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칼럼]김치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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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 칼럼]김치를 생각하다.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0.12.01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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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자주농업연구소 정영호

남부지방에서도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었다. SNS 여기저기 가족들이 함께 야외에서 김장을 담그고 맛있게 시식하는 소식들이 수없이 전해진다. 막 담근 김장김치에 돼지고기 수육과 생굴을 함께 곁들여 먹는다. 김장은 추운 겨울을 대비하는 대표적인 가정 전통음식문화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김장이라는 가정 전통음식문화는 사그라지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주부들이 김치를 담그기 보다는 사먹기 때문이다. 산업사회의 발전과 함께 전통적인 가정문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식문화 중 으뜸을 꼽으라면 두 말할 나위 없이 된장과 김치를 꼽는다. 된장과 김치는 한국음식의 기초이며 중심이다. 그러나 된장은 국산콩 자급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공장에서 판매되는 된장은 국산콩이 아닌 수입대두박과 소맥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된장은 발효음식이 아니다. 엄밀히 구분하자면 된장으로 구분 짓기 보다 조미쌈장으로 구분하는 것이 맞다.

김치는 중국산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이제는 전체 소비량의 35%를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수입 양념 다대기를 포함하면 실제 중국산 점유율은 막대하다. 식당 김치의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유는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는 구매가로 10kg에 만 원대다. 한국배추가 포기당 2천원이라면 2kg으로 kg당 가격이 천원이다. 중국산 김치는 한국 배추 값과 같다. 그 실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고춧가루와 젓갈 소금 그리고 온갖 양념에 인건비 배송 비를 포함한 가격이 kg당 천원이라는 것은 실체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은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고 있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중국산 김치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국에서 똬리를 제대로 틀었다. 국가와 상인들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리수다. 소비자 또한 저가 중국김치를 음식문화로 선택한 주인공이다.

몇 일전 중국 환구시보는 중국김치가 국제표준이 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김치 종주국 한국의 굴욕’을 언급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김치가 아닌 절임식품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진의여부를 떠나 참으로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어찌하다 당당한 주권마저 스스로 포기해 버렸을까? 민족의 오천년 역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자 식량주권이 외세에 농락당하고 있다.

김치주권 포기의 이면에는 저곡가 저임금 정책이 있다. 독재자 박정희가 떠난 지 40여년이지만 그의 더러운 정치유산 저곡가 저임금 정책은 농정 골격으로 채워지고 있다. 김치주권만 회복해도 수많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농촌이 회복된다. 배추 고추 대파 마늘 양파 등등등 생산농민들의 소득이 안정되고 젓갈과 천일염 시장이 회복되어 어촌에 활기가 넘칠 것이고 가공하는데 수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한국의 식품바이어들은 한국에서 풍수해가 발생하기만 하면 싼거리를 찾아 중국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중국은 싼거리를 찾아 나선 한국의 식품바이어들을 보면서 김치종주국을 비웃고 있다. 더 이상 우리의 먹거리를 욕보이지 말아야 한다. 정부의 저곡가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식량주권은 절대로 회복될 수 없다. 또한 소비자인 국민이 바뀌어야 한다. 소비자가 수입김치를 외면하면 된다. 무안 땅에서부터 식당에서 수입김치를 몰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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