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새우 2모작 양식 신기술…소득도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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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새우 2모작 양식 신기술…소득도 두 배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3.08.0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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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농어가 탐방…수조식+축제식 혼용…현경면 현화리 유성수산 김우석 대표

“대충은 없습니다. 철저한 기록과 관리, 그리고 거기에서 얻어지는 자신만의 매뉴얼이 있어야 최고의 새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아낌없는 투자와 가장 좋은 자재를 사용해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왕새우 생산을 목표로 오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경면 현화리에서 육상 수조식과 축제식을 혼용한 신기술을 사용해 왕새우(흰다리새우)를 생산하는 (유)유성수산 김우석(66세) 대표는 “좋은 새우를 생산하려면 좋은 자재를 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새우 양식에도 벼농사처럼 2모작을 도입한 김 대표는 7월에서 11월까지 다섯 달 동안 왕새우를 출하해 매출도 노지 축제식에 비해 두 배를 올리고 있다.

현경면 현화리 (유)유성수산 김우석 대표

◆젊은 시절 김 양식 시작으로 신안서 새우양식 전환

해남이 고향인 김우석 대표는 군대를 제대하고 스물세 살 되던 해에 영암에서 김 양식과 김 종묘를 생산했다. 젊은 나이였지만 직원을 열세 명 거느릴 만큼 크게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영산강하굿둑 건설로 김 양식을 접게 됐다. 여기에서 나온 보상으로 부동산 임대업과 재테크를 하면서 우연히 신안 증도 바닷가 땅 3만평(9만9000㎡)을 매입하게 됐다. 재테크에도 소질이 있었지만 다시 양식을 해보고 싶었던 그는 2007년 1만5000평(4만9500㎡) 규모로 노지 축제식에서 새우양식을 시작했다. 2017년 태양광발전으로 전환하기까지 10년 동안 새우양식에 종사했다.

그는 새우양식을 접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신기술을 공부하기 위해 4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고 지금의 현경면 현화리에 7000평(2만3100㎡) 부지를 마련해 비닐하우스 내에 육상 수조식 양식장 1000평(3300㎡)을 건설하고 2020년 2월 첫 새우를 생산했다. 놀랍게도 겨울에 22미(1kg) 특등급을 만들어 냈다. 가격도 1kg당 2만8000원으로 최고를 받았다. 하지만 생산 한 달 만에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새우값은 곤두박질 쳤다. 양식은 잘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시설하우스 수조식 양식장
시설하우스 육상 수조식 양식장

◆육상 수조식과 축제식 결합한 신기술

김우석 대표가 4년 동안 배우고 연구한 양식방법은 실내 수조식과 노지 축제식을 혼합한 새로운 방식이었다. 시설하우스 내 수조 면적만 1000평(3300㎡), 노지 축제식은 2600평(8580㎡) 규모다. 당시 이러한 방식의 양식장으로 볼 때 전남에서는 가장 크고 전국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수조식과 축제식을 혼합하면 왕새우를 양식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보통 노지 축제식은 5월 15일에서 25일 사이 치어를 입식하지만 실내 수조식은 3월 초면 입식할 수 있다. 올해 김 대표는 3월 5일 치어를 입식 해 중간 사이즈로 키운 뒤 노지 축제식으로 옮겨 7월 15일 첫 출하를 시작했다. 왕새우가 스트레스나 질병 등 데미지가 없는 경우 가장 빨리 키울 수 있는 절대시간을 통상 4개월로 보는데 이에 거의 근접했다. 새우 크기도 30미(1kg) 사이즈로 충분히 자란 상태였다.

노지 왕새우가 들어간 뒤에도 유성수산 왕새우는 11월 중순까지 출하된다. 이때가 되면 가격도 껑충 뛴다. 새우업계에선 이것을 2모작으로 부른다. 올해 유성수산의 매출목표는 도매로 7억원, 택배로 1억원 등 총 8억원이다.

축제식 양식장
축제식 양식장

◆최고의 수질·사료·미생물 사용…철저한 관리가 비결

유성수산 왕새우는 탱글탱글한 식감을 자랑한다. 퍽퍽한 맛이 훨씬 덜하고 단맛이 강하다. 비결은 결점 없는 완벽한 사육관리에 있다.

김우석 대표가 가장 신경쓰는 것은 수질이다. PH와 수온은 아침저녁으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검사한다. 특히 2중 침전방식과 소독이 눈길을 끈다. 인근 바다에서 물을 끌어와 6000~7000톤 규모인 1차 침전조에서 침전한 뒤 소독한다. 또 하우스 내 수조에서 사용하는 물은 2차 침전조에서 침전과 소독을 다시 한번 거친다. 치어가 사는 만큼 깨끗한 수질관리에 힘쓴다. 노지 축제식은 1차 침전과 소독한 물을 사용하지만 김 대표는 앞으로 8000만원을 들여 여과기를 설치해, 2중으로 정화하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 정도면 종묘장 수준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탱글탱글한 식감을 자랑하는 유성수산 왕새우
탱글탱글한 식감을 자랑하는 유성수산 왕새우

또 수질 오염의 주범인 새우 배설물은 별도의 거름장치를 만들어 수거해 줌으로써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생물은 과하다 싶을 만큼 충분히, 적절한 시기에 공급한다.

사료에도 그만의 비법이 있다.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와 면역력 강화에 필요한 네 가지 성분을 흡착, 코팅시켜 급여한다.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고 폐사가 없는 완벽한 환경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그는 매년 국립수산과학원으로부터 유해물질 검사를 받아 전체가 불검출인 성적서를 공개하고 있다.

본인의 양식 방법을 ‘세미 바이오플락’이라고 설명한 그는 정부의 ‘바이오플락’ 방식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환수를 하지 않고 양식하는 바이오플락방식으론 많은 새우를 양식할 수 없어 경제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김우석 대표는 “정부 융자를 받으려면 정부가 만든 매뉴얼에 따라야 하는데 환수가 없는 바이오플락방식으론 절대 많은 양의 새우를 키울 수 없다”면서 “보조와 융자는 정부가 하되 양식 방법은 어민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수산
유성수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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