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읍 활보하는 중형견 잇따라 소형견 물어
상태바
무안읍 활보하는 중형견 잇따라 소형견 물어
  • 김진혁 기자
  • 승인 2023.08.11 14: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토클리닉타운서 공격당한 강아지 치료비만 300만원
무서워서 강아지 산책 못 간다는데 행정은 무대책
개 풀어 키운 견주 “우리 개가 물었다는 증거 있나?”

무안읍에서 공격성이 강한 개들에게 소형견이 잇따라 공격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행정에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엔 고양이를 공격하던 이 중형견이 소형견으로 공격 대상을 넓히고 있어 사람에 대한 공격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짝을 지어 다니며 무안읍에서 소형견들을 공격하는 개들. 주민들은 "묶여있지 않은 개 두 마리가 담장을 넘어 다닌다"고 말한다.
짝을 지어 다니며 무안읍에서 소형견들을 공격하는 개들. 주민들은 "묶여있지 않은 개 두 마리가 담장을 넘어 다닌다"고 말한다.

무안읍에 거주하는 A씨는 6년째 소형견인 푸들을 반려견으로 기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무안읍 황토클리닉타운을 산책코스로 자주 이용하고 있다. 주로 낮에 산책을 다닌 A씨는 그동안 황토클리닉타운에서 중형견과 마주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난 7월 29일 평소보다는 늦은 저녁 7시경 똑같은 코스인 황토클리닉타운 주차장(제일장례식장 뒷편)에서 산책을 하려던 중 중형견 두 마리에게 반려견이 공격당해 큰 부상을 입었다. 평소 낮에 산책할 때는 보지 못했던 개로 두 마리가 동시에 공격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가슴을 강하게 물린 반려견은 흉골이 으스러지고 흉곽에 구멍이 두 곳이나 뚫려 생명까지 위태로웠다. 다행히 광주 대형동물병원에서 곧바로 응급처치를 받고 입원해서 치료를 받은 끝에 위험한 순간은 넘기고 현재 회복 중이다. 그동안 납부한 병원비만 300만원이 넘고 아직도 치료를 더 받아야 한다.

A씨는 반려견을 공격한 개에 대해 검정색 허스키와 흰색 진돗개로 기억하고 있다. 허스키는 등 쪽은 검고 가슴 쪽은 밝은색이며 덩치가 컸다. 덩치가 더 작은 흰색 개는 밧줄로 된 목줄이 1m가량 달려 있었다.

무안읍에서 화원을 운영하는 B씨도 지난해와 올해 초 황토클리닉타운에서 이 허스키와 진돗개에게 반려견이 두 번이나 공격당해 치료비로 70만원이 들었다. 또 한 달 전쯤엔 이웃집에서 낳은 새끼강아지 다섯 마리 중 세 마리를 물어 죽이기도 했다.

문제의 개들은 떠돌이 개가 아니라 주인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개물림 사고로 경찰이 몇 차례 출동하기도 했지만 그때만 주인이 잠시 묶어 놓을 뿐 다시 풀어주곤 한다는 게 주변인들의 증언이다. 견주는 ‘우리 개가 물었다는 증거가 있느냐?’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들개가 무리를 지으면 공격성이 더욱 강해진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동물 전문가는 “개는 혼자서는 잘 공격하지 않는다. 두 마리, 세 마리가 되면 공격성이 더욱 강해진다”면서 “이미 피맛을 본 만큼 사람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당시 119에 신고했지만 출동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공격한 개들이 현장에 있다면 포획하러 출동할 수 있지만 이미 사라진 뒤라면 찾으러 다니기는 어렵다는 답변이었다.

A씨의 신고를 받은 무안군은 다음 날 포획틀 3개를 황토클리닉타운에 설치하고 위험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 걸었다. 하지만 아직도 문제의 개들은 잡히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며 약한 개체들을 공격하고 있다.

A씨는 “여전히 개들이 황토클리닉타운과 무안전통시장, 목포무안신안축협 인근을 어슬렁거리고 있다”면서 “더 큰 사고가 나야 경찰·소방서·무안군이 나설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