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안좌 부실 고압송전선로 더 깊이 묻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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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안좌 부실 고압송전선로 더 깊이 묻기로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10.0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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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지하 암거 하월 선택 1.5~2m 매설깊이 확보 방침
업체서 장비·공법 제시하면 설명회…주민 수용여부는 미지수

신안군이 설계와 달리 얕게 시공된 안좌면 고압송전선로를 땅속 깊이 묻기로 했다. 하월을 선택한 신안군은 시공업체가 공법과 장비를 마련하면 주민설명회를 거쳐 시공한다는 방침이다.

도로 20cm 깊이에 매설된 고압송전선로
땅속 20cm 깊이에 매설된 고압송전선로

신안군은 일상수준보다 수백 배 높게 측정되고 있는 신안군 안좌면 창마리 고압송전선로에 대한 안전대책으로 지하 구조물을 하월 해 시공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신안군에 따르면 업체 측에서 송전선로를 더 깊이 매설하는 방법이 아닌 전자파 방진시설을 덧씌우는 방식을 9월 11일 제안하자 이를 반려한데이어 21일 지하에 있는 암거를 일부 부수는 방안도 재차 반려하고 암거 아래로 매설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오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태양광발전사업과 해상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역점 추진 중인 신안군은 안좌면 창마리 마을 소재지에서 불과 50m 가량 떨어진 곳에 한전과 민간 변전소 2곳을 허가했다. 이로 인해 15만4천볼트급 고압송전선로가 마을 한복판을 지하로 통과하게 돼 전자파 문제가 발생했다.

선로가 지나는 지하에 암거박스가 매설돼 있는 것이 발견되자 시공업체는 암거박스 위로 송전선로를 매설해 설계상 깊이인 1m를 확보하지 못하고 심한 곳은 20cm 깊이에서 고압선로가 발견됐다.

안좌중학교 학생들이 전자파 때문에 정문을 이용하지 못하고 우회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안좌중학교 학생들이 전자파 때문에 정문을 이용하지 못하고 우회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일상수준 2미리가우스(mG)의 50배인 100mG가 검출됐고 학교 근처에선 200배인 400mG가 검출돼 주민과 이곳 도로를 이용해 통학하던 안좌중학교 학생들이 우회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신안군은 주민불편과 전자파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상을 파헤치지 않고 지하에서 시공할 수 있는 공법과 장비를 갖춰 공사하도록 시공업체에 요구한 상태다. 명절이 끝나면 시공업체에서 대책을 마련해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군 관계자는 “하월이 쉽지 않은 공법이지만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면서 “공사에 따른 불편 없이 1.5~2m 매설 깊이를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안군은 업체가 대책을 마련해 오면 주민설명회를 거쳐 시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전자파와 관련된 국내 안전기준이 애매모호해 주민들의 설득을 얻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내 전자파 기준 ‘833mG’는 일시적인 충격의 수치를 의미하는 국제 비전리 방사선 보호위원회의 권고기준이다. 이는 사전 예방주의 원칙에 따라 기준을 정한 스웨덴과 네덜란드와 비교해 200에서 400배 높게 기준이 책정된 것이다. 고압송전선로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2급 발암물질(Group2B)인데, 어린이백혈병 발병률을 높이는 3~4mG의 수십·수백 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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