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내리는데 제설차량 파업 ‘무안군 비상’
상태바
폭설 내리는데 제설차량 파업 ‘무안군 비상’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1.09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대제설차량 차주 “제설작업자도 사람, 무리한 제설 요구”
김산 군수 중재에도 협의 불발, 대체 차량 확보 등 난항

사상 유래 없는 한파와 폭설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무안군에서 운영하는 제설차량 8대 중 민간 임대차량 5대가 9일부터 멈춰서 비상이 걸렸다. 민간 임대차량 사업주들은 현실을 외면한 무안군의 무리한 업무 요구에 차량까지 불태워가며 계약파기에 돌입했지만 이로 인한 사고위험 등의 피해는 무안군민들에게 돌아가게 돼 조속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9일 오전 무안군과 제설계약을 맺은 민간차량에 불이 나 소방서와 경찰이 현장을 파악하고 있다.
9일 오전 무안군과 제설계약을 맺은 민간차량에 불이 나 소방서와 경찰이 현장을 파악하고 있다.

9일 오전 무안읍 고절리에 위치한 무안군 제설장비창고에서 차량에 대한 방화사건이 발생해 소방차와 경찰이 출동했다. 무안군과 제설차량계약을 맺은 A모 씨가 무안군 간부의 제설작업 요구에 항의하며 자신의 차량에 불을 질렀다.

다행히 큰 불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무안군과 제설차량 사업주 간의 불화로 임대계약을 맺은 5대의 제설차량이 계약파기를 선언하며 장비를 탈착하고 업무를 중단했다.

민간 제설차량 5대는 2020년 12월 10일부터 2021년 3월 10일까지 3달 동안 무안군에 쌓인 눈을 제설하기로 수의계약을 맺었다. 차량 1대당 기름값은 별도로 하고 3개월 동안 1200만원을 고정으로 받는데 눈이 올 때만 일을 하는 특수한 업무다.

9일 새벽 4시부터 제설작업을 진행하던 차주들은 늦은 아침식사를 하고 오전 10시 30분경 고절리에 있는 차고지에 들러 쉬는 시간을 가졌다. 제설용 염화칼슘이 바닥난 상태라 더 이상의 제설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무안군청 B모 과장이 제설을 종용하며 차주들과 마찰이 시작됐다. 염화칼슘이 없더라도 삽날만으로 제설을 하라는 요구에 차주들은 의미 없는 보여주기일 뿐이라며 반기를 든 것.

무안군과 제설계약을 맺은 대형차주들이 장비를 탈착하고 있다.
무안군과 제설계약을 맺은 대형차주들이 장비를 탈착하고 있다.

차주 A 씨는 제설장비를 탈착하고 자신의 차량 앞 유리를 깬 뒤 차에 불을 질렀다.

A 씨는 “오죽하면 그랬겠냐?”면서 “제설작업자도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A 씨는 “최근 많이 내리는 눈으로 밤낮 없이 일을 하고 있는데 염화칼슘이 떨어졌다. 염화칼슘 없이 제설작업을 하는 것은 의미 없는 보여주기 일 뿐”이라면서 “현장 상황도 잘 알지 못하면서 사람을 기계처럼 일하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형차주들은 “온수형 차량세척기 도입 등 기본적인 시설 보완도 무안군이 수년 동안 묵살했다”면서 “타지역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설계약을 맺었음에도 최선을 다해 일하는 차주들을 무안군이 특정인들의 말만 믿고 매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 과장은 “예년에 비해서 올해 유독 눈이 많이 와서 힘들겠지만 주민 불편을 감안해 제설작업에 더 힘을 써달라는 의미였다”면서 “특수한 업무인 만큼 눈이 올 때는 서로 고생하자는 것”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산 무안군수가 낮 1시경 현장에 직접 나와 차주들과 대화를 나눴지만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결국 무안군에서 운영하는 8대의 제설차량 중 임대계약을 맺은 5대가 9일 낮부터 멈춰서면서 무안군 제설작업에 비상이 걸렸다.

무안군은 대체 차량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장비 탑재를 위한 구조변경 등에 며칠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자칫 많은 눈이 내릴 경우 교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주민 C모 씨는 “주민들의 안전을 볼모로 한다면 그 어떠한 행동도 정당화 될 수 없다”면서 “무안군이 적극적으로 대처해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