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완숙토마토’로 1억8천 연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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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완숙토마토’로 1억8천 연소득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3.05.03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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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농어가 탐방, 50년 재배경력 자랑…삼향읍 유교리 나송수 씨

“농촌에 살려면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인내심도 강해야 합니다. 돈으로 농사짓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작물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져야 필요한 것, 부족한 것이 한 눈에 보입니다.”

삼향읍 유교리에서 평생을 살아오고 있는 나송수(75세) 씨는 5940㎡(1800평) 비닐하우스에서 완숙토마토를 재배해 연평균 1억80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토마토 재배경력만 50년을 자랑하는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토마토 장인이다.

삼향읍 유교리에서 50년째 토마토농사를 짓고 있는 나송수 씨
삼향읍 유교리에서 50년째 토마토농사를 짓고 있는 나송수 씨

◆68년 한해(旱害)에 유교리에서 처음 토마토 재배

남미 페루가 원산지은 토마토는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19세기 초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토마토는 미국에서 정부와 업자 사이에 과일이냐 채소냐 시비가 붙어 미 대법원에서 채소로 판결을 내렸다. 과일과 채소의 두 가지 특성을 갖춘 토마토는 비타민과 무기질 공급원으로 아주 우수한 식품이다. 세계적 장수촌으로 알려진 안데스 산맥의 빌카밤바(Vilcabamba) 사람들이 토마토를 많이 먹은 덕분에 장수를 누렸다고 전해오고 있다.

토마토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에는 구연산, 사과산, 호박산, 아미노산, 루틴, 단백질, 당질, 회분, 칼슘, 철, 인, 비타민 A,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C, 식이섬유 등이 있다. 비타민 C의 경우 토마토 한 개에 하루 섭취 권장량의 절반가량이 들어 있다.

‘슈퍼푸드’의 대명사인 토마토가 삼향읍 유교리에서 처음 재배된 것은 가뭄이 극심했던 ‘68년 한해(旱害)’ 때다. 삼향면 농촌지도소에서 근무했던 안영식이라는 직원이 유교리에 살면서 대나무와 마름으로 만든 터널 하우스에서 재배를 시작했고 마을 주민들에게 재배방법을 알려줘 가며 권장해 여러 주민들이 토마토 농사에 뛰어들었다. 당시엔 토마토가 너무나도 생소한 작물이라 급속도로 확산되지는 못했지만 서서히 재배면적이 늘었다.

◆재배경력 50년 자랑…전국에서 손꼽히는 나송수 씨

나송수 씨는 1973년 경 토마토 농사를 시작했다. 잠시 사업차 외지에 나갔지만 잘 되지 않아 몇 년 만에 유교리로 돌아와 다시 토마토 농사를 시작했다. 흔치 않은 작물이라 그럭저럭 소득이 됐고 1998년 IMF때 지금의 하우스를 지어 규모화를 이뤘다. 5940㎡(18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는 2005년 폭설에도 전혀 피해가 없을 만큼 당시에는 보기 드문 최신시설로 지어졌다.

현재 나송수 씨보다 먼저 토마토 농사를 시작한 선배들은 모두 돌아가시거나 고령으로 농사를 접었고 그가 유교리에서 가장 오래된 농사경력을 자랑한다. 10년 전부터는 오로지 완숙토마토에 전념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토마토 장인이다.

◆연간 100톤 생산 1억8000만 원 소득

토마토 농사로 큰 위기에 빠져본 적은 없지만 연대보증과 파프리카 재배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절이 있었다. 맞보증이 가능했던 당시 3곳에서 사고가 터졌고 농사를 계속해야 했던 그는 회생자금까지 받아가며 3곳의 채무와 본인의 채무까지 모두 상환한 것이 불과 3년 전이다.

15년 전엔 인기가 급상승했던 ‘파프리카’ 재배에 뛰어들었다가 3년을 고생했다. 토마토 재배면적은 줄어들고 파프리카는 급속도로 늘어나다 보니 파프리카 가격이 급락했다. 돌파구로 유교리 다섯 농가가 일본 수출길을 열었지만 호되게 당하기만 했다. 수출업자가 잔류농약이 검출됐다며 다시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일본에 가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 울며겨자먹기로 폐기물 처리비용을 지급하고 일을 마무리했다. 물건도 잃고 폐기물처리비용까지 지급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금은 농사가 안정돼 연간 1억8000만 원에서 가격이 좋을 때는 2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주로 목포공판장과 원예농협에 출하하고 있다. 외부 인부를 쓰지 않고 아내 양사순(69세) 씨와 아들, 딸 등 모두 네 명이 함께 농사짓고 있다. 아들과 딸 배우자는 직장생활을 해 충분히 가정을 꾸릴 여유가 있다.

◆유교리토마토작목반 큰 힘

유교리토마토작목반은 한 때 회원이 50명을 넘었었다. 지금은 고령화로 사망하거나 농사를 포기한 반원들이 많아 18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월 5일이면 코로나19 시기 빼고는 한 번도 빠짐없이 월례회의를 갖고 정보와 음식도 나누고 있다. 필요한 자재를 공동구매하고, 공판장이나 행정기관에 의견을 내고 관철시키는 일에도 한마음 한뜻이다.

나송수 씨는 “돈이 있다고 농사를 잘 짓는 것이 아니다. 농촌에 살려면 부지런하고 성실해야 한다”면서 “경함만큼 좋은 스승이 없고 부지런함만 한 비료가 없다”고 말했다.

“매일아침 하우스를 한 바퀴 돌고 밤낮으로 작물 보살피는 일을 게을리 한 적 없다”는 그는 “작물과 대화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 져야 제대로 된 농사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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