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부모의 권력을 자식도 누리는 못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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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부모의 권력을 자식도 누리는 못난 사회
  • 무안신안뉴스 기자
  • 승인 2022.05.17 12: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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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무안군 공무원 황이대

최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허위 경력 쌓기를 “대한민국에 빈부 격차가 엄연히 존재하고, 부모의 재력에 따라 교육을 받는 수준에 차이가 난다”라며 비판받을 일이 아니라고 두둔했다. 대한민국의 그들 고위층이거나 고위층이 그저 부러운 국민이라도 놀랐을 말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대한민국 고위층의 나쁜 부모찬스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자신의 지위와 재산이 자녀의 입학과 취업, 입대 등에 편법과 특혜, 불법이 관여된 의혹에 죄책감도 없이 변명을 늘어놓거나 헛소리를 내뱉는 그들을 국민은 목격했다. 명문대 출신이고 정치인이거나 고위직인 저들이 딴 세상에서 서민과 얼마나 동떨어져 사는지 새삼 깨달았을 것이다.

좌우와 진영을 가리지 않는 고위층 자녀의 특권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서도 인사청문회는 시끄러웠다. 그들 자녀의 허위경력, 부정입학, 편법취업, 병역특혜 등 부모찬스 때문이다. 내로남불의 변명으로 서로의 얼굴에 침을 뱉었던 그들은 좌우와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

시작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였다. 국정농단을 저지른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불법의 특혜로 이화여대를 입학한 사실을 들키고서도, “돈도 실력이야. 너희 부모를 원망해라”라고 지껄여 국민의 촛불에 기름을 부어 횃불로 번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모찬스는 정권의 도덕성이 흔들렸다. 소위 ‘조국 사태’는 정권교체의 빌미가 되어 ‘공정과 상식’을 내건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렇지만, 새 정부마저 내각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끝도 없이 불거지는 이때, 그들 고위층 자녀의 부모찬스는 이전 정부보다 더하다는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정한 출발선이 사라진 부모찬스의 시대

최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만 19~45세 미혼남녀 1200명에게 결혼의 필요성을 묻자, 58.2%가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답을 했다고 한다. ‘부모님 도움 없이는 결혼하기 어려운 시대’라서 ‘걱정이 앞선다.’, ‘출산이 부담스럽다’라는 이유로 결혼을 아예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결혼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청년의 현실에 떠오르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안다”라며 평등과 공정이 훼손된 미국 사회를 빗댄 미식축구 감독 배리 스위처의 말이다. 수많은 청년이 타석에 설 기회조차 없어 감히 미래를 꿈꾸지도 못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이 사무치는 비유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부모의 지위나 재산을 자식에게 고스란히 물리는 부모찬스의 시대이다. 대한민국은 고위층 대부분이 그들의 권력을 이용해 거짓과 불법, 편법, 특혜로 자식도 권력을 누리게 하는 못난 사회가 돼버렸다.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이 만드는 사회 정의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엘리트주의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사회 전반에 엘리트주의가 팽배해 있다. 그리고 곳곳의 엘리트는 고위층의 자녀들로 채워진다. 불평등을 정당화하며 비뚤어져 가는 능력주의로 엘리트를 세습하기 위한 저들 고위층의 부모찬스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는 재앙이다.

고위층의 부모찬스에 대한민국의 청년은 기회와 과정을 도둑맞았다.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해야 결과가 정의로울 텐데, 그 도둑질이 더 뻔뻔해지고 있다. 언제일지 모르나, 존경해도 되는 고위층을 만나고 싶다. 어떤 정부일지 모르지만, 칭찬과 격려가 흐드러진 인사청문회를 만끽하고 싶다. ‘평등’과 ‘공정’, ‘정의’가 헛구호가 아닌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런데 그런 시대를 맞이하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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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3-08-16 13:12:11 / 222.117.69.239
"평등과 공정, 정의가 헛구호가 아닌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런데 그런 시대를 맞이하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
그딴 세상은 역사 이래 있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없을 유토피아 같은 망상이니까 제발 개 풀 뜯어먹는 소리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살아라 좀.
현실정치는 그렇게 되도 않는 망상팔이를 하는게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 것이다.

우박사 2022-05-17 13:17:11 / 223.39.200.141
대한민국의 대부분은 소이 말하는 서민이 대다수인데 서민이 선거에서 서민을 안뽑고 소수 특권을 누리는 앨리트 집단에 표를 줍니다.
역시 대한민국에 집단 지성은 없습니다
그냥 머슴들만 있을뿐이죠 머슴들이 투표해서 머슴들 중에서 대표를 뽑을 수 있는데 양반들에게 최악을 피한답시고 앙반중에 한놈을 뽑습니다. 참 멍청하고 안타까운 머슴들입니다 머슴나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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