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위기의 농촌을 구조할 ‘고향사랑기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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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위기의 농촌을 구조할 ‘고향사랑기부금’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2.10.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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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지난해 10월 ‘고향사랑 기부금법’이 제정되었다. 이 기부금은 지역사회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하나로 국민이 지자체에 기부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도입된 제도이다. 지자체들은 올해 고향사랑기부금 제도의 내년 1월 시행에 준비가 한창이다.

우리 지역도 최근에 고향사랑기부제TF팀을 신설했다. 우리 지역뿐 아니라 기부받을 지자체 모두는 부족한 재정을 채울 좋은 기회로 여긴다. 그래서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의 바쁜 일정이 한창인 것이다.

10만 원의 기부가 13만 원으로 돌아오는 고향 사랑

고향사랑기부금은 고향에만 기부하는 제도가 아니다. 이름의 모순이다. 그런데도 이 이름이 마음에 와 닿는다. 기부하려면 고향이나 고향 같은 농촌에 기부하라는 뜻으로 지은 것 같아서이다. 일본에서 베껴온 제도이지만, 지방의 열악한 재정을 돕고 상생의 공동체문화를 만들어가자는 고마운 기부제도로 이해된다.

이 제도의 내년 시행에 따라 개인이 500만 원을 한도로 거주지가 아닌 지자체에 기부금을 내면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를 해준다. 10만 원을 초과해도 16.5%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더불어, 기부금의 30%, 100만 원 한도에서 답례품을 증정한다. 10만 원을 기부해 13만 원으로 돌려받는 고향 사랑 실천인 셈이다.

기부 답례와 기금 사용에 대한 지자체의 준비

기부에 혜택이 큰 이 제도는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를 따르고 있다. 하필 일본이라 못마땅하지만, 제도 도입과 변화 과정, 지역 재정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 등 일본의 사례를 되짚어 따져보면, 우리 농촌을 위해 잘 베껴왔다는 생각이다.

여러 규정은 일본의 시행착오를 고려해 정해졌다. 그 과정을 아는 우리 지자체들은 시행을 준비하며 고민이 같다. 최근에 쏟아지는 관련 기사들이 향우에 대한 홍보와 기부자를 만족시킬 답례품, 기금으로 추진할 사업 등 같은 고민을 다루는 이유이다.

아마도 홍보방식은 결국 비슷해질 것이다. 효과 있는 방식을 서로 따를 테니 그렇다. 그런데 답례방식과 기금사업은 그렇지 않다. 지역마다 산업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답례품 시장과 지역소멸에 대처해야 하는 기금사업이다. 지역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기부자의 만족도는 어떨지를 고민하며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농촌 기부에 혜택을 더 주는 등의 법 개정 필요

이름에 고향사랑을 붙여 농촌을 떠오르게 한 기부금이지만, 법은 도시와 농촌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기부 한도나 세액공제, 답례품의 규모에 차이가 없다. 공평한 듯 불공평하다. 법 도입 취지로 따지면 그렇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이라면,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 기부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예컨대, 농촌지역 기부의 경우 전액 세액공제의 한도를 늘려야 한다. 농수축산물과 그 가공품, 지역상품권은 3만 원으로 답례의 정성을 담아내기 곤란하다. 2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를 받고, 6만 원 상당의 질 좋은 답례품도 받는다면, 기부금의 규모는 훨씬 커질 것이다.

또한, 기부자가 원하는 경우 자신의 기부금이 사용될 사업을 지정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해당 사업의 추진 과정과 결과를 자세히 알 수도 있어야 한다. 내가 낸 기부금이 고향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그 성과는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신뢰까지 쌓여 매년 잊지 않고 기부하는 문화로 빠르게 퍼져나갈 것이라는 생각이다.

군민 모두가 고향사랑 기부금의 홍보 주체

이제 시작이라 홍보와 공감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고향사랑기부금의 규모는 해마다 커질 것이다. 기부금의 세액공제 혜택과 답례품까지 받는 기쁨에 돈 버는 기부로 자리 잡아 갈 테니 말이다. 향우의 고향에 관한 관심과 사랑이 커지는 변화도 기대된다.

인구가 곧 10만 명인 우리 지역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기부제도이다. 군민 1명이 향우 1명에게 이 좋은 제도를 홍보해 10만 원의 기부로 이어지면, 100억 원의 기부금이 모인다. 더불어, 30억 원의 지역 농수축산물을 답례품으로 소비할 수 있다. 군민 모두가 출향한 친지와 지인을 기부자로 끌어 모으는 기부 홍보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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