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한반도, 아열대 작물 확대에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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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한반도, 아열대 작물 확대에 힘써야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3.10.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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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의회 의원 정길수
전라남도의회 의원 정길수
전라남도의회 의원 정길수(무안1/더불어민주당)

이번 추석 차례상에 샤인머스캣, 멜론, 애플망고 등 열대 과일이 올라간 사진들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 참 웃픈(웃기면서 슬프다) 일이다.

원인은 지난봄부터 시작된 이상기후가 여름의 끝자락인 9월까지 계속되면서 국내산 과일 생산량이 감소했고, 가격이 급등한 이유에서 비롯됐다.

특히, 사과의 경우에는 봄철 고온 피해를 더해 여름에는 폭염, 극한 폭우 등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못해 공급량이 크게 감소했다.

배는 4월 개화기에 온도가 낮아 착과수가 감소했고, 기형과가 많아 지난해에 비해 생산량이 20%가량 감소했다. 포도, 복숭아 등도 마찬가지로 출하량은 낮아 가격이 올랐다.

이처럼 기후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통현상이다. 이제는 변화하는 기후에 맞는 작물을 개발하고 재배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농촌진흥청 ‘2023 아열대 작물 재배현황’에 따르면 전국 아열대 작물(채소·과수) 재배면적은 2020년 406㏊에서 2023년 4125㏊로 6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 중 전남도는 4160농가가 2452㏊에서 2만6125t의 생산량을 보였다. 이는 전체 농가의 56.7%, 재배면적 59.4%, 생산량 50.3%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남도를 제외한 나머지 16개 시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재배 면적이다.

특히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자라는 커피는 연중 기온이 5℃ 이하로 떨어지면 안 되는 대표 열대 작목으로 전라남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설 농가가 확산되고 있어, 전남지역 커피 재배면적(4.7ha)은 지난해 전국 재배면적의 49.5%에 달하며 국내 대표 산지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산 아열대 작물이 외국산 작물에 비해 높은 가격에도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수입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부제 처리, 방역을 위한 훈증 처리 등을 하지 않고 수확 후 비교적 짧은 기간 내 신선한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열대 작물 진입에는 투자비용 부담 등 크고 작은 장벽들이 존재한다.

우선 초기 시설투자비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고소득 작물로 농업인의 선호도가 높은 바나나와 애플망고의 경우 재배시설 조성을 위해 최소 2억원에서 5억원까지 초기자본이 필요하여 농업인의 부담이 적지 않다.

두 번째로 높은 생산비이다. 아열대 작물은 겨울철 난방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저온 피해를 보지 않고 수확할 수 있다. 최근 농업용 전기요금, 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난방비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생산성 향상과 유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수입되는 외국산 아열대 작물에 비해 국내산은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소비 부진과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당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남도가 앞장서 적극적으로 판로확보를 지원하여 농업인들이 아열대 작물의 재배면적을 축소하거나 작목을 전환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아열대 작물의 보급과 확대는 향후 기후변화에 대한 농업 부문의 대응 및 농가의 지속 가능한 소득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하다.

전라남도 차원에서 아열대 작물을 대상으로 생산 및 유통, 소비에 이르는 단계별 현황 및 문제점을 분석하고, 정책지원의 토대를 제공하기 위한 기초자료 수집에 힘을 쏟아야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주권을 지킬 수 있다.

또한 생산 측면에서는 상위 재배면적이 유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재배기술을 정립하고, 재배면적이 축소되는 지역의 기술적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유통 활성화 측면에서 관련 생산·유통업체와 직접 연계하여 로컬푸드와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입점을 지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필자는 지난 9월 열린 제374회 임시회에서 「전라남도 아열대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일부 개정함으로써 전남도 내 아열대 작물 소비 촉진을 위해 공공기관에서 우선하여 구매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이처럼 각 기관들의 여러 노력들이 작은 신호탄이 되어, 미래 한반도 아열대 작물의 재배 중심지 ‘전남’이 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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