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무안군비로 보전 요청…일부 군의원들도 동의
군민들, 경영손실을 왜? 군비로…정부·농협 책임져야
무안지역 농협들이 벼를 자체 수매해 입은 손실을 무안군비로 보전해 줄 것을 요청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손실액 40억 원 중 절반인 20억 원을 무안군이 보전해 달라는 것인데 군의원 일부도 이에 동의하고 있어 무안군의 선택이 주목된다.
무안군의회와 지역농협 조합장, 무안군 관계자는 8월 16일 오후 군의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2021년산 쌀값 하락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합장들은 지난해 농협에서 자체수매 한 벼 34만3천 포대(40kg)에 대해 포대 당 6000원씩 약 20억 원을 군비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체 손실액 40억 원의 절반이다.
지난해 농협들은 포대 당 6만5000원에서 6만8000원에 조합원들로부터 벼를 수매했다. 당시 시세는 6만4000원 선이었다.
이후 소비감소,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에 이어 정부의 늑장 대처로 45년 만에 최대(21.3%)의 쌀값 폭락사태가 일어났다. 쌀값 폭락에 따라 원료곡인 벼 가격도 하락해 현재 40kg 가마당 5만 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농협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보면서 원료곡 처리에 나섰지만 8월 현재 34.6%인 11만9250포대가 농협창고에 재고로 남아있다.
일로농협은 4만7500포대, 청계농협 3만1250포대, 몽탄농협 2만8000포대, 삼향농협 1만2500포대다. 쌀값 하락에 따라 농협들은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10억 원 이상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창고에 쌓여 있는 구곡을 처리하지 못하면 올해 신곡 수매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조합장들은 “그동안 벼 수매 후 소요된 경비를 제외한 이익금은 농가에 환원해 왔다”면서 “농협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고 ‘농협이 곧 농민’인 만큼 농민들을 위해서도 손실보전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왜? 군비로 농협의 경영손실을 지원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나서서 마련해야 할 대책을 지자체가 대신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것.
지역 한 농관련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농협들이 시중 시세보다 비싼 값에 벼를 매입했다. ‘농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내년 조합장동시선거를 염두에 둔 인기영합주의에 의한 것 아니겠냐?”면서 “20억 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농민 개개인이 아닌 협동조합에 어떠한 근거로 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안군은 형평성, 합법성, 타지자체 사례 등을 따져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쌀값 하락은 전국 공통의 문제이고 군비로 보전하는 방안을 세운 지자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농협에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근거와 형평성을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안군은 경영손실에 대한 지원보다는 올해 생산되는 2022년산 신곡 역시 수매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이에 대한 농가 직접지원을 검토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정부가 37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한 이후에도 재고가 과잉으로 남아 있음에 따라 8만 톤에 대해 포대 당 7500원 씩 210억 원을 직접지원하고 1만 톤은 가공용으로 판매하는 데 2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창고여석 확보를 위해 무이자자금 3000억 원을 지원해 비RPC 농협이 보관하고 있는 벼 5만 톤을 RPC가 매입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예전에는 정부에서 수확기에 벼를 높은 가격에 매입하고 이듬해 봄, 낮은 가격으로 방출하는 국가수매제를 운용하였다.
하지만, 국제관계가 그렇듯 자유무역주의 원리가 강하게 요구되어 약소국인 우리나라도 많은 고심을 하였다.
Wto협정(우루과이라운드)에서는 국가간 협약으로 무역과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의무 조약이 발효 되었고 그중 하나가 농업 보조금 정부지원 의무감축이다.
이 조항은 우리나라 수매제의 근간을 흔들게 되었고, 높은가격매입, 낮은 가격방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결국 국가수매제의 기능을 상실케 한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수매제를 폐지하기에 이르렇고, 그 대안으로 공공비축미곡매입, 미곡종합처리장 활성화, 쌀소득보전직불금 제도를 시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