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모 사립고 갑질 의혹…교직원에 “닭·돼지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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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모 사립고 갑질 의혹…교직원에 “닭·돼지 잡아라”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11.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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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 가족 청소·빨래·김치 담기, 손녀 등하교 운전까지
전·현직 직원 17명 전남도교육청에 갑질 처벌 탄원서 제출
전남도교육청, 특별감사…무안경찰, 횡령혐의 내사 착수

무안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설립자 가족의 ‘갑질’을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가 접수돼 전남도교육청이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횡령의혹에 대해서는 무안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무안의 한 사립고교. 최근 이학교 전현직 교직원 17명은 설립자의 갑질행위를 처벌해 달라고 탄원서를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무안의 한 사립고교. 최근 이학교 전현직 교직원 17명은 설립자의 갑질행위를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가 접수돼 전남도교육청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탄원서에는 청소, 빨래, 운전 등 설립자 가족이 온갖 허드렛일을 시키고 심지어 닭과 돼지 도축까지 시켰다는 내용이 들어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무안군 삼향읍 소재 모 고교 전·현직 직원들은 이 학교의 설립자 가족이 지난 30여년 동안 교직원들을 개인비서처럼 사적 일에 부려왔다고 주장했다.

전·현직 교직원 17명이 지난 10월 작성한 갑질 피해 내용에 따르면 이 학교 공동설립자인 김모 씨와 가족들은 교직원들에게 청소와 빨래, 설거지, 음식장만, 운전, 간병, 심지어 가축 도축까지 시켜왔다.

한 교직원은 매달 김장 등 반찬 만들기는 기본이고 사택 풀베기 뿐만 아니라 개인 소유 밭의 고구마 심고 캐는 일, 설립자의 머리염색까지 도맡았다.

딸과 손녀의 주거지 관리 뿐 아니라 차량 출퇴근, 개인 심부름까지 교직원들이 제공해 왔다.

대학생인 손녀의 등하교 차량운전도 직원들 몫이었고 손녀의 잔심부름까지 해내야 했다. 심지어 관사에서 키우는 닭이나 돼지 사육과 도축까지 교직원들에게 시켰다.

만삭인 교직원에겐 육아휴직을 빌미로 개인재산 관리와 운영하는 원룸의 회계업무에 동원시키고 임신 7~8개월 상태에서 배달을 시키기도 했다.

특히, 행정실 전체 직원들은 교육기관, 행정기관, 정치권 등 외부 인사 200명 이상에게 명절마다 선물을 배달하는 일도 직접 했다고 주장했다. 설립자 가족들의 갑질을 못 이겨 퇴직한 교원이 있다는 내용도 탄원서에 담겨있다.

아울러 법인카드의 사적유용, 장학재단의 부당이득 편취 등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현직 교직원들은 “설립자 측에서 근무시간 중 사적인 심부름 및 개인모임, 개인재산관리에 직원들을 동원시켜 학교행정 업무를 방해해 왔다”면서 “연차휴가도 거의 가지 못하는 등 복지혜택도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설립자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고 경영권 다툼에서 빚어진 음해라는 주장이다. 돼지를 키운 일도 없고 운전을 시킨 일도 없다는 것.

해당 사립고는 학교 설립자의 장남과 딸 사이에 경영권 다툼이 있었고 현재는 딸이 학교운영을 맡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11월 24일부터 특별감사에 돌입했다. 이와는 별도로 무안경찰은 장학재단 횡령의혹에 대해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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