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출신 백정희 작가, 두 번째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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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출신 백정희 작가, 두 번째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 출판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6.0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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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여, 이제 그만 폭력을 멈추어 달라!” 절규

무안출신 백정희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이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됐다.

백정희 소설가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한 삶의 현장을 목도하며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소설 7편을 실었다.

책엔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외양간 풍경』 『말바우시장』 『가라앉는 마을』 『계단 위에 있는 집』 『바람은 길이 없다』 『진혼교향곡』 『마지막 집』이 담겨있다.

『가라앉는 마을』은 소외된 계층과 약자들을 향한 속 깊은 애정으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를 짚어낸다.

가라앉는 마을
백정희 작가의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

표제작이자 작가의 등단작인 『가라앉는 마을』은 자본의 논리가 어떻게 거주자인 인간을 추방하고 배재하는지 잘 보여준다. 마을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농촌 지역에 개발되는 생수공장의 취수 작업으로 인해 마을이 가라앉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의 근원적인 삶의 터전인 ‘땅’이 자본과 문명화에 의해 상실되고 파괴되고야 만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이후 자본의 새로운 축적 논리에 급변하고 있는 현재, 이명박 정권 시기의 ‘뉴타운 재개발’의 광풍으로 휩쓸려간 도시의 주거지를 배경으로 삼은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바람은 길이 없다』와 『계단 위에 있는 집』 『마지막 집』의 등장인물은 낡은 연립주택부터 임대아파트까지 주거 공간에서 가진 자와 빈곤한 자 사이의 차별과 폭력성을 잘 드러내준다.

그 외에도 백화점 식육부에 근무하는 임금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다룬 『외양간 풍경』, 관광 개발에 따른 자연 파괴와 이주를 결정하는 동물들의 비상회의를 그린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작품 표절과 도용의 문제를 조명한 『진혼교향곡』은 우리 앞에 펼쳐진 인간 문제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백정희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인간에게 폭력을 당한 자연은 다시 인간에게 재앙이 되어 되돌아오는 폭력을 생각했다. 그 생명체들의 눈물과 울음소리를 제 펜으로 받아 적어 인간들에게 말하고 싶었다”면서 “인간들이여, 이제 그만 폭력을 멈추십시오!”라고 절규했다.

백 작가는 무안군 청계면 남안리 동암마을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1998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가라앉는 마을』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박화성문학상(『싹』),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상 대상(『탁란』), 전태일문학상(『황학동 사람들』)을 수상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2회 받았고, 소설집으로는 2010년 펴낸 『탁란(托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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