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에 사는 전국승달국악대제전 영광의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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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에 사는 전국승달국악대제전 영광의 수상자들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2.07.05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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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상 무용 김태호·국무총리상 판소리 김나영·장애인국악대제전 대상 장성빈

무안군(군수 김산)은 6월 25일과 26일 이틀간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20회 무안 전국승달국악대제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최병상 무안군립국악원장으로부터 대통령상을 전수 받는 김태호 무용가 

현악, 관악, 판소리, 무용, 가야금 병창, 판소리 고법 등 6개 부문(명인부, 노인부, 신인부, 학생부, 장애인부)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는 명인·명창을 꿈꾸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500여명의 국악 지망생들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종합대상인 대통령상에는 명인부 무용부문에 출전한 김태호(남, 경남사천), 종합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에는 명인부 판소리부문에 출전한 김나영(여, 서울시 용산구)이 수상했고 그 밖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보건복지부장관상, 국회의원상, 전라남도지사상, 전라남도교육감상, 무안군수상 등 총 77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난 2020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장애인 국악대제전에서는 11명의 지망생들이 경연을 펼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전했으며 종합대상에 판소리부문 장성빈(남, 경북 성주군) 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국승달국악대제전은 무안군 출신 한국의 국악명가 강윤학 일가(강용안, 강남중, 강태홍)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2003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인·명창 등용문 중 하나로, 올해 20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상 무용 김태호
대통령상 무용 김태호

◆대통령상 무용 김태호

“참 스승! 故임이조 선생님께 영광을”

초등학생 시절 그저 춤추는 것이 좋아 들어가게 된 무용동아리에서 한국무용을 처음으로 접하고 지금까지 벌써 2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본격적으로 무용을 전공하게 되면서 故임이조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이 제 춤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자 축복이었습니다. 전통 호흡과 춤길, 몸의 쓰임새, 예인으로서의 자세를 아주 체계적으로 알려주신 참 스승님이셨습니다.

10여 년 전 선생님께서 갑작스레 지병으로 작고하시고 춤 인생에서 큰 산을 잃은 저는 정말 힘겹게 선생님의 춤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대통령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선생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온전히 잘 지켜왔다고 하늘에 계신 선생님께서 도와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영광을 하늘에 계신 故임이조 선생님께 먼저 돌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회 일주일 전에 아버지께서 지병으로 갑작스레 작고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 참가를 많이 고민하였는데 아버지 생전에 제가 큰 예인이 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어 하셨고 이번 대회도 기다리셨던 터라 어머니께서 꼭 나가서 좋은 성적 얻어 아버지께 올려드리라는 말씀에 힘을 얻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좋은 결과로 아버지 영전에 대통령상을 올려드릴 수 있게 되었고, 저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항상 응원해 주신 어머님과 가족들 이 영광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경상국립대학교 민속무용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하면서 제 인생의 절대적인 두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끼는 제자로 때론 엄한 부모님처럼 이끌어 주신 경상국립대학교 민속무용학과 강인숙 교수님과 임수정교수님입니다.

두 분으로 인해 제가 지금까지 춤을 놓지 않을 수 있었고, 무용가로서 학문적으로, 실기적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데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은혜 평생 마음에 간직하겠습니다.

이렇게 큰 영광을 누릴 수 있게 이번 대회를 만들어 주신 무안군수님, 무안 전국 승달국악대제전 대회 관계자분들과, 항상 저의 춤을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춤 벗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살아가면서 그 감사함 잊지 않고 갚아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국무총리상 판소리 명창부 김나영
국무총리상 판소리 명창부 김나영

◆국무총리상 판소리 명창부 김나영

“따뜻한 소리, 재밌는 소리 들려드리기 위해 최선”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이 제게 와주었습니다. 이런 좋은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고 감사합니다.

국악을 알고 공부한지가 벌써 22년이 다 되어갑니다..

