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주도 엉터리 군공항 여론조사 “믿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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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주도 엉터리 군공항 여론조사 “믿기 어렵다”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3.10.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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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구원 교묘한 질문, ‘군공항 찬반’ 아닌 ‘유치의향서 제출’·‘민군 통합이전’ 물어
1조원 지원·신도시 조성 밑밥 깔아…하루 차이 실시된 세계일보 조사와 결과 뒤바껴

무안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해 찬성이 많다고 발표한 광주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광주연구원은 이전 찬성이 반대보다 8.8% 높게 나왔다고 밝힌 반면 하루 차이로 실시된 세계일보 여론조사 결과는 반대가 찬성보다 20.3%나 높게 왔기 때문이다.

광주연구원은 10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 군·민간공항 동시 이전에 대해 무안군민 50.6%가 찬성하고 반대는 41.8%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기간 10월 7~10일) 찬성 46.7%인 함평군민보다 무안군민이 광주 군공항을 더 원한다는 어이없는 결과를 내놨다. 그동안 꾸준히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많다는 수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연구원 스스로 불과 한 달 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도 배치된다. 연구원이 9월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찬성 37.1%, 반대 56%로 반대가 월등히 많았다. 남도일보가 5월 5~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찬성 38.1%, 반대 56.9%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군·민간공항 동시이전이 아닌 군공항 이전만 놓고 물어본 여론조사 결과는 더 격차가 벌어진다. 지난 4월 18일부터 20일까지 광주KBS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찬성 30.8%, 반대 64.4%로 두 배 이상 차이났다.

실제 주민투표에서 ‘군공항 이전 찬반’ 외에 ‘민간공항 동시 이전’이나 ‘인센티브’가 거론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주KBS 여론조사 결과가 더 신빙성이 높다.

광주연구원은 “찬성론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광주 군공항이전법 제정에 따른 법적근거 마련과 지원사업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이해도가 점진적으로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차이를 두고 실시한 세계일보 여론조사와도 찬반이 뒤바뀐 상황이라 광주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가 설득력을 잃고 있다.

10월 5~6일까지 세계일보가 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찬성이 37.8%에 불과했고 반대가 58.1%였다. 세계일보가 6월 8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찬성 40.2% 반대 55.1%로 4개월 사이 오히려 반대 의견이 높아진 상황이다.

전남도가 군공항 무안 밀어붙이기를 시작하고 전폭적인 지원과 홍보, 설득작업을 벌였지만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

광주시 산하기관인 광주연구원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터무니없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질문 전 특별법 제정과 확정되지도 않은 1조원 지원, 신도시 조성 특별지원금 지급 등 긍정적인 밑밥을 깔아 놓고 여론조사는 시작됐다. 또 가장 첫 번째 질문을 ‘군공항 이전 찬반’이 아닌 ‘군공항 유치의향서 제출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를 물었고 또다른 질문은 연관성이 없는 군공항을 민간공항과 결부시켜 질문함으로써 찬성 답변을 높였다는 것.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이전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 박문재 상임공동위원장은 “무안군민들은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훨씬 밖에서 군공항 이전을 반대해 왔다. 한순간 뒤바뀔 수 있는 터닝포인트도 없었다”면서 “광주시에서 월급 받는 광주연구원은 앞으로 삼척동자도 믿지 않을 엉터리 여론조사는 하지도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광주연구원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10월7일부터 10일까지 무안군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유선 전화면접 50%와 자동응답조사(ARS) 50%를 병행, 유선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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