 것이 마을교육공동체운동과 연계된 다양한 주민자치운동이었다. 몽탄지역에서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의 시작이 되었던 몽탄모아 활동이 시작된 것이 지난 2010년 일이다.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주민주도의 마을공동체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관주도의 마을만들기 사업에도 동참하게 되었다. 4년전 농림축산식품부 사업 일환인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하여 올해 그 결과물로 우적동사랑방 준공을 앞두고 있다.

몽탄면 사천2리 사내마을에 편입된 우적동마을에 사랑방을 짓게 되었다. 1,2층 포함하여 30여평 건물로 우적동 주민들의 사랑방 즉 회관 겸 만남의 장소와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코로나가 대규모 유행하지 않았다면 9월 19일을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창조적 마을만들기 활동을 전개하면서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 마을이장 역할의 중요성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이장을 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 할 계획도 없지만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을 전개하면서 사업 주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이장과의 공조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2년 전 마을 이장이 바뀌었고 새로운 이장이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한 입장과 태도가 달라지면서 사업은 내부적으로 중대한 고비를 여러 차례 맞아야 했다. 결국 여러 우여곡절 끝에 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왔지만 후과와 함께 아쉬움이 너무도 크게 남았다.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에서 주민주도성은 솔직히 거의 미비했지만 그래도 이장이라는 마을대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이장은 주민의 대표로써 마을자체적인 사업과 함께 행정기관 및 농협을 상대로 다양한 마을사업을 대행하고 추진하는 막중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장의 입장과 태도 여하에 사업은 큰 성과를 내오기도 하며 마을분란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주민자치운동의 시작이 마을 대표 이장을 제대로 세우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보아야 한다. 군부독재가 종식되고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30년이 다되어가지만 우리는 아직도 주민자치운동의 그 첫출발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장의 임무와 역할을 교육하거나 논의하지 않았으며 평가 또한 없었다. 교육과 회의 평가가 없었으니 임기가 끝나고 사람만 바뀌었을 뿐 주민자치운동은 발전할 수 없었다.

무안군의 일부 정치인들 그리고 공무원들과 이장학교의 필요성을 논해왔다. 최소한 이장의 임무와 역할, 그리고 이장이 갖추어야 할 사업태도 및 품성 도덕적 자질 등을 교육하고 마을사업의 계획과 사업수행에 대한 평가를 이장학교의 내용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모두들 공감했다. 그러나 공감에 그쳐서는 안 되며 구체적인 공적인 사업체계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장학교를 열 방법은 다양하다. 행정기관이 예산과 집행책임을 맡는 방식이 가장 손쉬운 방법일 것이다. 문제는 또다시 내리먹임식으로 주민주도성이 상실될 가능성이 높다. 민간차원의 기구를 구성하고 행정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 이상적인 방식이라 본다. 이장학교는 전개하는데 목적을 두기보자 주민주도 운동에 목적을 둔다면 민간주도의 이장학교가 맞는다고 본다. 제대로 된 주민의 대표를 세우는 것에서 주민자치 운동은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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