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농어가 탐방(6)]“나이 들어 하는 귀농, 돈보다는 건강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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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농어가 탐방(6)]“나이 들어 하는 귀농, 돈보다는 건강 생각해야”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7.12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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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버섯·무화과 재배…망운면 이국농원 이인숙 대표

“나이 들어서 한 귀농이다 보니 돈 보다는 건강을 생각하며 농사짓고 있습니다. 힘들지 않고 즐겁게 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나누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뒤에 누가 와서 살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일궈 놓은 것으로 소득과 즐거움을 맛봤으면 좋겠습니다.”

망운면 목서리 이국농원 이인숙 대표
망운면 목서리 이국농원 이인숙 대표

망운면 목서리에서 목이버섯과 무화과를 재배하는 ‘이국농원’ 이인숙(66세) 대표는 귀농 10년차 농사꾼이다. 광주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다 남편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 모든 것을 정리하고 10년 전 남편 고향인 망운으로 갑작스럽게 귀농했다.

6600㎡(2000평)의 밭을 구입해 집을 지은 뒤 가장 쉬워 보이는 잔디농사에 도전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톰 행크스가 여유롭게 잔디 깎는 모습을 보고 잔디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농사의 농자도 몰랐던 이 대표는 심어만 놓으면 자라는 것이 잔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 제초제를 뿌리면서 고압동력분무기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농약샤워’를 한 일은 잊지 못할 고통이자 추억이 됐다.

이국농원 목이버섯
이국농원 목이버섯

남편 건강 때문에 농약은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아야 했던 터라 잔디농사를 접고 이듬해 돈이 된다는 무화과 재배를 시작했다. 하지만 2012년 슈퍼태풍 ‘볼라벤’과 ‘덴빈’은 막 자리 잡기 시작한 나무를 한번은 오른쪽으로 한번은 왼쪽으로 쓰러트려 큰 피해를 줬다.

이후 무화과 농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표고버섯에 도전장을 내 밀었다. 장흥·이천·진안 등 버섯농사 선진지는 모두 찾아다녔고 인터넷을 뒤지거나 책을 통해 공부했다. 농장을 임대하고 많은 투자를 했지만 역시 실패였다. “농사를 책으로 배웠다”는 이인숙 대표는 “어쩌면 당연한 실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버섯에 대한 미련은 남았다. 인부를 쓰지 않고 부부가 쉽게 지을 수 있는 농사가 버섯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버섯분야의 전문가로부터 목이버섯을 추천받았다. 중국에서 선호도 1위를 줄곧 지키던 표고버섯이 목이버섯에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소식도 접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목이버섯의 98%가 중국에서 수입되는데 잘만 하면 국내산 목이버섯으로 틈새를 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국농원 흰 목이버섯
이국농원 흰 목이버섯

비가림하우스로 충분히 재배할 수 있고 자재비, 농약값 등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데다 농작업을 서서할 수 있다는 장점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495㎡(150평) 하우스에서 봄과 가을에 각각 배지 2000개를 들여와 두 차례 농사를 짓는데 연간 1000만 원정도 매출이 오르고, 이 중 70~80%는 순소득이 된다. 물량이 많지 않아 온라인 판매는 하지 않고 개인적인 알음만으로 판로걱정 없이 생산량을 소화해 내고 있다.

목이가 면적에 비해 상당한 소득을 안겨줘 앞으로 재배를 더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원칙은 있다. 자가 노동력만으로 몸이 많이 힘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농사를 짓겠다는 것,

이국농원 무화과 밭
이국농원 무화과 밭

4950㎡(1500평) 무화과 밭에서 나오는 매출은 연간 3000만 원가량 된다. 목이버섯과 무화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부부가 생활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꽃머금 무화과’와 ‘해풍머금 목이버섯’ 브랜드로 제품을 출하하고 있으며 ‘해풍머금 목이버섯’은 상표등록도 마쳤다.

이국농원 해풍머금 목이버섯
이국농원 해풍머금 목이버섯

무안군 마을기업육성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 대표는 목이버섯에 관심 있는 지인 10명과 해풍목이마을영농조합법인도 결성했다.

무안군은 지난해 특화작물육성사업으로 해풍목이마을영농조합법인에 차광, 환기, 관수, 1단 재배시설을 갖춘 비닐하우스재배사(495㎡)를 지원하고 1만6000개의 종균배지를 공급해 목이버섯 6.5톤을 생산, 5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인숙 대표는 “나이 들어서 하는 귀농은 돈에 너무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면서 “생계에 지장이 없다면 소득은 줄이고 몸은 편안하게 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남편 국태선 씨는 1~3대 광주 광산구의회 의원을 지냈고 의장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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