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제자리걸음 ‘주차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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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제자리걸음 ‘주차장법’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1.04.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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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의원 나광국(더불어민주당/무안2)
나광국 도의원
나광국 도의원

국내 주차 관련 정책연구와 토론회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주차문제의 해법은 ‘주차단속’이라고 내놓는다. 불법 주차문제는 단순히 교통 혼잡만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시야 방해에 따른 보행안전사고와 소방차 등 비상 차량 통행을 방해해 대형 화재 사고를 유발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불법 주차는 왜 발생할까.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원인은 ‘주차공급의 부족’일 것이다. 그동안 국가적으로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차고지증명제, 주차장 전면 유료화, 거주자우선주차제 등이 그 해법으로 제시돼 왔지만, 주차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심각한 주차문제는 아파트 단지 내와 단지 주변, 간선도로, 이면도로, 황단보도, 어린이보호구역까지 파고들었고, 이중 주차로 인한 이웃 간의 빈번한 다툼 발생과 교통 흐름 방해, 교통사고 유발 등의 사회문제로까지 발전될 만큼 심각해 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여느 대도시의 상황이 아닌 비교적 최근 개발되고 분양된 전남 도청 소재지 인근 신도시 공동주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조금이라도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날이면 단지 내 주차장 빈 곳을 찾아 몇 바퀴를 돌아다니다가 결국 이중주차도 포기하고, 단지 앞 노상에 주차를 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신도시 상가 주변 주차 문제는 공용 주차장의 부족에서 시작된 것일 수 있다면, 신도시 공동주택의 주차문제는 건축법에서 정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에의 접근으로 고민해 보고 싶다.

현재 공동주택 주차장 설치의 근거가 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27조 1항’은 공동주택 세대 당 1대 이상으로 규정하도록 지난 94년 12월 30일 개정된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내 차량 등록대수가 1,000만 대에도 못 미치는 시기에 제정된 제도가 30여년이 지나 2,400만 대를 돌파한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하니 공동 주택의 주차장 부족 현상은 당연한 결과로 예측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지역별 차량보유율 등을 감안하여 자치구의 조례로 강화하여 정할 수 있다 라고 규정은 해 놓았으나, 해당 기초지자체의 주차장 설치 조례는 모두 27조 1항에 의거 모두 1대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제정되어 지난 30여 년간 대한민국 주차 면적을 규정해 왔던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이른바 문콕 방지법으로 2017년부터 계도 기간을 거쳐 2019년 본격 시행되면서 주차장 폭 최소 기준이 기존 2.3m에서 2.5m로 확대되었다.

주차장 법 제정 당시 가장 많이 팔렸던 현대 엑셀의 차폭이 1,605mm에 불과했던 반면 현재 대중화된 중형차의 차폭이 1,860mm로 250mm 이상 커진데 대한 대처로는 이해가 되나 갈수록 대형화되는 차량들에 비해 법 개정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매우 늦은 감이 없잖아 있다.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 등의 특성상 대부분 1가구 2차량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현행 주차장 설치기준은 국민이 아닌 주택 공급자 배려 측면에서 면적당 주차 대수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 볼 대목이다.

공동주택의 심각한 주차 문제와 이로 야기되는 여러 문제 들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우리 사회의 과제이며, 현실적인 법 개정과 적용으로 뒷받침해야 할 사항이다.

승용차의 대중화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1가구 2차량’ 시대가 이미 도래한 지금 1가구 1차량 시대에 맞춰진 낡은 주차장 설치 관련 법규나 지침이 부디 현실을 반영하여 개정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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