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이전 모든 좌표 ‘함평’ 가리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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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공항 이전 모든 좌표 ‘함평’ 가리켜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3.11.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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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주민 수용성 가장 중요 입장…함평 찬성 많아
광주시, 군항 함평·민항 무안 이전 제안…최선의 답안
김영록 지사, 군항·민항 동시 무안이전 옹고집 버려야

오랜 숙원인 광주 군공항 이전을 위한 모든 좌표가 ‘함평군’을 가리키고 있다. 광주시가 군공항은 함평으로 민간공항은 무안으로 이전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가능성이 높은 최선의 답안이라는 평가다. 오로지 전남도만 군항과 민항의 동시 무안 이전을 주장하고 있는데 김영록 도지사가 고집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4월 7일 군공항 무안 이전을 반대하는 집회가 남악신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4월 7일 군공항 무안 이전을 반대하는 집회가 1500여명의 무안군민이 참석한 가운데 남악신도시에서 열리고 있다./무안군 제공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11월 15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공항 이전에 대한 광주시 입장문을 통해 “상생, 협력을 바탕으로 군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광주시·전남도·함평군·무안군 4자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이날 “광주 민간공항은 군공항에 임대 형식으로 활주로와 기반 시설을 이용하고 있어 군공항이 이전되면 민항은 독자 운영할 수 없고 민항도 이전해야 하며, 같은 이유로 군공항이 이전되지 않는다면 현재 연 2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민항은 광주에 계속 남아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김 부시장은 특히 “무안공항을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키워야 한다는 게 광주시장의 변함없는 소신이지만, 함평 군민이 동의하신다면 군공항은 함평으로, 민항은 무안으로 동시 이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함평이 유치전에 공식적으로 뛰어들 경우 ‘패키지 이전’이 아닌 군항과 민항 분리 이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루빨리 성과를 내어야 하는 광주시 입장에선 주민 수용성이 높은 함평군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11월 15일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군항과 민항의 분리이전을 제안하며 4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광주시 제공
11월 15일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군항과 민항의 분리이전을 제안하며 4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광주시 제공

광주연구원이 11월 16일 발표한 광주 군공항 유치의향서 제출 관련 3차 찬반 여론조사 결과, 함평군은 찬성 의견 48.4%, 반대 41.8%로 찬성이 6.6%p 높았다. 함평은 지난 10월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찬성 의견이 높게 나타난 이후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무안군은 유치의향서 제출 반대의견이 찬성보다 10% 이상 많았다. 반대 의견이 52.4%, 찬성 42.3%였다.

11월 14일 UPI뉴스가 여론조사기관인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무안군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광주 군공항의 무안군 이전’에 대해 물은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이 59%로 나온 반면, ‘찬성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국방부는 군공항 이전의 최우선 사항으로 주민 수용성을 꼽고 있다. 11월 8일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서삼석 국회예결위원장의 광주 군공항 이전 관련 질문에 “예산보다 더 어려운 게 이전 후보지를 정할 때 다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상익 함평군수가 5월 8일 함평군청 5층 대회의실에서 군공항 유치관련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함평군 제공
이상익 함평군수가 5월 8일 함평군청 5층 대회의실에서 군공항 유치관련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함평군 제공

이상익 함평군수는 지난 5월 광주 군공항을 함평으로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광주시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구 3만명이 무너질 절실한 상황에 대안으로 군공항을 유치해 인구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12월엔 군민 여론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전남도가 1조7천억 개발계획을 제시하며 ‘함평 이전 불가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지만 함평이나 광주시의 절실함이 더 앞선 양상이다.

전남도청 소재지로써 전남 군단위 중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무안군은 군공항을 받아들여야 할 절실함이 없다. 활주로가 확장되고 KTX무안공항역이 문을 열면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는 시간문제이고 광주공항 민항(국내선)이 이전되면 좋지만 군공항과 함께라면 민항도 필요없다는 게 무안군의 입장이다. 내심 군공항의 함평 이전을 바라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5월 15일 오후 도청 브리핑룸에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와 서남권 발전’을 위한 도민께 드리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의 무안공항 동시 이전의 절박함을 큰절로 호소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5월 15일 오후 도청 브리핑룸에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와 서남권 발전’을 위한 도민께 드리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의 무안공항 동시 이전의 절박함을 큰절로 호소하고 있다./전남도 제공

오직 전남도만이 군항과 민항의 동시 무안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김영록 도지사는 군항은 전남으로 가되 민항은 반드시 무안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었던 것과는 입장이 많이 달라졌다.

현행법상 군공항은 이전받을 지자체의 유치의향서가 제출되어야 시작할 수 있는데 반대 여론이 앞선 상황에 김산 무안군수가 도장을 찍을리 만무하다. 전남도가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이전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무안군민들은 광주 군공항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는데 전남도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면서 “군공항은 절실히 원하는 함평으로 가고 민간공항은 최대한 빨리 무안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김영록 지사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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