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한 달 만에 폐쇄된 국도 77호선…부실시공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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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한 달 만에 폐쇄된 국도 77호선…부실시공 의혹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3.11.10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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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곳곳 무너지고, 금 가고, 침하 되고…주민들 다짐 불량 주장
해제 유월지구 840m 중 150m 문제 발생…사고위험에 7월 폐쇄
전면 재시공한다던 광주국도유지사무소 “하자만 보수하겠다” 돌변

국도 77호선 무안 해제 유월지구 도로가 개통 한 달 만에 각종 하자가 발생해 폐쇄되는 일이 일어났다. 주민들은 다짐 불량을 원인으로 보고 있는데 전면 재시공을 약속했던 광주국도유지사무소는 최근 무너지거나 금 간 곳만 보수하겠다고 주민들에게 밝혀 우려를 낳고 있다.

국도 77호선 만풍지구. 비탈면이 유실되면서 갈라진 노견을 철거했다. 

광주국도유지사무소와 해제면 주민들에 따르면 국도 77호선 무안 유월지구 위험도로 개선공사가 준공돼 지난 6월 개통됐다. 총사업비 41억원이 투입된 이 공사는 도로 선형이 위험한 구간을 개선해 교통의 원활한 소통과 교통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2019년 10월 착공했다. 학천교차로에서 만풍마을까지 총연장 840m를 도로 폭 11.5m로 개량하는 공사다.

하지만 이 도로는 개통 한 달 만에 폐쇄됐다. 지난 7월 잦은 비로 도로 사면이 곳곳에서 붕괴되면서 노체와 노상 일부가 함께 쓸려 내려갔고 길어께는 사람 발이 들어갈 만큼 갈라졌다. 또 노면은 최소 두 곳에서 지반침하에 따라 요철이 발생했다. 도로 아래 암거박스도 균열이 생겼고 길어께 경계석도 갈라지고 있다. 문제의 구간은 학천교차로에서 만풍마을 방향 약 150m가량이다.

비탈면이 유실돼 노체와 노상이 드러났다. 길어께 아래엔 깊은 구멍이 보인다.

도로 개통 전에 이미 마을 주민들은 이 같은 일을 예견하고 국민신문고, 국토교통부 등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마을 주민들은 10m 가까운 성토 과정에서 업체가 흙다짐하는 것을 제대로 본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불량자재가 사용됐다는 민원 때문에 문제의 구간 흙을 파내고 다시 되메우는 과정에서 차선별로 부분적으로 성토가 이루어지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공법으로 공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사람 발이 들어갈 만큼 노견이 벌어져 있다.
사람 발이 들어갈 만큼 노견이 벌어져 있다.

주민들은 전반적으로 다짐이 불량한 ‘부실시공’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광주국도유지사무소는 일어날 수 있는 ‘하자’라는 입장이다. 비탈면 보호공이 녹화되기 전 많은 비가 내려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사고라는 것이다.

특히, 광주국도유지사무소는 당초 문제의 150m 구간을 전면 재시공한다는 입장을 주민들에게 밝혔다가 지난 11월 7일엔 하자가 발생한 곳만 보수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지반이 침하돼 요철현상이 발생했다.
지반이 침하돼 요철현상이 발생했다.

광주국도유지사무소 관계자는 “진동로라가 현장에 있었는데 운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다짐에 대한 시험성적에서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감리업체가 확인했다”면서 “전면 재시공이라는 말을 하기는 했으나 이상이 없는 곳까지 다시 시공하라고 업체에 강요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김모 씨는 “성토된 곳을 굴삭기가 지나다니는 것은 몇 차례 봤지만 진동로라로 다짐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못봤다”면서 “앞으로 계속해서 침하가 일어날 것인데 그때마다 하자보수로 때울 건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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