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소멸위기 지역·폐교위기 학교 "탈출 해법은?"
상태바
[특집]소멸위기 지역·폐교위기 학교 "탈출 해법은?"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5.03 2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관·공 손잡고 ‘주거+일자리+생활 SOC’ 결합 ‘농촌 교육 주택촌’ 호응
폐교위기 충북 괴산 백봉초·경남 함양 사하초 학생수 3~4배 껑충
무안 전 읍면 소멸위험 심각, 50명 미만 학교 8개교…획기적 선택 필요

도농복합도시로 ‘전남의 수도 플랫폼’을 자부하는 무안군이 지난해 인구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남악신도시 형성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그동안 소멸위험지역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남악을 제외하면 무안지역은 심각한 인구소멸위험지역이었다.

농촌의 쇠퇴와 함께 학교의 폐교위험도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의 소멸도 촉진된다. 젊은 인구의 유입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멸위험에 처한 지역과 학교가 합심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는 곳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2016년 9월 충북도교육청 통폐합 대상학교에 이름을 올렸던 괴산군의 백봉초등학교는 19명이던 전교생이 지난해 52명으로 대폭 늘었다.

마찬가지로 폐교 위기던 경남 함양의 서하초등학교는 2020년 10명이던 전교생이 1년 만에 37명으로 4배 가까이 늘어다.

이런 기적과 같은 일은 교육·행정·지역사회의 하나 된 노력의 결과물이다. 특히 이를 뒷받침 한 결정적인 영향은 주거문제의 해결이었다.

새롭게 떠오르는 성공모델 ‘농촌 교육 주택촌’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지방소멸위기 위험지수

◆무안군, 심각한 소멸위험지역

남악신도시 성장세로 전남 군단위 중 유일하게 지방소멸위험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무안군이 결국 지난해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소멸위험지수란 한 지역의 20~39세 여성인구를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나눈 값인데 0.5 미만인 곳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한다. 가임기 여성 인구가 고령인구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면 출산율 저조와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로 지역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안군은 남악출장소를 제외한 전 지역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가임기 여성 152명이 사는데 반해 노인 1358명이 거주하는 몽탄면이 0.112로 소멸위험이 가장 컸다. 가임기 여성 한명에 노인 9명이 살고 있는 셈이다.

이어 해제면이 가임기 여성 242명, 노인인구 2,059명이 거주해 0.118로 몽탄면과 소멸위험 쌍벽을 이뤘다. 현경면(0.121), 망운면(0.154), 운남면(0.168), 일로읍(0.174)이 소멸고위험지역인 5등급에 속했다.

이어 삼향읍(남악제외)이 0.209, 청계면 0.233, 무안읍 0.461로 소멸위험 진입단계인 4등급을 기록했다.

도시를 제외한 농촌은 모두 5~4등급으로 소멸위험이 매우 높다.

◆무안 농촌학교 폐교위기

무안에 있는 19개 초등학교(분교 제외) 중 전교생(유치원 제외) 50명 미만인 학교가 절반 가까운 8개교나 된다. 이 중에서 해제남초가 25명으로 가장 적고 다음이 현경북초 30명, 33명인 몽탄초등학교가 3위다. 몽탄초는 면 내에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지만 전교생이 불과 33명이다. 이마저도 남악과 제한적 공동학구제를 운영하면서 전학생이 늘어난 덕이다.

몽탄면에선 폐교위기를 벗어나고 좋은 교육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중학교와 초등학교를 통합해 운영하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도시에 있는 남악초(1130명)와 오룡초(1450명), 무안행복초(1060명)가 초등학생 수의 3분의 2가 넘는 68%를 차지하면서 쏠림현상으로 인해 농촌지역 학교의 위기는 더 커지고 있다.

◆주택 제공 등 인센티브 효과…폐교 위기 농촌 학교 살려

학생 수가 급감, 폐교 위기에 몰렸던 농촌 초등학교가 주택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도시 학생들을 불러들이며 기사회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충북 괴산군 청안면 부흥마을에 있는 백봉초등학교는 2016년 9월 충북도교육청의 통폐합 대상이었다.

2017년 이 학교 학생 수는 초등학생 17명, 병설 유치원생 2명에 불과했다. 2015년 정부의 ‘창조적 마을 바꾸기 사업’ 지원 대상에 선정돼 42억원의 사업비를 받은 주민들은 7억5천만원을 들여 지난해 2월 6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연립주택을 지었다.

가구당 전용면적 60㎡ 규모의 이 연립주택은 별도의 임대료 없이 관리비 5만원만 내면 초등학생 자녀가 백봉초를 졸업할 때까지 거주할 수 있다.

전국에서 입주신청이 몰렸고 올해 백봉초 학생 수는 초등생 37명, 유치원생 15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경남 함양에 들어선 ‘함양 아이토피아 임대주택’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서하초 아이토피아 임대주택’은 폐교 위기의 학교와 마을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주거 지원사업이다.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경남도와 함양군, LH토지주택공사, 농촌경제연구원 등 공공기관이 협력해 추진해왔다.

12호의 임대주택을 건설한 결과 2020년 10명뿐이던 서하초등학교 전교생은 불과 1년 사이 37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향후 단지 내 임대주택과 연계해 청년들의 농촌 정착과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창업 공간, 스마트팜, 공유주택(쉐어하우스) 등을 갖춘 ‘서하다움 팜스테이 플랫폼’을 조성해 미니 복합타운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민·관·공이 손잡고 추진한 주거+일자리+생활 SOC 등이 결합된 주거플랫폼 사업 일명 ‘농촌 교육 주택촌’이 주목받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