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 자조금 놓고 “이전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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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마늘 자조금 놓고 “이전투구?”
  • 서상용 기자
  • 승인 2019.12.0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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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 양분돼 주도권 싸움 벌여…자조금위원회 출범 악영향
자조금 양파마늘산업 안정에 쓰여…“다툼 중단하고 해법 내놔야”

양파와 마늘 의무자조금 조성이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무안지역 양파생산자 조직이 양분돼 우려를 낳고 있다. 무안을 비롯해 다른 주산지를 포함한 생산자조직이 각기 다른 단체를 꾸려 정부 정책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농민들은 걱정이 앞선다.

지난 3일 무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지역농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무안지역 마늘·양파 의무자조금 설치를 위한 설명회에서 양파·마늘사단법인 측 관계자 2명이 퇴장한 뒤 무안군에 강하게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함평군 출신이자 지난 4월 출범한 전국양파생산자협의회 N모 회장이 설명회에 참석한데 대한 항의였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의 경우 올해 4월 함평군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시군지부까지 꾸렸다. 초대회장엔 전 함평군농민회장인 N 씨가 취임했다. 그러나 전국양파생산자협의회엔 정작 양파 최대주산지인 무안군 농민들이 대부분 참여하지 않았다.

양파·마늘사단법인 측이 도와서 함평군협의회를 만들었지만 전국협의회 출범에선 이상기류가 흐르면서 양파·마늘사단법인이 불참했다. 전국 주도권을 놓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유회원 1,200명인 양파마늘사단법인은 전국 최대조직이다.

반면 농민회가 주도하고 있는 전국양파생산자협의회는 전국회장, 도회장, 시군회장 등의 조직은 갖춰졌지만 회원이 빈약한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무안지역 회원은 200여명에 불과하다.

양 조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양파·마늘 자조금위원회 운영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농식품부장관으로부터 양파·마늘 의무자조금 승인을 받으려면 현행 농수산자조금법(농수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참여 농가 수가 해당 품목 전체 농가수의 절반을 넘거나, 생산량 또는 재배면적이 전국 생산량 또는 전국 재배면적의 절반을 넘어야 한다.

양파·마늘 자조금위원회를 결성해야 할 생산자 조직이 양분되면 조건 충족에 어려움이 따르고 특히 자조금위원회가 출범하더라도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 농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

양파마늘자조금위원회가 구성되면 농민이 출연한 금액에 정부가 일정부분을 더 출연해 자조금을 조성한다.

자조금 출연비율은 출하액 기준으로 백합 4%, 참다래 0.9%, 감귤 0.25% 등이며 양파마늘의 경우 자조금위원회 대의원들이 결정한다.

이렇게 해서 마련된 자조금은 소비촉진 홍보, 자율적 수급안정, 유통구조 개선, 교육·정보제공, 수출활성화, 조사연구 등에 사용돼 양파·마늘 산업을 안정시키게 된다.

때문에 농민들을 비롯한 지역사회에선 양 단체가 타협점을 찾아 하나로 힘을 합쳐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농민 A모 씨는 “무안, 함평, 신안이 전국 양파 최대 주산지인 만큼 협력하면 못할 일이 없는데 주도권 다툼만 하고 있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협력활 수 있는 해법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늘·양파 의무자조금 준비위원회는 11월 중순부터 12월 18일까지 지역을 돌며 각 시·군 담당자 및 농협, 농민단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의무자조금 설명회를 열고 있다. 시·군 담당자 설명회가 끝나면 내년 2월 말까지 마늘·양파 주산지 34개 시·군 125개 읍·면·동에서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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