어릴 적 소리를 배우기 위해 혼자 겁도 없이 자전거, 버스, 기차를 타고 다니던 때가 생각납니다. 시작은 마냥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전공자가 되었고, 심화된 지도과정에 끝없는 연습과 혹독하고 지독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 시간들을 함께 보내온 소리꾼들과 동료들이 있었기에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 따뜻한 말 한마디가 참으로 위로가 되던 때였습니다. 늘 그립고 보고 싶은 동료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김나영을 만들어 주신 장문희, 안숙선 선생님 두 분께 깊은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늘 제 곁에는 엄한 호랑이 선생님이자 엄마 같은 장문희 선생님,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만큼 사랑으로 저를 품으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 한켠이 찡한 우리 장문희 선생님, 다사다난 했던 제 삶에 중심을 잡아주시고 저의 거친 돌덩이를 닦고 닦아 끝까지 세공해주신 덕분에 지금의 소리꾼 김나영이 있습니다. 애틋한 마음 담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깊은 바다 높은 산과 같은 국악계 큰 선생님이신 안숙선 선생님을 만나 소리인생에 보다 맑은 영혼을 새겼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늘 건강한 메시지를 주셨기에 제가 지금도 소릿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사랑하는 우리엄마, 하늘에 먼저가신 우리아빠, 천사 같은 동생들! 저는 가족 복을 타고 난 것 같습니다. 너무 소중하고 없어서는 안 될 우리 가족들에게 늘 감사하고, 가족들이 없었다면 애초에 소리를 지금까지 하지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항상 표현이 부족한 자식이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전하고 싶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국무총리상, 이 상을 받고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많이 무겁습니다.

판소리라는 것이 참 어려운 예술 같습니다. 무대에 서고나면 늘 아쉽고, 더 공부하고 전진하겠습니다. 앞으로 소리꾼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소리, 재밌는 소리를 들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승달장애인국악대제전 일반부 대상 장성빈
승달장애인국악대제전 일반부 대상 장성빈

◆승달장애인국악대제전 일반부 대상 장성빈

“판소리는 저에게 장애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심어주었다”

저는 태어날 때의 뇌손상으로 만5세 때 지적장애 2급의 진단을 받고 그때부터 언어치료 등 특수교육을 시작하였고 초등학교는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로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어머니에게 “성빈이가 즐거운 생활 시간에 전래동요를 곧잘 부르니 국악 쪽으로 공부를 시켜보라” 권유하셔서 어머니가 저를 국악학원에 데리고 가셨고 거기가 마침 판소리 학원이었고 저는 판소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판소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판소리를 배우면서 저는 여러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언어장애 때문에 장려상을 받거나 예선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될 때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한 대목을 정해서 8개월간 연습하고 대회에 나간 결과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달구벌 전국청소년 국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명창이 되겠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장애진단을 위한 검사에서 저는 지적장애 3급의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판소리는 저에게 자신감과 목표를 심어주었고 장애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심어주었습니다.

판소리를 전공하기 위하여 가족들은 저를 위해 대구를 떠나 전주로 이사를 갔고 저는 전주예술 중, 고등학교에서 판소리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원광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로 진학하여 판소리를 전공하였고 2022년 2월에 최우수졸업연주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저는 2020년 9월에 경북 성주로 이사를 왔고 소박하지만 언제나 마음껏 소리연습을 할 수 있는 저의 꿈인 연습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전주에 계시는 국가무형문화재 김영자 선생님께 소리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여전히 장애는 명창이 되고 싶은 저의 목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저는 실망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저의 한계에 도전하며 소리공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리를 하는 순간 저는 저의 장애를 잊고 너무 행복합니다.

무안 전국 승달장애인국악대제전은 제게는 하나의 징검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제가 길을 헤매지 않고 목표를 위해서 잘 가고 있다는 이정표가 되어 주었습니다.

저와 같이 꿈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많은 장애국악도들에게 큰 길을 열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또 다시 용기를 얻고 명창에의 꿈을 향해 정진하겠습니다.

대회를 위해 애써주신 김산 무안군수님, 무안 전국 승달장애인국악대제전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승달장애인국악대제전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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