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농어가 탐방]경험이 재산…국화에 인생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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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농어가 탐방]경험이 재산…국화에 인생을 걸다!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5.04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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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농어가 탐방 “농어업에서 희망을 찾다!”
시설하우스 선구자…무안읍 희망농장 박남기 씨

“농사라는 것이 본디 애들 키우면 성공한 것 아닙니까? 벌어놓은 돈은 없지만 네 자녀가 잘 자랐고 시설하우스가 남아 있으니 다행입니다. 물론 빚도 있지만 모두 갚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입니다.”

무안읍 성암리 ‘희망농장’에서 1만㎡(3000평)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박남기(68) 씨는 시설하우스 농사 43년, 국화농사 23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타랑 중 베테랑이다.

희망농장 박남기 대표
희망농장 박남기 대표

◆서울서 부동산 하던 부잣집 아들 ‘낙향하다’

철도 공무원이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남부러울 것 없었고 농사일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박남기 씨는 1975년 군대를 제대한 뒤 약 4년여를 서울 부동산업계에서 근무했다. 서울 집 한 채가 120에서 150만원 가던 시절 한 채 팔면 20~30만원이 남는 장사였다. 하지만 욕심이 생겼고 여러 채를 돌려막기 하면서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계에 부딪혀 고향 일로읍으로 낙향했다.

허송세월을 하던 그는 ‘파인애플 농사로 1000㎡(300평)에 600만원을 번다’는 뉴스를 접한 뒤 농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300평 농사에 서울 집이 4채라니…”

박 씨가 못 미더웠던 아버지는 그에게 문제를 하나 냈고 정답을 맞히면 허락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보리는 언제 파종하지?”라는 물음 이었고 박 씨는 “봄에요!”라고 답했다.

정답을 맞히지는 못했지만 그의 농사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1980년 당시 시설하우스는 매우 드문 농사였다. 자본도 많이 들어가고 정보도 없었던 터지만 나주 남평에서 6개월가량 하우스 농사를 배운 그는 무안에서 오이농사에 도전했고 운 좋게도 대박이 났다. 여름이 아닌 이른 봄에 나온 오이는 목포 중앙시장에서 1개에 500원에 팔렸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가격이 비슷하니 무척 비싼 값이었다.

이후 돈이 된다는 방울토마토, 피망, 고추 등을 재배했다. 하지만 기름 등 원자재 값과 인건비는 상승하는 반면 농산물 값은 하락하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2000년 국화농사에 뛰어들다

디스버드 국화
디스버드 국화

당시 무안은 국화농사의 불모지였다. 어려운 농사였지만 무안농협 김광용 조합장을 중심으로 국화재배가 시작됐고 박 씨도 2000년부터 함께했다. 3녀1남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많은 돈이 필요한 시기였는데 다행히 ‘신마’라는 스탠다드 국화(장례용) 농사가 성공적이었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었다.

국화농사를 시작한 지 3~4년 만에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고 2004년엔 무안에서 처음으로 일본에 국화 20만본을 수출했다. 국내최초로 연간 3기작 출하를 위해 토양재배에서 양액재배로 시설을 전환했고 2006년엔 ‘농업인 대상’도 수상했다. 국화를 연구하는 학자나 농민 중 박 씨의 농장을 찾아오지 않은 이가 없다.

◆2011년 일본 수출 막히면서 큰 위기

2010년 그는 일본 수출을 확대하기로 결심했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일본이 좋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약 6~7억원을 들여 선별장, 자동선별기, 저온저장고를 설치하고 일본 수출을 시작했다.

그러나 수출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1년 가을 아베총리가 취임한 뒤 경제 활성화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실시되면서 엔화가 절상돼 남는 것이 없었다. 함께 일본으로 수출하던 중국, 베트남산 마저 한국으로 수출길을 돌리면서 국내시장도 붕괴되기 시작했다.

장례용인 스탠다드 국화를 포기하고 스프레이 국화, 소국, 스타치스 등 여러 국화에 도전했지만 신통치 않았고 빚만 쌓여갔다.

◆디스버드·하이페리쿰·작약 신품종 도전

하이베리쿰
하이베리쿰

다행히 지난해 만난 ‘디스버드’라는 국화 품종에서 희망을 찾았다.

디스버드는 순 형태로 모종을 수입하는데 6월부터 3만본 씩 20일 간격으로 9회 가량 이루어진다. 모종 값만 4500만원이 들어간다. 경험 없는 일반 농민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해 희소성 때문에 돈이 된다. 지난해부터 다섯 번 실시한 시범재배가 일반 국화보다 2~3배 많은 소득을 남겨 올해 농사에 기대가 크다. 무안군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대파비용 일부를 지원해 모종 구입에 숨통이 트였다.

또 다년생인 ‘하이페리쿰’과 ‘작약’을 식재해 인건비는 절감하고 소득에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박남기 씨는 “한 작물을 10년 이상 재배하면 몸이 알아서 반응하는 기술자가 된다”면서 “실패할 확률이 낮아지면 남들보다 더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꽃작약
꽃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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