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단호박 재배 3.3㎡당 3~4만원 고소득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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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단호박 재배 3.3㎡당 3~4만원 고소득 올려
  • 서상용 기자
  • 승인 2022.05.09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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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농어가 탐방 “농어업에서 희망을 찾다!”
무안 농업의 선구자…땅지기영농법인 정한수 대표

“두 달에 한번 씩 돈이 나오는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무안은 1년에 두 번 돈이 나오니까 힘들죠. 작기가 짧은 농사를 여러번 지어서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무안군이 작물 선정, 시범포를 활용한 재배방법을 연구해 농민들에게 전수했으면 합니다.”

무안읍 용월리에서 단호박과 양배추 등을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정한수(71) 무안땅지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걷는 지역농업의 선구자다.

무안땅지기영농조합법인 정한수 대표
무안땅지기영농조합법인 정한수 대표

◆공직생활·대기업 건설사 근무, 이색 경력

무안땅지기영농조합법인 정한수 대표는 공직생활과 대기업 건설사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는 이색 농사꾼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그는 성남시청에서 근무하다 적성에 맞지 않아 도로공사로 이직해 5~6년 정도 공직에 몸을 담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프게 되면서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의 나이 서른둘. 함평에서 장사도 하면서 1년 정도 병수발을 들던 그는 돈을 벌기위해 대형 건설사 소속으로 사우디로 파견 나가 설계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건설과는 관계가 없었지만 현지에서 6개월 만에 자격증을 취득해 설계팀에서 근무할 수 있었다.

이후 귀국한 그는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아버지마저 병환에 들면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시설하우스 재배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미니단호박
시설하우스 재배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미니단호박

◆한우 사육·메기 양식 안 해본 것 없어

80년대 중반, 집집마다 외양간에 소 한두 마리를 코 뚫어서 여물 먹여 키울 때 그는 50마리를 방목해 키우는 대농이었다. 한우를 잘 키우기 위해 호주와 뉴질랜드로 6개월간 견학을 다녀오면서까지 축산을 준비했다.

한우 사육이 본 궤도에 올라 돈이 될 무렵 그에게 꿈이 생겼다. 한국 농업의 변화를 이끌고자 굴지의 농민단체 전국회장에 도전해 고배를 마셨고 전라남도회장마저 낙선하면서 가세가 크게 기울었다. 이후 메기양식에도 도전했지만 경험부족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다시 논농사와 밭농사로 돌아온 그는 1998년 친환경인증을 받으면서 고소득을 올리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살던 마을을 중심으로 친환경 작목반을 결성한 정 대표는 2006년 친환경 ‘무지개 쌀’을 출시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자광미(적색), 녹원찰벼(녹색), 흑진주(짙은 검정), 흑향미(옅은 검정), 왕찰벼(현미 노랑, 정미 흰색) 등을 혼합한 무지개 쌀은 서울 대형백화점에 1kg 4만원에 납품될 정도였다. 하지만 비슷한 제품이 저가로 나오자 자금력의 한계로 2년 만에 작목반이 해체됐다.

마디마다 꽃눈이 올라오고 있는 미니단호박
마디마다 꽃눈이 올라오고 있는 미니단호박

◆회원만 500명 무안땅지기영농법인 설립

하지만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2년 무안땅지기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주로 단호박을 재배했는데 한때 회원만 500명을 넘었고 전국 생산량의 30%를 무안에서 출하할 만큼 큰 규모로 성장했다.

판로는 정 대표와 인연이 있는 유통회사가 책임져 주면서 농민들은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단호박 생산이 늘어나면서 소득이 예전만 못하게 됐다.

그는 3년 전부터 또 다른 소득작물을 육성하고 있다. 무안군의 지원(50%)을 받아 회원들이 1만평(3만3천㎡) 시설하우스를 지어 미니단호박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맛이 뛰어나고 체지방감소 효과가 있는 탓에 300g 한 알을 높게는 3천원을 받고 출하한다. 평당(3.3㎡) 3~4만원의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미니단호박 한 그루에 보통 5~6개의 열매가 열리는데 그는 10개를 넘어 15개까지 열릴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에 있다.

◆멜론·부로콜리도 재배할 계획

정한수 대표는 광작(廣作)도 좋지만 시설하우스 등 기술집약적 농사와 친환경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본다. 올해 그는 회원들과 함께 시설하우스에서 3모작에 도전할 계획이다. 4~8월 농사짓는 미니단호박에 이어 8~10월엔 멜론을 재배하고 11월부터 쪽파를 심을 생각이다.

또 노지에선 부로콜리를 생산하려고 한다. 그는 멜론과 부로콜리 시험재배를 통해 적합성과 재배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정한수 대표는 “멜론을 시험재배 했는데 고창, 진도, 해남보다 무안산 당도가 더 높았다. 경쟁력이 있다. 부로콜리도 무안 기후와 잘 맞는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무안은 땅심이 좋기 때문에 고창 단호박보다 무안산이 더 맛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보다 먼저 도전하기 때문에 실패도 많이 겪고 있지만 이 경험을 통해 다른 농민들이 달콤한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새로운 소득 작물을 육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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