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장사’에 이용당하는 무안의 명산 승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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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장사’에 이용당하는 무안의 명산 승달산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3.08.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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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탄면 달산리 임야 쪼개기 후 묘지 40여기 들어서
진출입로 만든다며 불법 산지전용…무안군 조사 중
주민들, 사실상 공동묘지…형사고발 원상복구 요구

무안의 명산 승달산 자락에 사실상 공동묘지가 조성되면서 불법이 판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산지가 허가없이 전용되고 수십기의 묘지도 불법으로 조성되자 주민들은 형사고발과 원상복구를 무안군에 요구하고 있다.

산지전용 허가 없이 불법으로 조성된 도로
산지전용 허가 없이 불법으로 조성된 시멘트 도로

무안군과 몽탄면 달산·봉명리 주민들에 따르면 8월 22일 이 마을 입구인 감돈저수지 인근 임야에 시멘트 포장도로 공사가 진행됐다. 임도이던 이곳에 길이 150m의 시멘트 도로가 개설되자 주민들이 의구심을 품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산지전용 허가 없이 불법적으로 개설되고 있는 도로였다.

무안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조사한 결과 삼향읍 D영농법인에서 임도를 포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주민들이 인근을 확인한 결과 포장된 도로가 닿는 곳엔 수십기의 묘지가 조성돼 있었다. 이 묘지들의 진출입로를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시멘트 도로를 개설한 것이었다.

묘지가 조성된 임야는 1만5000㎡ 넓이로 기획부동산이 땅을 분할하듯 쪼개져 있어 당초 토지 소유주가 묘지장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2개의 필지가 15년 사이 20개로 분할됐다.
당초 2개의 필지가 15년 사이 20개로 분할됐다.

임야 246번지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13개로 분할돼 개인에게 매각됐고 247번지는 5개로 분할돼 개인과 종중에 매각됐다. 적게는 100㎡에서 넓게는 2700㎡로 분할됐다. 이곳엔 이미 40기 가까운 봉분과 평장묘가 조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위성지도를 확인한 결과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묘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 묘지들은 무안군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묘지로 땅 넓이로 봤을 때 앞으로도 수백기가 더 들어올 수 있는 규모라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

삼향읍 지산리엔 이미 100기가 넘는 묘지가 이 같은 방식으로 들어섰다. 무안의 명산 승달산 자락 곳곳에 사실상의 공동묘지가 들어서고 있다.

봉명마을 주민 A씨는 “마을 앞산에 이렇게 많은 묘지가 들어선 사실을 그동안 알지 못했다. 승달산이 묘지장사에 이용되는 것 같다”면서 “분명한 형사고발과 함께 원상복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불법으로 산지를 전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해 사법처리를 의뢰할 방침”이라면서 “산림훼손과 불법묘지 조성도 원칙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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