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손실을 군비로 보전…이상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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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손실을 군비로 보전…이상하지 않나요?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2.08.18 15:10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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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지역 농협들 벼 자체수매로 40억 원 손실 전망
절반 무안군비로 보전 요청…일부 군의원들도 동의
군민들, 경영손실을 왜? 군비로…정부·농협 책임져야

무안지역 농협들이 벼를 자체 수매해 입은 손실을 무안군비로 보전해 줄 것을 요청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손실액 40억 원 중 절반인 20억 원을 무안군이 보전해 달라는 것인데 군의원 일부도 이에 동의하고 있어 무안군의 선택이 주목된다.

무안군의회와 지역농협 조합장, 무안군 관계자는 8월 16일 오후 군의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2021년산 쌀값 하락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합장들은 지난해 농협에서 자체수매 한 벼 34만3천 포대(40kg)에 대해 포대 당 6000원씩 약 20억 원을 군비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체 손실액 40억 원의 절반이다.

지난해 농협들은 포대 당 6만5000원에서 6만8000원에 조합원들로부터 벼를 수매했다. 당시 시세는 6만4000원 선이었다.

이후 소비감소,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에 이어 정부의 늑장 대처로 45년 만에 최대(21.3%)의 쌀값 폭락사태가 일어났다. 쌀값 폭락에 따라 원료곡인 벼 가격도 하락해 현재 40kg 가마당 5만 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농협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보면서 원료곡 처리에 나섰지만 8월 현재 34.6%인 11만9250포대가 농협창고에 재고로 남아있다.

일로농협은 4만7500포대, 청계농협 3만1250포대, 몽탄농협 2만8000포대, 삼향농협 1만2500포대다. 쌀값 하락에 따라 농협들은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10억 원 이상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창고에 쌓여 있는 구곡을 처리하지 못하면 올해 신곡 수매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조합장들은 “그동안 벼 수매 후 소요된 경비를 제외한 이익금은 농가에 환원해 왔다”면서 “농협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고 ‘농협이 곧 농민’인 만큼 농민들을 위해서도 손실보전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왜? 군비로 농협의 경영손실을 지원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나서서 마련해야 할 대책을 지자체가 대신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것.

지역 한 농관련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농협들이 시중 시세보다 비싼 값에 벼를 매입했다. ‘농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내년 조합장동시선거를 염두에 둔 인기영합주의에 의한 것 아니겠냐?”면서 “20억 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농민 개개인이 아닌 협동조합에 어떠한 근거로 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안군은 형평성, 합법성, 타지자체 사례 등을 따져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쌀값 하락은 전국 공통의 문제이고 군비로 보전하는 방안을 세운 지자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농협에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근거와 형평성을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안군은 경영손실에 대한 지원보다는 올해 생산되는 2022년산 신곡 역시 수매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이에 대한 농가 직접지원을 검토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정부가 37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한 이후에도 재고가 과잉으로 남아 있음에 따라 8만 톤에 대해 포대 당 7500원 씩 210억 원을 직접지원하고 1만 톤은 가공용으로 판매하는 데 2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창고여석 확보를 위해 무이자자금 3000억 원을 지원해 비RPC 농협이 보관하고 있는 벼 5만 톤을 RPC가 매입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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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소주인 2022-08-20 20:59:37 / 118.40.169.212
우리나라 역사와 마찬가지로 쌀 산업에도 우여곡절이 많다.
예전에는 정부에서 수확기에 벼를 높은 가격에 매입하고 이듬해 봄, 낮은 가격으로 방출하는 국가수매제를 운용하였다.
하지만, 국제관계가 그렇듯 자유무역주의 원리가 강하게 요구되어 약소국인 우리나라도 많은 고심을 하였다.
Wto협정(우루과이라운드)에서는 국가간 협약으로 무역과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의무 조약이 발효 되었고 그중 하나가 농업 보조금 정부지원 의무감축이다.
이 조항은 우리나라 수매제의 근간을 흔들게 되었고, 높은가격매입, 낮은 가격방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결국 국가수매제의 기능을 상실케 한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수매제를 폐지하기에 이르렇고, 그 대안으로 공공비축미곡매입, 미곡종합처리장 활성화, 쌀소득보전직불금 제도를 시행하였다.

정미소주인 2022-08-20 20:59:01 / 118.40.169.212
공공비축매입은 시장가격으로 전쟁이나, 재난, 가격하락 등에 따른 시장격리위해 정부가 필요한 양의 조곡을 매입하는 제도이며,
미곡종합처리장 육성은 쌀산업을 시장경제에 맞게 발전시켜 국제무역관계에서 경쟁력을 갖게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며,
쌀소득보전직불금은 논농사를 지을때 농가에게 기본으로 주는 고정형직불금, 쌀값이 정부에서 정한 목표가격이하로 떨어질때 지급하는 변동형직불금으로 위 세가지 정책은 국가수매제 폐지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된것이다. 제도의 허점과 농가의 불만을 무릅쓰고 현재는 쌀소득보전직불금 만이 공익형직불금으로 바뀌고 위 3가지 정책은 계속이어져 오고 있다.

정미소주인 2022-08-20 20:58:23 / 118.40.169.212
우리가 여기서 냉정하게 되짚어 볼것이 있다. 우리나라가 강대국이면 그만큼 내수시장의 큰 규모를 발판으로 국제무대에서 그만큼 영향력도 발휘할수 있을 것고, 광활한 땅에 많은 양의 농산물을 생산하여 가격 탄력성도 적어 생산하는 농가나 매입하는 시장주체도 현재같이 시름속에 사는 일은 없을듯 하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 약소국인만큼 강소국이 되려면 지도자들이 지혜롭고, 영리해야한다. 잇속에 따른 위정자로는 농업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정미소주인 2022-08-20 20:57:51 / 118.40.169.212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의 농정정책은 부실한것이 사실이다. 작년 조곡시장 대처도 너무 미흡했다. 19년산 구곡의 무분별한 5차례 공매도 그렇고, 수확기 홍수출하시 시장격리할 수 있는 근거가 있었음에도 유일무이한 역공매, 최저가입찰로 시기를 놓친것도 지금 쌀값 대란의 원인을 제공하였다.

정미소주인 2022-08-20 20:57:20 / 118.40.169.212
하지만 우리지역 농협의 작년 상황은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많았다.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형성이 64,000원임에도 68,000원 나락을 매입하는 농협, 이에 어쩔수 없이 1~2천원 더 올려65,000~66,000원에 매입하는 농협, 현 시세보다 높은 매입 가격을 형성한 농협을 이해못하며, 1~2천원 높게 원료곡을 사야했던 정미소나 미곡종합처리장, 우리는 다른곳에서 손실을 충분히 매울수 있으니 걱정없다며 밀어붙이는 독보적인 농협을 보면서 눈에 아른거리는 것이 바로 내년에 있을 조합장 선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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