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청계농공단지 기숙사 “애물단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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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억 청계농공단지 기숙사 “애물단지 되나?”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09.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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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준공하고도 운영방안 접점 못 찾아…위탁업체 운영 난색
무안군 1실당 임대료 25만원 제시, 농공단지협회 “너무 비싸다”

35억원을 들여 청계1농공단지에 건설한 근로자용 기숙사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이 기숙사 운영을 맡기로 한 청계1농공단지협의회가 무안군이 책정한 임대료가 비싸다며 운영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계농공단지 기숙사
35억원을 들여 준공한 청계농공단지 기숙사

무안군은 총 35억원(국비 5억, 도비 2억, 군비 28억)을 들여 청계1농공단지에 지상 3층 28실 규모의 근로자용 기숙사를 8월 말 준공했다. 이 기숙사엔 관리사무소, 휴게실, 회의실, 공동취사장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다만 오수관로 준공이 9월 말에나 날 것으로 보여 사용승인은 10월 중 이루어질 전망이다.

사용승인이 이루어지면 곧바로 기숙사 운영에 들어가야 하지만 위탁운영을 맡기로 한 청계1농공단지협의회 측이 임대료가 비싸다며 난색을 표해 운영 차질이 우려된다.

무안군은 1실당 월 25만원을 임대료로 제시했지만 농공단지협의회는 비싸다는 입장이다. 25만원을 내고 입실할 근로자가 많지 않아 공실로 인한 적자운영이 예상돼 위탁을 맡지 못하겠다는 것.

이미 임대료 문제는 기숙사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불거졌었다. 당시 1실당 25만6천원을 받고 있는 완도군의 경우에도 운영이 어렵다면서 위탁업체인 농공단지협의회에서 완도군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무안군이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입주를 원하는 근로자들은 12~20만원의 임대료를 가장 선호했고 5~10만원을 원하는 근로자도 있었다.

농공단지 입주업체들은 대부분 자체적인 기숙사가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싼 기숙사에 입주할 필요가 없다. 실제 무안군이 2017년 실시한 1차 수요조사에선 40여개 입주업체 중 6개 업체만 입주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2019년 5월 실시한 2차 수요조사에선 17개 업체 58명이 입주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갑자기 늘어난 입주의향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지역사회에선 기숙사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35억원의 예산이면 산술적으로 28명의 근로자에게 매월 20만원씩 52년 동안 원룸 임대료를 지원해 줄 수 있다면서 민간원룸 이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기숙사를 짓고 매월 운영비를 또 지원해야할 최악의 상황이 빚어져 무안군의 근시안적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고 유지관리 부담도 있는 만큼 처음부터 사업의 적정성을 잘 따져 시작했어야 했다. 주변의 사례만 잘 살펴봤더라도 이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책을 도입할 때 행정 스스로도 피나는 연구를 해야 하고 견제기구인 의회도 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임대료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청계1농공단지협의회와 논의해 정상적인 운영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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