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업에서 양계업으로 전환 연 3억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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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업에서 양계업으로 전환 연 3억 매출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2.09.06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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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농어가 탐방 “농어업에서 희망을 찾다!”
망운면서 육계농장 16년차 운영…목화농장 김화실 대표

“닭은 곧 치킨이 대표 하고 치킨은 간식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대형(3kg)으로 사육해 소고기, 돼지고기처럼 정육(발골육)으로 유통돼 가정에서 주식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 육계시장은 프렌차이즈 유통 소비가 많아서인지 오랜 세월 시설도 현대화되고 사육기술이 좋아 졌음에도 사육 중량은 10년 전보다 오히려 작아 졌습니다. 백색육으로 질 좋고 건강한 식재료 임에도 활용되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앞으로 닭고기가 간식이 아닌 다른 육고기들처럼 가정에서 주식으로 인정받고 사랑받는 건강한 먹거리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망운면 목화농장 김화실 대표
망운면 목화농장 김화실 대표

망운면 송현리에서 목화농장을 운영하는 김화실(57) 대표는 “닭고기가 간식이 아닌 주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크게 키워서 정육으로 유통해야 한다”고 말한다.

평범한 직장에 다니다 축사를 짓던 건축가에서 16년 전 양계업에 뛰어든 김 대표는 대한양계협회 무안군육계지부장으로 육계인들의 고충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축사 짓던 건축가에서 양계업 전환

운남면이 고향인 김 대표는 20대에 타지에서 평범한 직장을 다니다 30년 전 무안으로 내려와 건축일을 시작했다. 우사, 돈사, 계사 등을 전문으로 하는 건축업을 하면서 축산시설만큼은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였다.

2002년 망운면 송현리 성동마을에 건축주의 의뢰로 계사 1200평(3690㎡) 규모를 짓는 일을 같이하게 됐는데 그 계사가 지금 그의 일터가 될 줄은 당시엔 몰랐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유럽식으로 지어진 계사로 동당 600평(1980㎡) 규모여서 큰 편에 속한다.

벽돌건물에 자동 급이, 급수, 환기시가 되는 최첨단 시설로 지금도 어디에 뒤지지 않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그때 공사를 같이한 인연으로 4년 동안 운영하던 농장주가 김 대표에게 ‘인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왔고 고심 끝에 16년 전 인수해 지금에 이르렀다.

목화농장 계사
목화농장 계사

■2년 동안 고통의 시간 겪어

축사 건축을 하며 배운 노하우로 누구보다 축산 시스템을 잘 안다고 생각한 그는 닭도 잘 키울 자신이 있었다. 그는 축산 시설, 환기시스템에 대한 컨설팅을 해 줄만큼 그 분야 전문가였다. 하지만 실제 사육은 달랐다. 축사 시설이 좋고 시스템이 잘되어있어도 운용 체계가 잡히지 않고 시스템에 맞는 활용을 하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불가능 했다.

당시에 1.3kg까지 키우는 데도 질병에 시달리고 많은 폐사로 힘들었다. 사룟값, 병아릿값, 약품비 등을 제하면 납품회사로부터 고작 600만원을 받는데 그치기도 했다. 지금은 회사에서 원하는 중량까지 키우는데 별 어려움 없이 사육 할 수 있게 됐다. 축사의 지리적 여건과 계절변화에 따라 농장에 맞는 프로그램이 갖춰지게 됐다. 외출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생했던 2년이 밑거름이 돼 지금의 목화농장을 만들었다.

또 다른 어려움도 있었다. 정전 사고로 키우던 닭의 절반인 4만수가 한꺼번에 폐사하기도 했다. 정전이 되면 경보가 울리고 비상발전기도 갖추고 있었지만 하필 그가 농장을 비운사이 사고가 났고 환기가 되지 않아 20분 만에 고온으로 닭이 폐사했다.

목화농장 내부
목화농장 내부

■전국 10% 안에 드는 우수농장으로 성장

그는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그만의 프로그램을 기본에 충실해서 만들었다. 닭을 출하하고 나면 14일에서 21일 정도 휴지기를 갖는다. 이 때 계사의 천정과 벽, 바닥까지 깔끔하게 청소하고 건조한 뒤 소독을 4번 실시한다.

또 축사입구 소독 시설은 365일 작동한다. 겨울에도 얼지 않고 작동할 수 있도록 2천만원을 들여 소독시설을 보수했다. 농장은 항상 깨끗하게 정돈한다는 원칙하에 친환경과 햇썹(haccp), 깨끗한 농장 인증을 받았다.

목화농장은 1회에 8만수씩 1년에 일곱 번, 총 56만수를 생산한다. 1년 매출은 3억 원 가량이고 사육비용으로 매출의 35% 정도가 소요되는데 타 농장에 비해 효율이 좋은 편이다. 계약 업체에서 폐사를 감안해 병아리를 103% 입식해주는데 출하율이 101%로 안정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전국에서 10% 안에 드는 준수한 성적이다.

■닭고기 ‘간식’ 아닌 ‘주식’으로 전환돼야

그가 생산하는 닭은 1.5kg에서 1.8kg로 백숙, 볶음 등의 요리에 사용된다. 닭은 3kg, 크게는 5kg까지 키울 수 있다. 외국에선 3kg 내외의 닭을 보편적으로 튀김, 볶음, 탕 등의 요리에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튀김용인 1.2kg~1.5kg가 주로 유통되는데 일각에선 ‘맛없는 닭을 비싸게 먹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화실 대표는 “닭은 치킨, 치킨은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우리나라 닭고기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닭은 크게 키울수록 아미노산이 증가해 맛이 좋아진다. 크게 키워서 뼈를 제거하고 소고기, 돼지고기처럼 정육으로 유통하는 시장을 확대해 주식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안국제공항 인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그는 광주 군사공항 무안이전을 적극 반대했다.

김 대표는 “전투기 소음으로 인해 축산 농가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지가하락 등 재산가치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관광 산업도 위축되고 농산물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 만큼 군사공항이 오면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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