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자기 전국최대 생산지 무안…도자특구 지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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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자기 전국최대 생산지 무안…도자특구 지정해야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12.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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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는 왜 무안으로 집적됐나?…경기도 이천보다 무안이 4배 커
도자산업 세계적 성공사례 많아…특구 지정으로 시너지효과 거둬야
전남서남권 시대별 도자기 변천사
전남서남권 시대별 도자기 변천사

◆도자기는 왜 무안으로 집적됐나?

강과 바다, 산이 발달하고 점토 등 광물이 풍부한 무안은 예로부터 도자생산의 요충지였다. 특히 14~16세기 무안 분청사기, 17~20세기 무안옹기, 20세기 이후 현대 생활자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무안은 전남을 넘어 전국을 대표하는 도자생산단지가 됐다.

무안은 우리나라 3대 도자기 발상지 중 한 곳임이 각종 역사적 문헌들로 증명되고 있다. 황토, 점토가 좋아 조선시대 전라도에서 생산되는 분청사기는 모두 ‘무안물(物)-무안분청’으로 통칭됐고 그 발상지가 무안반도다.

전라도 지방에서 생산되는 자기들이 모두 ‘무안분청’이라는 고유명사로 통칭돼 있었던 것으로 보아 무안분청은 강진청자, 여주백자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도자기 발상지의 한 곳에 해당한다.

‘무안분청’은 고려말 청자의 쇠퇴와 민요의 성장 등으로 초기의 분청에서부터 말기의 분청까지 무안반도를 중심으로 널리 발전해 왔다.

조선후기 및 일전 강점기에 일본으로 다량의 무안분청이 유출되었는데 ‘무안고비끼(무안분청)’, ‘무안하께메(무안귀얄)’는 일본에서 국보급으로 대접받고 있다.

또한, 몽탄면 사천리와 몽강리 옹기마을은 삼국시대부터 옹기, 질그릇이 생산된 유서 깊은 곳이며, 조선 후기부터 1980년대까지 90여호의 옹기마을이 형성돼 호남 및 전국 각지로 공급됐다. 하지만 현재는 완전히 사라지고 청계면에 1개 옹기업체만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에도 무안군은 서남권 도자문화를 이끌어가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전국 도자산업의 중심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생활도자기업 분포도
생활도자기업 분포도

◆연매출, 경기도 이천보다 무안이 4배 커

현대 생활자기는 1942년 목포시 산정동에 국내 최초로 환원백자를 생산하는 ㈜행남자기에서 시작됐다. 백색, 고투광성, 치밀질의 생활자기를 대량생산하는 공장을 시작한 이래 배출된 전문 인력들이 현재의 무안과 목포지역 생활도자 70여개소로 확산됐다. 행남자기는 목포에서 철수했어도 그 후광은 여전하다.

무안군 생활자기 클러스터에는 근로자 20인 이상 도자업체 중 전국의 약 60%가 밀집되어 있다.

무안군 도자관련 업체 총 고용인원은 550여명(3년간 +90명)에 달하고 있다. 무안지역 총매출액은 연간 400억원(3년간 +48억원)으로 무안군의 주력산업에 속한다.

이는 경기도 이천 도자산업특구의 2019년 매출액 88억 원보다 4배 이상 많아 명실상부 국내 최대 도자 생산지이다.

청계농공단지를 중심으로 무안군에는 68개 도자업체가 있으며, 반경 15km 이내 82개 업체가 가동 중에 있다.(전통옹기 3, 전통도자기 20, 산업도자기 52, 파인세라믹 7) 근로자 10명 이상의 생활도자 업체는 전국에서 무안군이 가장 많으며, 우리나라 도자기 생산업체 상위 10개사 중 7개가 영산강 권역에 있다.

전통·생활자기 분포도
전통·생활자기 분포도

◆도자산업 세계적 성공사례 많아

세계 각국에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도자브랜드를 성공시킨 사례가 많이 있다.

네델란드는 델프트도기(陶器, Delft ware)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델프트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구워진 도기로서 16세기 중반 무렵 이탈리아 마욜리카도기의 기법이 네덜란드에 전해진 것이 시초다.

독일은 독일의 기술과 프랑스의 감성으로 만들어진 ‘Villeroy & Boch’ 브랜드의 성공 사례를 가지고 있다. 약 250년의 역사를 지닌 이 브랜드는 독일인 프랑소와 보흐에 의해 1748년에 시작되었고, 4대째 유진·보흐의 시대에 도자 공장을 경영하고 있던 프랑스인 니콜라 빌레로이와 사업 통합으로 빌레로이 & 보흐가 탄생했다.

5인 이하 중소기업 비중이 97% 이상인 이탈리아 도자기 요업 클러스터는 기업 간 거래비용의 절감을 위해 동종 전문업체들이 운집해, 기능적으로 상호의존 체제를 형성함으로써 분업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전문 기업 간 분업화된 유연 생산체제로 국내외 경기변동에 탄력으로 대응이 가능한 효율적인 분업 및 협업체제를 갖추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는 문화와 결합된 도자산업 프로젝트 지원 사업, 장학지원 사업과 같은 도자산업 활동에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컬러 미 마인(Color me mine)은 1991년에 설립돼 ‘Paint-Your-own Ceramic’의 컨셉을 지향하고 있으며 영국, 싱가포르, 캐나다, 홍콩, 일본, 이스라엘,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 160여개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중앙정부와 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및 의지로 구현된 ‘시가라키 도예의 숲’을 통해 도자기를 소재로 창작, 교육, 전시, 판매 등의 다양한 복합기능을 한 곳에 집적화시킨 도자 클러스터의 개념으로 브랜딩함으로써 도자 도시라는 이미지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현대 생활자기/제공: 테라세라믹
현대 생활자기/제공: 테라세라믹

◆특구 지정으로 시너지효과 거둬야

나광국 도의원
나광국 도의원

전라남도는 도자산업 활성화를 위한 실태조사를 내년부터 실시한다.

국내 최고 전통과 최대 규모 생활도자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는 전남은 생활자기 고품질 천연자원인 납석, 도석, 점토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으며, 제토-성형-화공-제형-전사지-완제품 및 기계설비에 이르기까지 분업화된 시스템이 갖춰진 전주기 산업 기반을 보유한 도자기 중심지이다.

무안지역 도자산업 연 매출액은 연간 400억원이다. 이는 경기도 이천 도자산업특구의 2019년 매출액 88억 원보다 4배 이상 많은 매출액으로 명실상부 국내 최대 도자 생산지이다.

이번 전남 생활도자 산업 활성화 방안은 11월 10일 전라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나광국 도의원(무안2, 더불어민주당)이 지적한 “전국 도자 생산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전남 도자산업 육성 방안” 요구에 따라 마련됐다. 내년부터 전남 생활도자 산업 실태조사와 자체 육성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나아가 무안 일대를 도자산업 특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안·목포를 중심으로 한 도자산업 박람회도 개최하고 신기술개발, 수출지원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절실하다.

나광국 의원은 “전남, 그 중에서도 무안은 도자산업특구로 지정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다 갖추고 있다”면서 “융복합 기능성 소재 개발과 같은 고부가가치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해 우리 무안이 도자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중점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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