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좌면 고압송전선로 전자파…학생·주민 위협
상태바
안좌면 고압송전선로 전자파…학생·주민 위협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09.18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안군, “유해수준은 아니다” 설계와 다른 부분 보완대책 마련
전자파 유해기준 애매모호…대책 두고 주민과 마찰 불 보듯
국내기준 ‘833mG’, 예방주의 원칙 네덜란드보다 400배 높아

전자파가 일상수준보다 수백 배 높게 측정되고 있는 송전선로에 대한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학생들 통학과 주민 안전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신안군은 이곳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부분에 대해서만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신안군 안좌면 안좌중학교 앞에 세워진 도보 통행금지 표지판
신안군 안좌면 안좌중학교 앞에 세워진 도보 통행금지 표지판

학부모들과 신안군 등에 따르면 안좌중학교 학생들이 기존 통학로를 이용하지 못하고 길을 빙 돌아 우회해서 등하교를 하고 있다. 통학로 밑에 묻혀있는 고압송전선로에서 일상수준의 수백 배가 넘는 전자파가 발생된다는 사실을 한 달 전 알고 나서부터였다.

태양광발전사업과 해상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역점 추진 중인 신안군은 안좌면 창마리 마을 소재지에서 불과 50m 가량 떨어진 곳에 한전과 민간 변전소 2곳을 허가했다. 이로 인해 15만4천볼트급 송전선로가 마을 한복판을 지하로 통과하게 돼 전자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자파 문제가 나타나자 신안군은 설계도면과 상이한 부분을 확인하고 그 부분에 대한 보완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힌바 있지만 한 달이 다된 지금도 학생과 주민들은 생활에 불편을 느끼면서 여전히 전자파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도로 20cm 깊이에서 발견된 고압 송전선로
도로 20cm 깊이에서 발견된 고압 송전선로

시공계획서엔 1m 이상 깊이로 고압선을 묻게 되어있지만 일부 구간에선 20cm에 고압선이 묻혀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상수준 2미리가우스(mG)의 50배인 100mG가 검출됐고 학교 근처에선 200배인 400mG가 검출됐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시공업체 측에선 지하 구조물 때문에 부득이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설계변경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한 시공이 전자파 과다 유출의 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신안군은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다”고 밝혀 주민들과 마찰이 우려된다.

신안군은 문제가 불거지자 시공업체에 대책을 주문했고 시공업체는 송전선로를 더 깊이 매설하는 방법이 아닌 전자파 방진시설을 덧씌우는 방식을 지난 11일 신안군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신안군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못 된다며 새로운 대책을 가져오라고 21일까지 계도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신안군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인체에 유해한 기준을 판단하는 전자파 량이 833mG”라면서 “현장에서 검출된 400mG도 땅에 직접 대고 측정한 량이고 전자파가 공기중으로 나오면 분산돼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신안군은 업체에서 대책을 마련해 오면 주민설명회를 통해 접점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신안군이 제시한 국내기준 ‘833mG’는 일시적인 충격의 수치를 의미하는 국제 비전리 방사선 보호위원회의 권고기준이다. 이는 사전 예방주의 원칙에 따라 기준을 정한 스웨덴과 네덜란드와 비교해 200에서 400배 높게 기준이 책정된 것이다. 고압송전선로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2급 발암물질(Group2B)인데, 어린이백혈병 발병률을 높이는 3~4mG의 수십·수백 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군교육참여위원회 김성기 운영위원장은 “업체의 과실이 확인되면 교육참여위원회 차원에서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학생들과 주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