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들여 더 위험해진 황당한 어항정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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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들여 더 위험해진 황당한 어항정비사업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5.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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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 신월항 어촌뉴딜300사업 후 철부선 “위험하다” 접항 포기
슬로프 ‘8도→12도’로 경사도 50% 증가…폭은 8m 그대로
배도 사람도 모두 위험…무안군 “당장 설계변경은 어렵다”

50억원을 들여 정비하고 있는 어항이 정비 전보다 오히려 더 위험해졌다며 철부선이 접항을 거부해 주민들이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무안군은 설계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고 주민 의견을 반영했을 때 소요예산 등을 파악해 추후 정비가 가능한지를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5월 24일 신월항 어촌뉴딜300사업 현장에서 무안·신안지역 주민들이 공사관계자와 회의를 갖고 있다.
5월 24일 신월항 어촌뉴딜300사업 현장에서 무안·신안지역 주민들이 공사관계자와 회의를 갖고 있다.

무안군 운남면 신월항 인근 상인들과 신월항을 주로 이용하는 신안군 고이도·선도·병풍도·매화도 주민들은 5월 24일 신월항에서 ‘신월항 어촌뉴딜300’사업을 추진하는 무안군과 한국어촌관리공단 관계자를 만나 어항정비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건의했다.

무안군에 따르면 50억원이 투입되는 신월항 어촌뉴딜300사업은 2020년 7월 착공해 2021년 9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주요사업은 ▲선착장 확장 및 높이기 ▲선박 피항시설 신설 ▲어민 작업공간 조성 ▲계류시설 설치 ▲여객 편의시설 조성 ▲선착장 안전시설 설치 등이다.

기존 시설에 덧대 슬로프를 높이면서 경사도가 8도에서 12도로 증가했다.
기존 시설에 덧대 슬로프를 높이면서 경사도가 8도에서 12도로 증가했다.

5월 24일 현재 공정률 75%를 달성한 가운데 신월항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사람 잡을 공사”라며 즉각적인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은 철부선이 슬로프 끝에 수평으로 접안할 수 있지만 기상이 나쁠 경우 슬로프 왼쪽 또는 오른쪽에 45도 각도로 접안하게 된다.

슬로프 경사가 심해지면서 차량이 오르내기리 힘들어졌다.

문제는 슬로프 경사도가 정비 전보다 급해져 대형 철부선이 접안하기 위험해 졌다. 기존 8도이던 슬로프는 정비 후 12도로 경사도가 50%나 증가했다. 반면 슬로프 폭은 8m로 정비 전이나 후나 같다.

좁은 슬로프와 급격한 경사로 인해 대형 또는 소형 화물차가 짐을 싣고 철부선에 오르내릴 때 전복될 위험이 매우 높다. 또 바람이 심한 날은 철부선이 밀려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급경사로 인해 철부선 램프의 접안면적이 적어 자칫 오르내리는 차량이 바다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이곳을 하루 네 차례 운항하던 300톤급 철부선은 운항을 포기한 상태다. 섬 주민들은 뭍으로 나가기 위해 5km나 더 떨어진 압해읍 가룡항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슬로프 각도를 낮추고 폭을 넓힐 것을 무안군과 한국어촌관리공단에 요구했다.

해수가 원활히 유통되지 않아 각종 해초가 쌓여 썩으면서 악취가 진동한다.
해수가 원활히 유통되지 않아 각종 해초가 쌓여 썩으면서 악취가 진동한다.

주민 A모 씨는 “일반 차량도 슬로프 경사가 심해 오르내리기 어렵다. 겨울철 결빙이나 이끼 증식으로 인해 고령 노인들이 낙상할 우려도 높다”면서 “주민들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슬로프 중간에 해수유통 통로를 만들지 않아 김, 파래, 감태 등 해초가 접안시설에 쌓이면서 썩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월항 상인회 관계자는 “철부선이 들어오지 않아 장사가 전혀 되지 않는다. 운남면 소재지도 피해가 크다”면서 “철부선이 접안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덤프트럭이 내리는데 성공했지만 램프와 슬로프의 맞닿는 면적이 적어 위험해 보인다.
덤프트럭이 내리는데 성공했지만 램프와 슬로프의 맞닿는 면적이 적고 기울기 차이가 커 위험해 보인다.

이에 대해 공사를 대행하고 있는 한국어촌관리공단은 대형화물차가 오르내리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빈축을 샀다. 망운 탄도에서 폐기물을 나르는 대형 덤프가 신월항으로 나오는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실험당일 바람이 불지 않은 가운데 겨우 덤프가 내리는데 성공했다”면서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급경사 슬로프
급경사 슬로프

무안군은 공정률이 75%에 이르렀고 예산의 한계가 있어 당장 설계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려면 별도의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현재 완료된 시설에 손을 대기는 어렵고 소요예산을 파악해 추후 보완이 가능한지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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