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교육 시청 인증샷 없으면 직불금 감액? ‘탁상행정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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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교육 시청 인증샷 없으면 직불금 감액? ‘탁상행정 도마’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09.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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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로 대면교육 곤란이유 ‘TV시청 인증샷’ 요구 ‘고령농가 당혹’
교육 미 이행시 직불금 10% 삭감…농민들, 코로나19 특수상황 ‘유예요구’

정부가 농민들에게 공익형직불금을 받으려면 TV교육 이수 인증샷을 의무적으로 찍도록 해 ‘탁상행정’ 논란이 일고 있다. TV채널이 나오지 않거나 스마트폰이 없는 고령농가들은 교육을 이수했다는 증거를 남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농가에 대해 직불금의 10%를 감액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익형직불제 준수사항 위반시 직불금 감액기준

무안군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5월 1일부터 기본소득보장형의 ‘공익형직불제’를 시행하면서 직불금 지급 대상자에게 환경보호, 생태보전, 공동체 활성화, 먹거리 안전 등 분야별로 총 17개의 준수사항을 제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준수사항별 직불금 총액의 10%를 감액하기로 했다. 직불금을 기본소득보장형으로 전환하는 대신 농민의 의무 이행사항을 강화한데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교육분야에서 ‘TV시청 인증샷’을 요구해 비난을 사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면·집합교육이 불가능해 마련한 대안이 ‘TV시청 인증샷’이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25분씩 4부작으로 제작된 2시간 분량의 교육을 한국농업방송(NBS)을 통해 7월20일부터 9월말까지 매주 방송하고 농민들은 이 방송을 시청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또 농업교육포털(www.agriedu.net)에 해당 강좌를 개설해 2시간 분량의 동영상 중 90% 이상을 시청해야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한다.

행정기관에서 이행점검을 할 때 이 인증샷을 제시해야만 공익형직불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 인증샷이 없는 경우엔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직불금의 10%를 감액한다.

하지만 고령농민들 사이에선 교육을 이수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교육내용을 방영하는 한국농업방송(NBS)이 나오지 않는 농가가 많고 채널을 찾아들어가는 것도 복잡하다.

특히, 방송을 시청하는 장면을 인증샷으로 남겨야 하는데 고령농가 중엔 스마트폰이 없거나 있더라도 사진촬영 방법을 모르는 농가들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실제 의무교육 이수 만료기간인 9월 말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 중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은 농가가 극히 드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젊은 층 조차도 이러한 인증샷을 남기지 않은 농가가 많다.

농민 서모(59, 몽탄) 씨는 “TV방송 교육을 이수하라는 지침을 행정이나 이장으로부터 받은 적이 없다”면서 “올해는 공익형직불제 시행 첫해이고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는 만큼 이행점검을 유예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오는 10월까지 공익형직불제와 관련된 17개 이행사항 점검을 벌여 이상이 없는 농가에 대해 12월 직불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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