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안뉴스 칼럼] 마을이 공동체가 아니라, 공동체가 마을이 되는 세상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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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신안뉴스 칼럼] 마을이 공동체가 아니라, 공동체가 마을이 되는 세상을 꿈꾸다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1.01.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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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 사무국장 서정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산업화와 다양한 정보의 홍수 속에 각자의 생활권이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주공간을 중심으로 정을 가지고 이루어지던 사회적 관계는 미약해졌다. 반대로 개인적 이해 관계를 중시하는 이익집단의 활동이 훨씬 힘을 발휘하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가 되면서 마을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는 급격하게 파괴 되고 있다.

지금 청년 세대에게는 먼 이야기이겠지만 40대 이상에게는 새마을운동이라는 추억이 있다. 비록 시작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영향력이 컸다고 볼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마을 리더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동심이 큰 힘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즉 마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누군가는 땅을 내어 주고 주민들이 각자의 노동력을 기꺼이 내어 주었던 것이다. 사실 이러한 일이 한 세기가 넘어설 정도로 먼 이야기는 아니다. 그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세대가 지금도 마을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는 곳이 많다. 그렇게 역동적이던 마을들이 이제는 조용하다. 마을 리더가 또는 뜻을 가진 주민들이 제안하여 마을 환경을 변화시키는 활동에 나서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나의 사적 영역이 아닌 곳은 나와 우리가 아닌 지자체와 국가가 해야 되는 일이 되어 버렸다. 눈이 쌓인 골목길은 주민들의 삽과 빗자루가 아닌 행정의 제설 차량이나 마을 리더의 트랙터가 나서야 해결되는 시대인 것이다.

마을공동체는 우리 일상의 삶의 질 향상과 마을의 변화를 위해 중요한 화두이자 사업이 되었다. 무안군에서도 마을 단위뿐만 아니라 권역과 읍면 단위까지 공동체를 확장하는 마을만들기사업을 2013년부터 지역개발과에 전담부서를 두어 매년 수련마을을 선정하여 마을공동체의 회복은 물론이고 더 발전과 성장을 위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업에 큰 변수가 생겼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정한 공간을 공유하며 관계를 통한 마을 단위 활동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마을회관은 자물쇠로 채워졌다. 마을 주민이 모이는 사랑방이, 이제는 사람이 모이거나 접근해서는 안 되는 공간으로 변해버린 시대를 우리는 살아간다.

다시 예전처럼 주민이 왁자지껄 모여 동계를 치르던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마도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변이가 발생되고 있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마을 단위 공동체 활동도 변화하여야 한다. 함께 얼굴을 보며 몸을 부대끼는 것보다는 전화를 하고 비대면 회의를 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화면으로 소통하며 요리를 만드는 ‘백파더’ 프로그램이 신기하지 않은 것이 요즘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이제는 마을공동체의 리더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동체의 구성원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해야 한다. 다수가 공동체가 아닌 소수의 인원이더라도 공동체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마을 생활권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를 함께 고민하는 도시민도 받아들여야 한다. 심지어 외국의 거주자이더라도 언택트 활동이 가능하다면 이들을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포용력이 필요한 것이다. 마을과 공동체라는 공간적 범위도 바꾸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같은 의식을 가지는 사람이 구성원이 되고 이들의 활동 공간이 마을이라는 공동체가 되어 가는 것이다. 이미 공동체 사업의 범위가 행정적 구분을 벗어나 아파트 공동체, 작은도서관 공동체 등 다양하게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렇듯 생활이 아니더라도 행동과 목적을 같이 한다면, 그리고 이것이 사이버 상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공간적 범위를 가진다면 말이다. 게임을 통해 온라인 상으로 소통하고 있는 아이들이 마을공동체 사업에 당당히 선정되고 무안군 마을공동체사업에 최우수 마을로 선정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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