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으로 마련한 조식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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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마음으로 마련한 조식을 먹으며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4.02.14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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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 입학처 진학협력관 정한성

국립목포대 <천원의 아침밥> 최우수상 수상

목포대 입학처 진학협력관 정한성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국립목포대의 학생회관 1층에 있는 식당으로 가곤 한다. 겨울방학 기간이지만 학생들과 교수님을 비롯한 교직원들로 붐빈다. 카드로 5,000원을 결재하자 식권이 나온다. 식권을 받는 학생의 밝은 웃음을 보자 기분이 좋아진다. 가볍게 손을 들고 목례를 하며 < 수고 많아요>라는 인삿말을 건넨다. 학생도 <맛있게 드세요>라며 목례를 한다.

이 식당에는 근로장학생으로 일을 하는 학생들이 제법 많이 있는데, 이 학생도 그 중의 한 명인 모양이다. 번갈아 가면서 식권 받는 일을 하는지 매번 얼굴이 바뀌지만 다들 표정들이 밝다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공부하면서도 일을 하여 학비를 조달하는 학생들을 보니 어떤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요즘 젊은이들은 힘든 일은 잘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식당에서 식권을 받고, 음식을 나르고, 설거지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참으로 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이 학생들을 이런 일을 하면서 근로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노동의 댓가로 지불되는 돈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직업을 직접 체험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되리라 본다. 이런 체험은 학생들의 성장에 많은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런데 눈에 들어오는 팻말이 하나 있었다. 상당히 오래 전부터 벽에 부착되어 있던 것이다. 그 팻말에는 <2023년 천원의 아침밥 우수학교 최우수상 목포대학교>라고 써 있었다.

작년 12월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관한 <2023년도 천원의 아침밥 우수사례 시상식>이 있었는데 목포대가 영예의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한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목포대는 어떻게 하여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을까 궁금해졌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들에게 말 그대로 1천원에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목포대는 90여대의 버스를 운영해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고 있는데, 이른 아침 통학버스로 등교하는 학생이나 캠퍼스 주변에서 자취하는 학생들 그리고 집에서 다니지만 아침식사를 거른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통계에 의하면 2022년도 청년층(대학생)의 조식 결식률은 59%에 달한다고 한다.

아침밥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아침밥은 영어로 ‘breakfast,’인데 이는 break(깨다, 부수다)와 fast(단식)의 합성어라고 한다. 보통 저녁 식사를 하고 12-13시간 후에 아침 식사를 하므로 이를 단식 상태로 보고 이를 깨는 것이 조식이라고 본 것이다,

아침밥은 건강 증진은 물론 신진대사를 자극해 몸과 뇌를 깨워 두뇌 회전을 잘 되게 해 일의 능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온종일 기분을 좋게하고 점심 때 과식하지 않도록 하여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조식은 열심히 공부해야하는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이라 하겠다.

2022년 12월에 취임한 송하철 목포대 총장은 이런 점을 감안하여 학생복지 핵심 정책으로 조식뷔페 서비스 프로그램을 추진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집밥과 같은 균형 잡힌 질 좋은 아침 식사를 제공하여 학생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식비 부담도 대폭 줄일 수 있도록 했다고 하니, 참으로 부모님의 마음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포대는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과 지역민들이도 조식뷔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은 1천원을 식비로 내지만 교직원과 지역민은 5천원을 낸다. 학교의 시설을 지역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은 항상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려는 목포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생각된다. 목포대의 비전은 <지역과 더불어 세계로 미래로 도약하는 최고 국립대>이다, 이는 항상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같이 발전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투영되어 있다고 보겠다.

오늘은 사무실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조금 일찍 출근했다. 앞에 있는 통학버스에서 학생들이 내렸는데, 몇 명이 식당 쪽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아침식사를 안 하고 출근했는데, 그냥 들어가 업무를 볼까 하다,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는데다, 조식뷔페가 어떻게 나오길레 최우수상을 받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다시 일어 아침 식사를 해보기로 했다.

식당 입구에는 <프리미엄 조식뷔페 레스토랑>이란 글자 밑에 ‘든든한 아침식사로 하루를 건강하게’라고 새겨진 배너가 세워져 있다

식당에 들어가보니 4개의 탁상이 마련되어 있다. 쌀밥 위주의 코너, 와플과 토스토 등 빵 위주의 코너, 시리얼과 쥬스 커피 등의 코너, 그리고 라면도 먹을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다. 거기에 식탁마다 꽃병에 꽃이 한 송이씩 피어있으니 마치 호텔에서 조식뷔페를 먹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접시에 음식물들을 조금씩 담았는데도 접시에 한 가득 찰 정도였다.

쌀밥, 수프, 소세지, 계란, 김치, 야채 샐러드, 오징어무침, 토마토 등이 있고, 라면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도저히 1천원으로는 마련될 수 없을 것 같아, 전윤정 영양사님께 어떻게 이런 식사가 가능하냐고 물어보았다.

영양사님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하여 학생 1인당 1천원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2024년에는 2천원으로 인상된다고 한다. 그리고 전라남도청에서 1천원의 지원을 받고 학교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준다고 한다. 또한 지역에 있는 기업체인 금화에서 매년 닭고기를 현물로 지원해 주는 등 지역사회의 도움도 크다고 한다.

대학교와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하여 대학생들에게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제공해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총장님께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셔서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영양가 높은 다양한 식단을 꾸리다 보니 이번에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 영양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정성을 다 하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도 십년을 보고 있으면 구멍이 뚫린다,’라는 속담이 있다. 무슨 일에나 정성을 들여 애써 하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천원의 아침밥 최우수상> 팻말을 보면서, 그리고 최근에 정문 입구에 붙어 있는 <호남제주권 종합국립대 중 취업률 1위 달성>이란 현수막과 여기저기에 붙어있는 대학생들의 취업 상황이나 각종 자격시험 합격생 등을 알리는 현수막 등을 보면서 어떤 일에나 정성을 다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목포대의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느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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