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비로 보조받고 볏짚 공급은 ‘외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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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로 보조받고 볏짚 공급은 ‘외지’에?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2.10.25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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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축산인들, 사룟값 상승에 볏짚마저 못 구해 ‘아우성’
수십억 장비 보조 받은 연결체들, 선입금 받은 외지로 보내
지역 축산농가 우선 두고 사업해야…무안군 관리·감독 필요

“볏짚을 묶는 트랙터 등 장비는 무안군비 등으로 보조 받아놓고 볏짚은 외지에 팔고 있습니다. 지역 축산농가들이 우선 사용하고 남은 양을 보내는 게 맞지 않나요?”

요즘 지역 축산인들이 볏짚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볏짚이 지역 농가에 공급되지 않고 많은 양이 외지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건초 등 조사료 수입이 급감, 상대적으로 대체재인 볏짚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우 150두를 사육하는 축산농가 김모(현경) 씨는 소들에게 1년을 먹이려면 라인그라스 200롤과 볏짚 200롤이 필요하다.

과거엔 그럭저럭 볏짚 확보가 가능했지만 올해는 인맥을 총 동원해도 볏짚을 단 한 롤 구하지 못했다. 물어보는 연결체마다 여분이 없다고 답했다.

볏짚 부족사태는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였다. 국내 한우 사육두수가 늘어나고 국제 건초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환율 상승이 기름을 부었다. 올 1월 1208원하던 원/달러 환율은 10월 24일 현재 1442원으로 19% 상승했다.

가만히 있어도 오르던 건초가격이 환율 상승으로 폭등해 수입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당연히 건초가 귀해지면서 볏짚도 덩달아 상승했다.

볏짚 값을 지불한 논을 더 많은 돈을 주고 낚아가는 일도 벌어진다. 한 연결체는 지역 농민들에게 의뢰받아 올 초 단지(1500평, 4950㎡) 당 20만원, 8단지를 1600만원에 사들였는데 최근 농가에서 “돈을 돌려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다른 곳에 팔겠다는 것인데 항간에는 단지 당 30만원을 주기도 한다는 말이 들린다.

연결체들이 볏짚을 사 모으는 이유는 이미 외지 브로커와 계약하고 선입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논 면적이 적은 경상북도나 강원도, 경기도에선 예전부터 호남지역에서 볏짚을 많이 공급받았다. 브로커들이 지역 연결체에 선입금을 주고 연초에 미리 계약해 가을에 공급받는 방식이다. 경상북도엔 볏짚 운송비를 직접 지원하는 지자체도 있다. 경북도청에 확인한 결과 김천시가 축협과 공동으로 롤당 최대 2만원(자담 25%)을 운송비로 보조해주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 지역 축산농가를 외면하는 연결체를 보면서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결체들이 운용하는 장비 대부분은 군비 등 보조금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무안군이 조사료 공급을 위해 지급한 장비 보조금은 2018년도 1억8000만원(5대), 2019년도 5620만원(3대), 2020년도 3억9517만원(11대), 2021년 3억7436만원(11대), 2022년도 3억4300만원 등 최근 5년 동안에만 13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보조금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대당 50%부터 많게는 80%가 보조금으로 지급된다.

축산농가들은 “군민의 혈세로 보조금을 지급받아 사업을 하면 군민을 우선에 둬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지역 축산농가가 볏짚을 먼저 구입할 수 있도록 무안군이 관리·감독을 잘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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