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에서 귀농 후 연매출 3억 CEO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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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에서 귀농 후 연매출 3억 CEO로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1.12.31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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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농어가 탐방(12)] 손두부 밀키트로 대박…일로 토브식품 김진 대표

“식품 판매는 소비자와의 신뢰가 중요합니다. 공장을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두부 만들기 체험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울여 왔던 소소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 같아 무척 보람되고 기쁩니다.”

무안군 일로읍에서 토브식품을 운영하는 김진(44세) 대표는 귀농 5년차 새내기 CEO다. 남편과 두 자녀, 친정아버지와 무안으로 귀농한 뒤 직접 손두부를 만들어 올해 매출 3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두부 두루치기 밀키트가 아이디어스에 입점하면서 대박을 쳤는데 김 대표는 판매 방식의 중요성을 실감하면서 무안의 질 좋은 농산물로 만든 제품을 팔아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토브식품 김진(오른쪽) 박상기(왼족) 부부
토브식품 김진(오른쪽) 김상기(왼족) 부부

■ 전업주부로 살다 쉬고 싶다는 남편 따라 귀농

전북 익산이 고향인 김진 대표는 축산물 유통업에 종사하던 남편 김상기(50세) 씨와 결혼해 경기도에서 15년을 전업주부로 살았다. 회사 임원까지 지낸 남편이 “쉬고 싶다”며 농촌생활을 원했고 나주에 살던 친척이 몽탄면 당호리에 있는 한우 축사를 소개시켜주면서 무안군과 인연을 맺었다.

남편 퇴직금으로 축사와 집을 구입하고 두 자녀, 친정아버지와 함께 2016년 한우 36마리를 사육하면서 그의 귀농생활은 시작됐다.

준비 없이 쉬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귀농생활은 당연히 순탄치 않았다. 꼬박꼬박 나오던 월급이 사라지고 이제 막 키우기 시작한 한우는 돈이 되지 못해 2년을 생활비 걱정에 시달렸다. 생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발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로읍에서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벌이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연뿌리 손두부

■ 무안의 특색을 담자! ‘연뿌리 손두부’ 탄생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새로운 길을 찾기로 했고 그것이 바로 손두부였다. 김 대표는 평범한 두부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일로읍의 특산품인 연근을 두부에 넣기로 했다. 무안군농업기술센터와 ‘연근 손두부’의 전망에 관해 상의했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날 이후 김 대표와 남편 상기 씨는 전국 유명한 손두부집을 찾아다녔고 두부 생산기계 공장까지 견학을 다녀왔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두부 생산에는 성공했으나 문제는 판로였다.

2019년 5월 일로농협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을 시작했지만 하루 대여섯 모가 판매량의 전부였다.

농협전남지역본부 로컬푸드 매장, 목포하나로마트 로컬푸드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시식행사도 진행하면서 평판이 좋아져 하루 10~20판을 꾸준히 판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두부 두루치기 밀키트
두부 두루치기 밀키트

■ 아직 목마르다!…두부 두루치기 밀키트로 대박

하지만 매출의 신장은 거기서 한계였다. 마트나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려면 햇썹(HACCP) 인증이 필요했지만 1억 원 안팎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 다른 길을 찾기로 했다.

그는 젊은 층 답게 SNS를 활용했다. 올해 5월 평소 자녀들에게 해주던 ‘두부 두루치기’ 요리 영상과 함께 밀키트(손질된 식재료와 믹스된 소스를 이용해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식사키트)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의외로 좋은 반응이 나왔고 국내 핸드메이드 플랫폼인 ‘아이디어스’에서 곧바로 입점 제의가 들어왔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올린 ‘두부 두루치기’ 밀키트. 그런데 그날 밤 주문 알람이 새벽까지 300회 이상 울려 잠을 설쳤고 남편과 함께 부랴부랴 재료를 확보해 어렵사리 납품량을 채울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해먹는 간편식인 밀키트가 인기를 끌었고 개당 1만29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하루 300~400개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김 대표가 손두부 사업을 시작한 첫해인 2019년 7천만 원, 2020년 1억7천만 원, 올해는 3억 원의 매출이 예상돼 무안군 대표적인 귀농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친정아버지와 남편이 하는 한우사육도 100두 규모로 성장해 남부럽지 않은 기반을 다졌다.

“무안에는 질 좋은 제품이 많은데 판매가 안 된다”는 김진 대표는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사람), 파워블로거(방문자가 많아 영향력이 큰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자), 라이브커머스(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 등 다양한 판매방법이 있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게 농촌의 현실”이라면서 “협동조합을 만들어 무안 농산물로 만든 제품을 컨설팅 해 판로를 개척해주는 일을 앞으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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