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생명의 땅이 멍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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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생명의 땅이 멍들어가고 있다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2.02.21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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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마을행복디자이너 어성준
전라남도마을행복디자이너 어성준
전라남도마을행복디자이너 어성준

전라남도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춘 대한민국의 마지막 생명의 땅이다. 전남의 농토와 바다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작물과 수산물들은 우리 지역은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의 식량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개발이 안 된 지역들이 많은 전라남도의 아픔이(?) 역설적이게도 전라남도를 대한민국에서 마지막 남은 생명의 땅으로 만들어주었다. 생명의 땅인 전라남도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천혜의 자원들을 누리고 살면서 꼭 필요한 개발은 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개발은 지양하여 잘 가꾸고 보전해서 후손들에게 물려 줄 의무가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 탈 원전정책에 따라 한국판 뉴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전기 생산처를 원전에서 해상풍력과 태양광발전 등 그린에너지 사업을 통해 생산하고 사업의 특성상 인구가 집중된 곳보다는 바람과 태양과 넓은 농토가 있는 인구밀도가 낮고 고령화된 농촌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여 지역 밀착형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민참여형 이익공유 방식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소득을 보장하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은 전기의 생산에 있어서 원자력발전보다 안전성이 높고 친환경적이라 하여 생명의 땅 전라남도가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원인 바람과 태양, 농토를 이용하려고 전라남도 곳곳에 신재생에너지사업이란 명목으로 최근 들어 지역 곳곳에 지어지고 있는데 특히 우리 무안군과 이웃하고 있는 신안군에서는 2019년 10월 전국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익 공유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서 주민참여 보장과 개발이익 공유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지역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전기생산과 유통과정에서의 영향과 피해를 이익공유방식을 통해 주민들과 상생구조를 만들어 반대급부를 나누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신안군에서 생산된 전기는 필시 육상이나 해상으로 반드시 송배전 시설을 구축하고 그 시설을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태양광발전이나 해상풍력발전을 통해 생산되는 전기는 친환경 신재생일수 있으나 수요처로 이동하는 과정인 송배전구간에서 발생하게 되는 전자파의 폐해는 자칫 잘못하면 경과지 주민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영향과 피해를 주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송배전 시설이 경과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그러한 사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안내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필자 또한 전기의 이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대한 영향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자파가 주는 영향에 대한 무지의 산물이기도 했다. 환경보건시민단체의 자료에 의하면 고압 송전로는 80미터 이상 지중화 하되 그렇지 못할 경우 반드시 전자파 차폐시설을 해 지하 30~50미터로 깊이 묻어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무안군에서도 운남면에 들어서는 태양광발전시설이 남긴 교훈도 있고, 망운면 무안공항 인근에 들어서려다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경우도 있으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재면 송배전 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미 신안과 운남에서 생산되는 전기가 운남변전소나 현경변전소, 현경개폐소를 경과하고 있는데 현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현경변전소 인근의 땅은 이미 거래도 되지 않는 맹지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생명의 땅 전남에서 평생 논밭을 일구며 살아온 우리 이웃들의 건강, 주민들이 매일 바라봐온 하늘의 경관이 전깃줄로 늘어서야하고, 송배전 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의 재산권 등 여러 가지 이익이 상충되고 있다. 전기는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소비재이지만 전기를 생산하고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다른 주민들의 피해를 감수시켜가면서까지 전기를 공급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며 우리와 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문제해결의 방법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본다. 운남, 현경, 해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기 송배전 시설과 관련한 문제는 비단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무안군 전체의 문제라고 본다. 우리는 그동안 빨리 빨리 문화가 주는 폐해를 경험했다. 우리 지역을 경과하는 송배전 시설에 대한 대책을 지금부터라도 지역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그 시설들이 지역의 혐오시설이 아니라 지역의 긍정요소가 될 수 있도록 공론화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생명의 땅인 우리 지역은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의 것이 아닌 후세에게 넘겨줘야할 아름다운 유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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