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흰발농게’·‘대추귀고둥’ 수난…번엔 ‘액비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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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흰발농게’·‘대추귀고둥’ 수난…번엔 ‘액비 유출’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06.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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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 뿌린 액비 바다로 흘러들어…준설 이어 두 번째 ‘서식지 파괴’
지난달 청계 돈사 액비유출 이어 한 달 만에 또 사고 ‘경각심 필요’

보호가 필요한 멸종위기야생생물이 서식하는 무안군 현경면 평산리 앞바다 공공수역에 액비가 흘러드는 사고가 발생했다. 3주전 물길 준설로 서식지가 파괴된데 이어 또 한 번 멸종위기종 생물이 수난을 겪었다. 특히, 불과 한 달 전 청계면에서 공공수역 액비 유출 사고가 발생한바 있어 돼지농장 관리자들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무안군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6월 27일 오후 2시 현경면 평산리 앞바다에 심한 악취를 동반한 시커먼 물이 4시간 이상 유입됐다. 이곳을 모니터링 하던 환경단체에 의해 발견돼 수사기관에 신고 됐다.

무안군과 목포해경, 무안경찰 등이 출동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이곳 공공수역에서 1km가량 떨어진 돼지농장에서 액비유출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장 바로 옆 밭에 살포한 액비가 넘쳐서 수로를 타고 바다까지 유입됐다. 이날 흘러든 액비로 수문 근처의 작은 물고기가 죽기도 했다. 해당 농장은 돼지 250여두를 사육하는 소규모 농장이다.

액비가 유출되고 있는 수문에 무안군, 목포해경 관계자들이 출동했다.

농장주는 “밭에 액비를 살포하고 외출했는데 흘러넘쳐 수로를 타고 바다로 흘러든 것 같다”고 무안군에 진술했다.

농장주가 액비를 살포했다는 밭

액비가 유출된 바다는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대추귀고둥’과 ‘흰발농게’의 주요 서식지여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곳 함해만은 우리나라 갯벌습지보호구역 1호이자, 람사르습지로 등록돼 있고 갯벌도립공원이기도 하다.

6월 6일 수문이 막혀 민물이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이유로 무안군이 갯벌과 모래를 준설해 서식지가 파괴된 지 불과 3주 만에 액비로 인한 서식환경 파괴가 또 일어났다.

특히, 무안에서는 불과 한 달 전인 5월 30일 새벽 청계면 복용리 소재 돼지농장에서 액비 30~50톤이 인근 하천으로 유출돼 물고기가 죽고, 논에 물을 대던 농민들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액비 이동용 호스가 빨대 역할을 하면서 중력에 의해 저장고 안에 있던 액비가 밖으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의 또는 사고로 인해 돼지 분뇨가 공공수역으로 흘러드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농장관리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안군 관계자는 “30~40톤의 액비를 밭에 뿌렸고 이중 일부가 넘쳐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7조(배출시설 및 처리시설의 관리 등)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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