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조생양파 시장격리…효과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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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조생양파 시장격리…효과는 ‘미지수’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5.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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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7000톤 수매해 중만생 수확기 이후 방출 ‘무안 86% 차지’
중만생종도 과잉생산 될 경우 무안지역 농협들 막대한 타격
“재배면적 줄었다” 통계청 엉터리 통계에 포전폐기 시기 놓쳐

조생양파 생산량이 증가해 시장 도매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농협이 사상 처음으로 조생양파 수매격리라는 대책을 내놨다.

무안농협 조생양파 수매현장
5월 12일 무안군농협양파조합공동사업법인에서 조생양파 수매 격리가 진행되고 있다.

7000톤을 수매해 출하시기를 중만생종 출하기 이후로 늦춤으로서 조생의 과잉과 중만생의 부족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예상보다 중만생종 생산량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수급안정 효과에 대한 의문과 함께 수매에 적극 나선 무안지역 농협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농협은 5월 10일부터 조생양파 수매에 들어갔다. 가락시장 양파 경락가격은 20kg 망당 5월 10일 1만680원, 11일 1만1420원, 12일 9400원으로 1만원이 깨지는 등 폭락현상이 나오고 있다. 수매가 시작됐지만 아직은 출하물량이 많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번에 수매할 양은 전국에서 7000톤으로 이 중 무안지역 농협들이 86%인 6010톤을 수매한다. 수매단가는 20kg 망당 1만1천원이다. 이 중 망당 1000원은 정부 30%, 전남도 4%, 무안군 36%, 농협경제지주 10%, 지역농협 10%, 양파의무자조금 10% 비율로 부담한다. 총 사업비는 5억2500만원이다.

무안지역 농협에서는 무안농협이 3460톤, 청계농협 1630톤, 서남부채소농협 820톤, 몽탄농협 100톤을 수매한다. 무안농협의 경우 수매에만 1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수매한 조생양파는 6월 26일까지 창고에 보관해야 한다.

문제는 수확한 조생양파를 중만생종 수확기 이후로 출하시기를 연기한다고 할 때 과연 수급이 맞아 떨어질 수 있느냐는 데 있다.

정부는 조생은 과잉, 중만생은 부족으로 양파수급을 예측하고 있지만 정작 중만생도 과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4월 25일을 전후해 25℃가 넘는 기온에 생육이 멈춰야할 양파가 올해는 저온현상으로 5월 10일까지도 성장하면서 당초 평당(3.3㎡) 20kg 초반으로 예상됐던 수확량이 25~30kg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만생도 부족이 아닌 과잉으로 결론 날 경우 조생종의 출하지연은 의미가 없어지고 수매에 나선 농협들만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조생양파가 과잉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조생종 성장에 알맞은 생육조건이 갖춰지면서 수확량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통계청의 엉터리 재배면적 집계로 정부의 수급대책이 제때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통계청은 올해 조생종 재배면적을 1500ha로 예측했다. 지난해에 1985ha에 비해 무려 485ha(24.4%)나 감소했다고 밝혔다.(표)

조생 재배면적이 4분의 1이나 줄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정부와 양파의무자조금 등은 오히려 조생종 부족에 따른 공급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는 것. 예년 같으면 공급과잉이 예상될 경우 포전폐기 등의 대책이 추진됐지만 올해는 대책을 세우지 못해 과거에 없던 시장격리를 통한 출하지연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같은 통계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2683ha에서 올해 2939ha로 오히려 조생 재배면적이 증가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출하물량 등 시장상황을 볼 때 통계청 통계가 엉터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안농협 관계자는 “최초로 시행하는 조생양파 수매격리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걱정”이라면서 “농민들의 소득보전을 위해 수매에 적극 나서고는 있으며 한편으론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조생양파 수매격리 효과가 나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면서 “우리지역 농협이 적극 나서서 조생양파 대책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행정이 도울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농식품부 등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무안군은 매년 10억원 씩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을 적립했고 산지 폐기비용 등으로 사용한 뒤 현재 37억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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