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위기 몽탄, '교육 주택촌'으로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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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위기 몽탄, '교육 주택촌'으로 살리자!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1.05.03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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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탄모아작은도서관 관장 채희성
몽탄모아작은도서관 관장 채희성
몽탄모아작은도서관 관장 채희성

몽탄에 있는 느러지를 가본 적 있는가? 굳이 한반도를 닮았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저 눈으로만 보아도 자연의 위대함과 교과서에서 보았던 굽이치는 강물의 역동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체험의 현장이다. 몽탄에 있는 밀리터리 테마파크를 가본 적 있는가? 나는 대도시에 30년 넘게 있었지만 실제 군사 장비를 이렇게 멋지게 전시한 곳을 가보지 못했다. 몽탄 지역에서 훌륭한 인재를 배출한 결과물이다. 그러한 몽탄 지역이 학교 소멸의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아니면 같은 행정 구역에 속해 있는 우리 무안 지역민들은 알고 있을까? 학교 소멸은 젊은 인구의 유입을 막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 된다. 그것은 지역의 소멸을 의미한다.

나는 35년을 대도시나 신도시에서만 살아왔다. 우연한 기회로 지인이 살고 있는 몽탄을 방문하게 되었고 산과 강이 어우러지는 곳에 있는 이 몽탄 지역에 매료되어 자연스레 이곳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매년 입학하는 신입생의 수는 졸업생의 수의 절반이 채 되지 못했다. 지금은 60~70명의 학생이 있지만 5-6년 뒤에는 30명이 안될 것이 분명해보였다. 학생 수는 계속 줄어들어 우리 아이가 5학년이 된 2021년 드디어 30명이 되었다. 현재 전 학년 평균 5명에 불과하고 유치원생은 7명이다. 공동학구제를 통해 남악지역에 통학버스를 제공해서 학생들이 전학 온 성과를 포함해서 힘겹게 얻어낸 수치이다. 나도 학교를 살리기 위해 무언가 힘이 되어야 할 것 같았다. 마을학교 컴퓨터 강사를 시작으로 마을 교육을 살려보고자 활동 영역을 넓혀갔고 현재는 몽탄 마을학교와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공동학구제를 통해 학생 수급의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 그 아이들 역시 몽탄의 소중한 아이들이고 나 또한 그런 마음으로 그 아이들을 대한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그 아이들은 과연 몽탄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될까? 그 아이들은 학교 수업을 마치자마자 통학버스를 타고 집으로, 학원으로 출발한다. 그 아이들에게는 몽탄의 자연과 문화를 느낄 시간이 없는 것이다. 나는 홍익대학교에서 학사,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 수료까지 십 수 년을 공부하였다. 홍익대는 나의 모교이고 홍대앞거리는 나의 젊은 시절의 추억이다. 그러나 홍익대학교의 주소지인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수동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아무런 의미도 남아있지 않다. 나는 상수동 혹은 마포구민이 아니라 그냥 홍익대학교 학생이었던 것이다.

거주 공간만 있으면 입학하겠다는 학부모는 매년 있어왔다. 그 때마다 빈집을 수소문하고 거주할 만한 공간을 물색해 보았지만 그 분들을 만족시킬 만한 공간은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전학을 포기하고 말았다. 함양이나 괴산에서 학생이 거주할 수 있는 공동 주택을 조성함으로 학교를 살려냈다는 성공적인 사례가 들려온다. 함양과 괴산의 사례에서 보듯이 적절한 임대료를 통해 제공되는 학생 가족 주택촌의 형성은 학교를 살리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주택촌 사업이 성공한 곳들의 사례를 볼 때 몽탄지역에 30호 규모의 주택촌이 형성될 경우 몽탄 지역의 초, 중등 학생 수의 합은 2-3년 안에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국적으로 볼 때도 매우 놀라운 사례가 될 것이다.

무안군은 도청소재지로서 도농 복합도시의 형태를 갖추며 큰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그에 따라 무안군은 지역 내 쏠림현상을 해결해야 하는 과업을 떠안게 되었다. 주변지역 사람들이 빨려 들어가는 남악, 오룡 신도시 지역에서는 학생이 너무 많다고 아우성이 들려온다. 반면에 불과 20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몽탄에서는 학생이 없어서 문제라고 소리치고 있다. 이러한 부조화를 해결하는 것이야 말로 정치인들과 행정 기관의 존재의 이유이자 능력의 척도가 될 것이다. 몽탄 지역에 학생들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촌을 형성하는 것은 비단 몽탄 지역을 살리는 것만이 아닌 무안의 도심지역의 과밀화를 해소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정책이 될 것이다.

특정 지역에 살면서 해당 지역의 학교를 다닌 아이들, 그 아이들이 그 지역의 사람으로 정체성을 가지고 자신들이 살아온 그 지역을 바라보는 것이다. 마음속에 몽탄 지역을 품고 자신의 정체성에 몽탄 지역을 새기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많아져야 몽탄 지역이 살아난다. 그리고 그것은 도농 복합 도시로서의 무안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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