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일 전 전공노 무안지부장 ‘안타까운 정년퇴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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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일 전 전공노 무안지부장 ‘안타까운 정년퇴임식’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0.06.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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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동3권 보장 투쟁 선봉장, 총리실 점거했다 해임 돼
16년 복직투쟁 했지만 끝내 뜻 이루지 못하고 정년퇴임 맞아
“복직 환영식이었으면 좋으련만…해임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

“복직 환영식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끝내 복직하지 못하고 퇴임식 자리에 서서 죄송합니다. 저와 함께 해임돼 지금도 복직하지 못하고 있는 전국 100여명의 공직자들과 앞으로도 함께할 것입니다.”

정통일 전 공무원노조 무안군지부장

16년 전 공무원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실을 점거했다가 해임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무안군지부 제3기 정통일(일로읍) 지부장의 정년퇴임식이 지난 24일 오후 5시 무안군청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엔 이정운 무안군의회의장, 김회필 무안부군수, 최경문 무안군청 건설국장, 인근 시군지부장과 무안군지부 소속 공무원 등 50여명이 참석해 그의 안타까운 정년퇴임식을 위로하고 인생 2막을 응원했다.

정 전 지부장은 전공노가 2002년 설립된 뒤 정부의 노조탄압이 점차 강화되자 2004년 12월3일 이해찬 총리실을 점거 ‘일방적인 공무원노조 특별법안 철회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공무원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다가 문을 부수고 들어간 국회경위대에 연행됐다. 2005년 4월 전라남도로부터 해임처분을 받았고 이후 전공노 무안군지부장, 통일위원장, 수석부위원장을 맡으며 전국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여 전공노가 자리 잡는데 헌신했다.

또 그 당시 함께 해임된 136명의 해직 공무원과 함께 복직투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들 중 5명은 운명을 달리했고 31명은 복직하지 못한 채 정 전 지부장처럼 퇴임을 맞았다. 아직 100명의 공무원들이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부인 김미연 여사, 정통일 전 무안군지부장, 김동주 현 무안군지부장

정통일 전 지부장은 “6급으로 승진하고 4개월 반 만에 자리를 떠나게 됐다. 네 살이던 딸이 스물두살이 되는 긴 시간동안 복직하려 노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죄송하다”면서 “복직환영식이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당시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을 외치던 수천명이 징계를 받고 136명이 해임됐으며 지금도 100명이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100명이 모두 복직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지부장은 끝으로 “지금 전공노 조끼를 벗었지만 마음과 행동은 예전과 똑같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외로울 것 같다. 안아 달라”는 부탁의 말을 남기고 퇴임사를 갈음했다.

퇴임식에 참석한 이정운 무안군의회의장은 “공무원 권익 신장과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한 정 전 지부장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회필 무안부군수는 “전공노 정착에 선구자 역할을 하신 것에 감사드린다. 퇴임 후에도 무안군정에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공무원 대표로 참석한 최경문 건설국장은 “전공노가 지금까지 온데는 정통일 지부장의 역할이 컸다. 함께 근무했던 옛날이 그립다”면서 그의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기원했다.

참석자들은 끝으로 공무원노동조합 진군가를 힘차게 부르며 정 전 지부장의 인생2막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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