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한파에 남악 난대수종 가로수 ‘폭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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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한파에 남악 난대수종 가로수 ‘폭망’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4.05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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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무·후박나무 등 대부분 동해…상당수 ‘고사위기’
난대수종 시기상조?…남악 가로수 수종변경 고려해야
막대한 예산 낭비 초래…식재는 전남도 보수는 무안군?

지난겨울 한파에 남악에 심어진 난대수종 가로수가 대부분 동해를 입었고 이 중 상당수는 고사위기에 처해 전반적인 가로수 수종변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무안군 삼향읍 남악신도시 남악3로

남악신도시에 난대수종 가로수를 선택해 심은 곳은 전라남도(전남개발공사)인데 그 유지관리를 맡아야 하는 무안군이 보수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여 비용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남악신도시 남악지구는 무안군이 전남도에 위탁해 전남개발공사가 개발한 신도시로 전남도청이 2005년부터 입주해 도시가 형성됐다. 전남개발공사는 남악지구 가로수와 공원에 난대수종(상록활엽수)을 심어 사시사철 푸른 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2006년부터 4년에 걸쳐 28억7천만원을 들여 주당 23~41만원 하는 먼나무, 구실잣밤나무, 가시나무. 후박나무 등 상록활엽수 6천여주를 식재해 관리를 무안군에 넘겼다.

하지만 나무의 성장이 더뎠고 강추위가 올 때마다 고사하는 나무가 발생해 무안군은 수시로 보수하고 있다.

남악신도시 남악로
무안군 삼향읍 남악신도시 남악로

특히, 지난겨울 역대급 추위가 강타하면서 가로수 대부분이 동해를 입었다. 올 1월 추위는 매서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남악은 1월 6일 아침 최저기온 -7℃, 8일 -14.1℃, 9일 -12.8℃, 10일 -11.9℃, 11일 -5.8℃ 12일 -6.1℃ 등 강추위 이어졌고 낮 최고기온도 영하를 오르내렸으며 눈도 많이 왔다. 난대수종인 후박나무의 경우엔 영하의 기온이 5일 이상 지속되거나 잎에 눈이 3일 이상 쌓이면 동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악지구 난대수종 가로수 중에서 동해를 입지 않은 나무가 없고 잎이 아예 떨어진 나무도 즐비하다.

무안군은 비료와 영양제를 공급하고 병해충 방제에 나서고 있지만 잎이 모두 떨어지면 고사할 가능성이 있고 살아난다 하더라도 나무의 형태가 불량해 져 가로수로써의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무안군 삼향읍 남악신도시 남악3로
무안군 삼향읍 남악신도시 남악3로

이에 앞서 무안군은 난대수종인 구실잣밤나무 234그루를 지난해 교체한바 있다. 비릿한 꽃향기가 민망하다는 민원 때문에 군비 3억9천여만원을 들여 구실잣밤나무를 뽑아내고 이팝나무를 심었다. 남악 가로수 수종 선택이 세심하지 못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난대수종 가로수가 남악의 상징이 될 것”이라는 전남도의 말과 달리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남악의 가로수 계획을 전반적으로 다시 수립해야할 처지에 무안군은 놓였다.

현재 피해를 입은 난대수종 가로수가 살아난다 하더라도 볼품없이 자랄 수밖에 없고 죽은 나무만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면 일관성을 상실해 경관을 헤치기 때문이다.

조경 전문가 A모 씨는 “죽은 가로수를 뽑아내고 다시 심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 심을 때보다 비용은 두세 배 더 들어갈 것”이라면서 “또 다시 난대수종으로 보수할 경우 피해는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남악신도시 개발로 전남도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면서 “남악이 전남도청 소재지인 만큼 충분한 예산을 지원해 제대로 된 도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용역을 통해 정확한 피해규모를 확인하고 생육 추이를 지켜본 뒤 전문가 자문을 얻어 보식, 전반적 수종교체 등의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라면서 “전남도에 비용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안군 자체조사결과 남악 난대수종 가로수 1600주 중 먼나무 1100주가 동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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