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군공항 합의…무안 없인 '도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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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군공항 합의…무안 없인 '도루묵'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3.12.1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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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무안군 무시하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결과…단 일 푼도 못 건져
의미 있는 진전(?) 절대 없어…플랜B 없는 배수진은 괴멸, 함평 돌아봐야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7개월 만에 회동을 갖고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에 대한 합의안을 내놨지만 무안군 동의 없인 ‘말짱 꽝!’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전남도의 밀어붙이기 대응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결과로 광주시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꼬리표까지 걸어놔 전남도의 완패라는 분석이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12월 17일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에 소재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시·도지사 회담’을 열고 시·도 간 합의안을 도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은 지난 5월 첫 회동 이후 7개월 만에 이뤄졌다. 시·도 지사는 이날 오후 1시50분부터 회담에 들어가 2시간 넘는 긴 논의 끝에 광주 군·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을 위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주요 합의안은 ▲군 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면 광주 민간공항 무안 이전 ▲시·도 공동 무안군 설득 ▲시·도, 국방부 등 공동 참여하는 ‘소음피해 대책 마련 토론회’ 개최 ▲무안군 수용성 제고를 위한 지원사업 ▲2025년 KTX 무안 군공항역 개통에 맞춰 공항 활성화를 위한 공동회의 개최 등 5가지다.

2023년 12월 17일 광주시 강기정 시장과 전남도 김영록 지사가 맺은 협약서

합의안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2018년 맺었던 3자 합의안에서 2021년 ‘무조건적인 민간공항 무안이전’에 한참 못 미친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이 들어가 전남도가 굴종적인 협약을 맺었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관심이 모아지는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의 전제 조건인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면’이란 부분에 대해 먼저 강기정 광주시장은 “의미 있는 진전에 대해서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했고, 지금 해석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다음에 진전이 있을 때 의논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맺은 전남도-광주시-무안군의 협약. 이 때는 2021년까지 무조건적으로 광주공항 국내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2018년 맺은 전남도-광주시-무안군의 협약. 이 때는 2021년까지 무조건적으로 광주공항 국내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기로 했지만 광주시가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강 시장은 “의미 있는 진전을 지금 정하기엔 너무 복잡하기도 하고 또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진전은 말 그대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해석키로 했다”고 구체적인 해석을 뒤로 미뤘다

김영록 지사는 “(의미 있는 진전) 해석 부분에 대해 강 시장께서 잘 설명해 주셨다”면서 “의미 있는 진전의 해석 여부를 두고 정확한 설명을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시·도가 협의해서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법률적인 의미로만 해석하지 말고 폭넓게 해석해 주길 바란다”고 유연성을 강조했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의미 있는 진전’을 시·도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시·도 협의를 거쳐 가치를 평가하고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공항 이전 당위성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12월 13일 무안군민과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도착했지만 무안군민들에 입장이 막힌 김영록 전남지사
12월 13일 무안군민과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도착했지만 무안군민들에 입장이 막힌 김영록 전남지사

중요한 것은 무안군의 입장인데 이미 12월 13일 있었던 김영록 지사와 무안군민과의 대화에서 군공항 이전 반대에 대한 확고한 무안군민들의 입장이 드러났다.

시·도지사는 이날 합의문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김산 무안군수와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함께 무안군을 방문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무안군민들의 민심이 이미 반대로 드러난 터라 김산 군수가 대화에 응할 수는 없을 것으로 주변은 보고 있다.

광주전투비행장 무안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법적으로나 상황적으로도 무안군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절대 군공항 이전은 불가능하다”면서 “엎드려 들어와도 반길까 말깐데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전남도와 광주시의 일방적 태도에 반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공항 항공기 소음 WECPNL 등음선도] 장성에서 나주까지 소음피해가 광범위하다. 출처/광주광역시 소음지도 작성 및 관리시스템 구축 용역(2017년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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