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김 이상기후 피해…어민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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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김 이상기후 피해…어민 망연자실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2.12.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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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청계만 중심 김 양식 포기 속출…재해보험 가입 1어가 뿐
11월 고수온·가뭄으로 바닷물 속 영양염류 부족해 엽체 탈락
무안군, 피해현황 집계 중…군 자체사업 통한 지원 검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김 농사를 망친 어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11월 따듯한 기온과 가뭄으로 바닷물 속 영양염류가 부족해져 붉은갯병과 엽체 탈락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때에 대비한 재해보험엔 무안에선 단 1농가만 가입한 것으로 확인돼 피해를 보상받을 길도 막막하다.

김 엽체가 대부분 탈락한 김발
김 엽체가 대부분 탈락한 청계만 김발. 예년 같으면 손바닥만 한 김이 달려 있어야 한다. 제공: 무안군

무안군과 청계만 김양식 어민들에 따르면 올해 9~10월 초기 채묘와 양식은 작황이 매우 양호했다. 지난해 초기 채묘부터 문제가 생겼던 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작황이 좋았다. 11월 초순까지 두 번 정도 김을 수확했는데 이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11월 중순 청계만을 중심으로 김 엽체가 붉은색으로 변하는 붉은갯병과 엽체가 탈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함해만의 만풍·월두해역으로 피해가 확산됐다.

원인과 관련해서는 11월 기온이 예년에 비해 높아 고수온 현상이 빚어졌고 비가 내리지 않아 바닷물 속으로 영양염류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병들어 김 염체가 탈락한 것으로 전라남도 해양수산과학원은 분석했다.

특히, 무안군 청계면·삼향읍·운남면과 신안군 압해읍으로 둘러싸인 내만형인 청계만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 곱창김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농사를 포기하고 아예 김발을 철수하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청계만 김양식 50어가 중 6어가는 이미 김발을 철수했고 10어가는 철수를 준비 중이다. 곱창김 다음에 일반김을 양식하는 완도나 진도, 해남은 일반김으로 전환된 뒤 피해가 완화됐다.

지난해에도 무안에선 양식 초반 해제 도리포를 중심으로 김 엽체의 70% 이상이 탈락하는 현상이 발생해 어민들의 피해가 컸다.

이상기후에 의한 피해가 반복되는 가운데 목포수협에 확인한 결과 무안군내 김양식어가 중 재해보험에 가입한 어가는 단 1곳뿐인 것으로 확인돼 피해보상을 받을 길도 막막하다.

수협에서 가입하는 김 재해보험은 200~300책을 기준으로 약 1천만원의 보험료가 부과돼 매우 비싼 편이다. 이 중 중앙정부와 도·군에서 85~90%를 보조해 줘 어가는 100만원 정도를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보험이 소멸성인 관계로 어가들이 가입을 꺼리고 있다.

오영일 (사)한국수산업경영인 무안군연합회장(삼향 마동어촌계)은 “양식 초반 작황이 좋아서 싼값에 김을 위판했고 비싸질 무렵에 병이 와 재정적 피해가 무척 크다”면서 “뿌리까지 아예 녹아내린 곳이 많아 올해 농사는 이대로 접어야 할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피해 기준액 3억원을 넘어야 재해로 처리가 가능한데 무안군을 다 합쳐도 기준을 넘을 수 없고 다른 지자체는 피해가 적다보니 연계도 어렵다”면서 “금주 중 정확한 피해규모를 집계해 군 자체 사업을 통한 지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안군에서는 155어가 1287ha에서 2만3129책의 김을 양식하고 있다. 함해만 105어가 1만7243책, 청계만 50어가 5886책이며 연간 4172톤의 물김을 생산해 83억44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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