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 잡는 무안 3조원대 미래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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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잡는 무안 3조원대 미래 비전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3.12.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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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군공항 인근에 스마트시티·무안MRO·RE100산단·K푸드산단 조성?
이미 확정되거나 시행 중인 사업 나열…K푸드산단은 무안군이 100% 부담
군공항이 와야 발전한다는데 군공항 오면 불리한 사업들 많아 ‘아이러니’
광주공항 TV시청 방해받는 70웨이클 이상 면적 132㎢…주변 개발 어려워

전라남도가 무안군에 ‘정주 인구 20만명’ 규모의 스마트 항공 신도시 건설을 포함한 미래 무안 지역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3조원 규모 청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밀어붙이기 이전을 추진 중인 군공항 주변에 핵심 사업장이 위치하게 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 나열되거나 타·시군에도 적용한 재탕 사업도 있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2월 14일 김영록 전남지사가 3조원 규모의 무안 미래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무안군민과의 대화를 갖은 바로 다음 날인 12월 14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무안군을 ‘세계를 잇는 서남권 게이트웨이, 인구 20만 스마트 공항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3조원 규모의 초대형 ‘무안 미래 지역 발전 비전’을 발표했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미래산업과 인프라가 함께 발전하는 글로벌 허브도시를 만들 위해 미래 신산업, 첨단 농산업, 해양관광, 사회간접자본(SOC) 등 6대 비전·21개 계획을 마련했다.

먼저 글로벌 물류 중심지의 잠재력을 갖춘 무안군 일원에 6110억원을 투자해 동북아 항공·물류허브로 육성한다. 현경면 일원에 ‘에어로(항공) 첨단 미래도시(4300억원)’를 만들어 군 공항 이전에 따른 이전 주민과 군인 등 편입 세대와 추후 조성될 미래산단 배후도시로서 안정적인 주거 공간을 마련한다.

이밖에 ‘항공 국가산단’(1810억), ‘태양광 기반 재생에너지 100%(RE100) 특화단지’(2000억), ‘최첨단 화합물 반도체 생태계’ 구축(1000억), ‘K-푸드 융복합 일반산단’(1661억), AI(인공지능) 첨단 농산업 융복합 지구 조성(1조3700억), 무안·신안 국가생태공원조성(1000억), ‘전남형 트램’(660억), 현경 송정-마산 국도 77호선 4차로 확장(1232억), 청계면 도시재생사업(250억), 일로읍 도시재생사업(70억), 현경면 가입항과 해제면 마실항 ‘어촌신활력 증진사업’(100억), 영산강 강변도로(1523억), 남창천 지방하천 정비(359억) 사업 등이 추진된다.

하지만 몇몇 핵심 사업은 군공항 이전으로 인해 오히려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경면 일원에 건설하겠다는 에어로첨단미래도시는 군공항 예정지와 불과 4~5km 거리에 위치해 소음피해를 감내해야 한다. 무안군이 역점 추진 중인 무안항공특화산단도 2km, K-푸드 융복합산단은 5km 등 핵심사업장의 위치가 군공항 주변이어서 군공항이 무안 미래성장을 방해하는 모양이 된다.

[광주공항 항공기 소음 WECPNL 등음선도] 출처/광주광역시 소음지도 작성 및 관리시스템 구축 용역(2017년9월)

연구용역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으로 인한 소음피해 면적이 55웨이클 이상 기준으로 461㎢가 해당된다. 무안군 전체 면적 451㎢보다 넓고 장성에서 나주까지 광범위하다. 55웨이클은 주간 층간소음 기준보다 더 높은 수치다. 전화벨 소리와 같아 TV시청을 방해 받는 70웨이클 이상이 131.9㎢나 돼 군공항 주변은 소음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K-푸드 융복합 일반산단은 무안군이 사업비 1661억원 전액을 부담하는데 마치 전남도가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또 1조3700억 규모의 AI 융복합지구 조성은 이미 함평군 미래비전 발표에 써먹은 사업이다. 또 현경 송정-마산 국도 4차로 확장은 서삼석 국회의원이 역점으로 추진 중이다. 청계면 도시재생사업, 가입항·마실항 어촌신활력사업, 영산강 강변도로 개설사업은 이미 착공된 상태다.

지역에선 함평 미래비전 발표가 군공항 손떼기 보상용으로 이용된데 이어 무안 미래비전 발표역시 군공항 수용용으로 악용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무안 미래비전이 무안군과는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발표된 것으로 알려져 뜬구름 잡기식으로 급조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군공항이 무안공항 인근으로 이전하면 무안군의 핵심 미래비전 사업이 방해받는 꼴”이라면서 “탄약고, 방공포대, 레이더기지를 포함해 이전하는 군공항과 무안의 미래는 함께할 수 없음을 전남도가 직접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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