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안에 푹 빠지게 된 일 순위는 자연(꽃)이다. 알록달록하고 초록초록한 세상에 들어서니 요즘 말로 ‘갬성’이 폭발한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건 무안 생활에서의 덤이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시장 구경, 나는 시장 구경을 좋아한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 흥정하는 사람들 사이를 걷다 보면 진짜 지역민이 된 듯 한 기분이 든다. 일로 오일장 맛집 중 인기 최고인 튀김집에서 튀김 사먹는 재미가 쏠쏠하고, 맛집이라 역시 줄이 너무너무 길고 장날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어릴 적 먹던 맛, 오랜만에 추억 소환되는 맛을 느끼며, 그 와중에도 몸빼바지 하나 사고, 간판에 ‘또오슈’ 문구를 보니, 괜히 ‘또오슈’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주말에 빠질 수 없는 호사, 브런치!
주말의 아침은 무조건 브런치로 시작한다. 늘어지게 늦잠을 잔 뒤 바삭한 빵을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비로소 떠나야겠구나 하는 기분이 든다. 도시에서만 7일을 살았던 내가, 이제는 일주일에 5일은 시골, 2일은 도시 생활로, 시골과 도시의 삶(5촌 2도)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핫한 제품들은 매장 문을 열기 전 새벽부터 줄을 서서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오픈런(open run)을 겪는데, 늦게 가면 매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매장에 들어가도 볼 수 있는 물건이 없는 경우도 많다. 참고로 요즘은 대신 줄을 서는 오픈런 알바까지 생겼으며, 고가의 명품, 시계, 잡화 등 쇼핑 관련해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경쟁하듯이 뛰어 들어갈 때 사용하는 단어다. 그렇다면 오픈런은 왜 일어날까? 첫째, 입장 인원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물품 가격 인상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세일 기간과 물품의 양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오픈런의 대명사가 바로 맛집이 되었다. 맛집은 파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맛집의 공간도 중요하며, 직접 가서 먹으며 공간을 경험하고, 사진으로 남겨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줄을 서야 한다. 마찬가지로 무안의 현지인 맛집은 평일 점심시간에는 1시간씩 줄을 설 때도 있고, 저녁에 가면 다 팔렸을 때도 많으니, 미리 전화해 보고 방문해야 하는 식당들도 많다. 무조건 웨이팅은 필수라고 알려져 있으나, 나는 아무리 맛집이라도 웨이팅하는 건 별로 안좋아해서 오히려 오픈런을 즐긴다.
재료 소진 시 조기마감 방문 전, 전화 먼저 달라는 돼지육회, 앞다리볶음 맛집. 밑반찬도 맛있는 무안 현지인 장어탕(아나고탕) 맛집. 고향의 별미 짚불구이와 칠게장비빔밥은 완전 바다맛으로 주말 웨이팅은 기본이고 짚불 삼겹살 굽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한우생고기, 한우구이, 한우샤브샤브 세가지 요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경상도에서는 뭉티기라고 부르는 생고기로 시작해서, 한우 구워 먹고 배불러도 샤브샤브 이건 못참지! 이렇듯, 서울에서 웨이팅 맛집은 2-3시간이 기본이라 1시간 정도야!!!
비쥬얼도 오지다, 왠지 정감 가고 촥 감기는 이 표현이 좋다. 그래서 항공샷 건지기 성공!
오늘도 어김없이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우리동네 맛집으로 마실을 나가보자.
근영아! 목포 맛집이 어디야~~ 맛있는 집 추천 좀 해줄래?
언니~ 목포는 다 문만 열고 들어가면 맛집이에요~~~~
그렇다, 무안도 다 문만 열고 들어가면 맛집이다.
나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순간, 어쩌다 한 번 누리는 특별함이 아니라 일상적인 특별함이면 더 좋겠다. 작은 것이라도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누릴 줄 아는 사람만이 소비문화를 바꿔나간다. 무안을 찾는 방문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까? 고객의 경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과 최적화된 도구(편의성, 안전성, 효율성 등) 또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